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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망하면 하루 전으로 회귀합니다8화

사망하면 하루 전으로 회귀합니다

사망하면 하루 전으로 회귀합니다

8화: 일곱 번의 죽음, 하나의 궤적

두 번째 루프. 지하 4층 입구.
강우는 어제와 똑같은 차가운 공기를 마시며 어두운 통로 앞에 섰다. 야간 투시 고글 너머로 보이는 붉은 벽돌의 수로는 고요했으나, 그 침묵 아래 어떤 지옥이 도사리고 있는지 강우는 이미 알고 있었다.

사박.

강우는 가볍게 발을 내디뎠다. 그리고 정확히 지하 4층 입구 타일의 좌측 세 번째 줄, 뒤에서 네 번째 타일 앞에서 멈춰 섰다.
그는 오른발을 들어 그 타일을 가볍게 건너뛰어 다음 안전한 바닥을 밟았다.

스으으…….

어떠한 가스 소리도, 기계적 격동음도 들리지 않았다. 완벽한 회피였다. 첫 번째 루프의 비참한 죽음이 선사해 준 값진 이정표 덕분이었다.

"함정 하나 해결."

강우는 입꼬리를 조심스럽게 올리며 전진했다. 그러나 방심할 틈은 없었다. 이 지하 4층은 F급 던전의 상식을 벗어난 구조였다. 하수도의 깊숙한 하부로 내려갈수록, 인공적으로 조성된 고대 양식의 복도가 길게 이어졌고 마력의 농도 역시 점차 짙어졌다.

얼마쯤 걸었을까. 사방이 넓게 트인 대형 원형 광장이 나타났다.
광장의 지름은 대략 50미터. 바닥에는 알 수 없는 기하학적 기호들이 새겨져 있었고, 그 광장 한가운데에는 거대한 돌로 조각된 문이 굳게 닫혀 있었다. 문 표면에는 보랏빛으로 넘실거리는 정교한 룬 문자가 빛나고 있었다.

그리고 그 문 앞을 지키고 있는 존재가 있었다.

"……저게 왜 여기에 있지?"

강우는 기둥 뒤로 몸을 숨긴 채 마른침을 삼켰다.
그것은 F급 던전에서 결코 나올 수 없는 몬스터였다.
거대한 하수구 오염 물질과 진흙, 그리고 고대 수로의 석재 파편들이 뒤엉켜 만들어진 괴생명체. 높이만 4미터에 달하는 '진흙 파수꾼 골렘'이었다. 마력의 파동을 보아하니 최소 D급, 혹은 C급 헌터 파티가 달라붙어야 겨우 상대할 수 있는 묵직한 중압감을 뿜어내고 있었다.

쿵. 쿵.

골렘은 원형 광장을 시계 방향으로 느리게 공전하듯 순찰하고 있었다. 그 육중한 걸음걸이마다 바닥이 잘게 흔들렸다.

무능력자인 강우가 저 괴물에게 정면으로 덤빈다면 일격에 고기반죽이 될 터였다. 하지만 광장 중앙의 석문을 열기 위해서는 골렘의 감시를 피해 석문 양옆에 있는 두 개의 마력 제단에 손을 대어 기믹을 활성화해야 했다.

"방법은 하나뿐이다."

골렘의 움직임, 시야의 각도, 걸음걸이의 템포를 완벽하게 분석하여 사각지대만을 파고드는 것.

스윽.

강우는 골렘이 뒤를 돌았을 때, 광장 가장자리의 기둥 뒤에서 튀어나와 첫 번째 제단으로 달렸다.
하지만 그는 골렘이 지닌 '음파 감지' 특성을 간과했다. 마력이 없는 대신 청각이 극도로 발달해 있던 파수꾼 골렘은 강우의 발소리를 듣자마자 무시무시한 속도로 몸을 돌렸다.

쿠구구궁!

골렘의 거대한 돌 팔이 채찍처럼 허공을 갈랐다. 강우는 피할 틈도 없이 그 묵직한 돌 주먹에 옆구리를 얻어맞았다.

콰직!

"아아악!"

갈비뼈 전체가 으스러지며 몸이 허공을 날아 원형 벽면에 처박혔다. 입에서 검붉은 피가 분수처럼 뿜어져 나왔다. 전신이 마비되는 고통 속에서 골렘이 다시 주먹을 내리찍으려 다가오는 것이 보였다.

강우는 부들부들 떨리는 손으로 허리춤에서 자살용 주사기를 꺼냈다.

"……리셋."

