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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망하면 하루 전으로 회귀합니다85화

사망하면 하루 전으로 회귀합니다

사망하면 하루 전으로 회귀합니다 겉표지

85화: 심연으로 가는 길

태평양 괌 제도 동쪽 약 300킬로미터 해상.

평소 거친 파도만이 휘몰아치던 바다 한가운데에, 태성 길드가 극비리에 건설해 둔 해상 거대 마동 연구 플랫폼 '네오 아크(Neo Arc)'가 굳건하게 자리를 잡고 있었다. 축구장 세 개를 합쳐놓은 크기의 철제 플랫폼 위로, 전 세계에서 공수된 마동 헬기들과 초고속 수송선들이 차례대로 내려앉았다.

수송선의 램프가 열릴 때마다, 세계 헌터 업계의 역사에 이름을 남긴 전설적인 얼굴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대한민국 최강의 공간 참격사 백현우.
GHA 본부 소속의 S급 감시관 헬레나 폰 브라운.
프랑스의 국가 대표 헌터이자 세계 랭킹 8위의 빛의 기사, 장 피에르.
일본 감사국의 수장인 세계 랭킹 12위의 환영 도검사, 카토 유이치.

그 외에도 미국, 영국, 독일 등 각 대륙을 대표하는 S급 최강자 열두 명이 오직 한 사람, '섀도우'의 지휘를 받기 위해 이 태평양의 고도에 자발적으로 집결했다. 그들이 풍기는 마력 파동만으로도 플랫폼 주변의 거친 파도가 잔잔하게 억눌릴 정도의 경이로운 위압감이었다.


플랫폼 1층의 원형 전략 브리핑실.

천장의 홀로그램 영사 장치가 켜지며, 태평양 해저 5,000미터 아래의 초거대 던전 '신들의 무덤(Tomb of Gods)'의 정밀한 오층 입체 지도와 함께 섀도우의 그림자 형상이 나타났다.

"만나서 반갑습니다, 세계의 최강자 여러분."

변조된 섀도우의 기계음이 고요하게 울려 퍼졌다. 거만한 세계 최강의 S급 헌터들이었지만, 그 누구도 섀도우의 목소리에 토를 달거나 비웃지 않았다. 이미 대격변 1단계 방어전에서 섀도우가 보여준 신들린 예언 전술이 그들의 목숨과 영토를 완벽히 구원해 냈기 때문이었다.

"우리가 진입할 '신들의 무덤'은 지구의 차원 장벽을 관통하는 최후의 중심지입니다. 던전 1층부터 4층까지는 고대의 심연 수호자들이 지키고 있으며, 5층 가장 깊은 곳의 제단에서 심연의 군주 본체를 소환하는 최종 의식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은 24시간입니다."

프랑스의 장 피에르가 황금빛 검자루를 만지작거리며 삐딱하게 물었다.

"섀도우. 던전의 구조가 무려 오층 규모의 초거대 미로라면, 24시간 내에 돌파하는 건 불가능하오. 게다가 층마다 수호자들의 기믹과 마력이 완전히 다를 텐데 어떤 수로 뚫겠다는 거지?"

장 피에르의 현실적인 지적에, 섀도우의 그림자가 지도를 탭했다.

지도가 세부 섹션으로 쪼개지며, 1층부터 4층까지 배치된 고대 수호자들의 정확한 이름, 공격 패턴, 그리고 그들의 고유 속성 약점과 지름길 루트가 소수점 아래 오차도 없이 일목요연하게 그려졌다.

수호자들의 패턴을 마치 백과사전을 읊듯 완벽하게 정리해 둔 정보력에 브리핑실 내부에는 질식할 것 같은 무거운 정적이 흘렀다. 그 누구도 분석해 내지 못했던 지구상 최악의 미답지 던전을, 섀도우는 이미 수십 번을 정복해 본 정복자처럼 꿰뚫고 있었다.

"……미쳤군."

카토 유이치가 마른침을 삼키며 경탄을 감추지 못했다. S급 헌터들의 눈빛이 경외감으로 빛나기 시작했다.

그때, GHA 본부의 조나단 벨몬트 사령관이 이 플랫폼의 비공식 네트워크를 차단하겠다며 본부의 최종 법적 제재 코드를 띄웠으나, 이미 전 세계 GHA 아시아 및 유럽 지부의 70%가 섀도우를 인류 최종 지휘관으로 임명하는 공식 서명을 발표한 직후였다. 조나단 벨몬트는 완전히 실각하여 본부의 구석진 방으로 유폐되는 비참한 몰락을 맞이했다.

더 이상 그들의 앞을 가로막는 방해꾼은 없었다.


"작전을 시작합니다."

강우의 마지막 나직한 명령과 함께, 플랫폼 외곽의 마동 수송 잠수정들의 엔진이 웅웅거리며 가동을 시작했다.

백현우는 먼저 옥상 데크로 나와 대검을 어깨에 메며 광오한 웃음을 지었다.

"어이 섀도우. 이 괴물 같은 녀석들과 함께 바다 밑창을 깨부수러 가는 판이라니, 내 심장이 다 요동치는군. 네놈의 내비게이션 주파수만 확실히 켜두라고."

"물론입니다, 백현우 씨."

해저 5,000미터 밑바닥, 검은 해저 소용돌이가 대지를 삼킬 듯이 회전하며 보랏빛 차원의 틈새를 뿜어내기 시작했고, 플랫폼의 잠수정들이 바다 깊은 곳을 향해 일제히 급강하를 개시했다.

풍덩――! 풍덩――!

태평양의 거친 바다를 뚫고 들어간 최강의 헌터들이, 섀도우라는 이름의 거대한 깃발 아래 하나가 되어 지구의 운명을 가를 최후의 던전 '신들의 무덤' 입구로 소리 없이 강진해 갔다.

사망의 반복 끝에 마침내 완성된 보이지 않는 설계자의 절대적인 체스판, 그 마지막 제5막의 위대한 장막이 해저의 칠흑 같은 어둠 속에서 화려하게 올라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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