바늘이 목에 꽂히고, 의식이 어둠 속으로 가라앉았다.


세 번째 루프.
골렘의 음파 감지 반경은 대략 15미터. 15미터 이내에서는 깃털처럼 가볍게 걸어야 한다. 강우는 광장의 안전 타일을 밟으며 전진하다가, 골렘이 제단의 우측을 지날 때를 노려 침투했다.
그러나 골렘의 눈 역할을 하는 보랏빛 룬 문자가 등 뒤에도 박혀 있다는 사실을 몰랐다. 사각지대라 생각했던 등 뒤에서 뿜어져 나온 마력 광선이 강우의 가슴을 관통했다.

"흡…… 컥!"

주사기를 꺼낼 힘조차 없어, 강우는 스스로 혀를 깨물고 숨이 끊어질 때까지 목을 졸라 겨우 회귀했다.

네 번째 루프.
골렘의 등 뒤 룬 문자는 3초 간격으로 점멸한다. 점멸이 꺼지는 타이밍을 계산해 침투했다.
첫 번째 제단을 활성화하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두 번째 제단으로 이동하는 순간, 골렘이 바닥을 강하게 내리치는 광역 지진파 패턴을 시전했다. 바닥이 뒤틀리며 넘어진 강우의 머리 위로 돌 파편이 떨어졌다.

콰아앙!

의식이 끊겼다.

다섯 번째 루프, 여섯 번째 루프…….

반복되는 죽음은 강우의 정신을 갈가리 찢어놓았다.
눈을 뜰 때마다 느껴지는 극심한 환각 통증과 뇌가 녹아내릴 것 같은 피로감이 그를 괴롭혔다. 거울을 볼 때마다 눈 핏줄이 터져 시뻘겋게 충혈되어 있었고, 손끝은 멈추지 않고 미세하게 떨렸다.

"……아직이다. 겨우 이 정도로 무너지면, 평생 밑바닥에서 짐꾼이나 하다 뒤질 뿐이야."

강우는 세수를 하며 찬물로 정신을 가다듬었다. 머릿속에는 이미 파수꾼 골렘의 모든 동선과 스킬 쿨타임, 시야의 각도가 정교한 3D 입체 영상처럼 그려져 있었다.

그리고 일곱 번째 루프.

다시 던전에 진입한 강우의 눈빛은 마치 산 자의 것이 아닌 듯 서늘하게 가라앉아 있었다.
그는 깃털보다 가볍게, 그러나 맹수보다 신속하게 움직였다.

스윽.

골렘이 우측으로 몸을 돌리는 순간, 강우는 그림자처럼 움직여 첫 번째 제단에 도달했다. 손을 얹자 제단이 빛나기 시작했다.
골렘이 이상한 낌새를 채고 고개를 돌리기 직전, 강우는 이미 바닥에 납작 엎드려 골렘의 시선이 지나가는 궤적 아래로 몸을 숨겼다.

3, 2, 1. 등 뒤 룬 문자 오프.

강우는 용수철처럼 튀어나가 두 번째 제단으로 달렸다.
골렘이 바닥을 내리치기 위해 거대한 팔을 들어 올린 순간, 강우는 그것이 지진파의 전조 증상임을 감지하고 제단 근처의 융기된 안전 바위 틈새로 슬라이딩해 몸을 구겨 넣었다.

쾅―――――!

광장 전체가 무너질 듯 진동했으나, 충격파는 강우가 피신한 바위 틈새를 빗겨 나갔다.

"지금이다."

진동이 가라앉은 찰나의 틈을 타, 강우는 두 번째 제단에 손을 얹었다.

웅―――――!

두 개의 제단이 공명하며 찬란한 마력을 내뿜었다. 그와 동시에 광장 중앙의 거대한 석문이 거친 소리를 내며 서서히 열리기 시작했다. 제단과 공명한 파수꾼 골렘은 작동 정지 명령을 받은 듯 제자리에 멈춰 서서 서서히 돌덩어리로 되돌아갔다.

"……하아, 하아……."

강우는 떨리는 다리를 간신히 지탱하며 바위 틈새에서 걸어 나왔다.
온몸이 식은땀으로 젖어 있었고, 심장은 터질 듯이 요동치고 있었다. 하지만 일곱 번의 참혹한 죽음 끝에, 그는 단 한 방의 유효타도 허용하지 않고 이 불가능한 공략을 성공시켰다.

열려가는 석문 너머로, 심연처럼 어둡고 몽환적인 보랏빛 안개가 일렁이는 방의 전경이 드러나고 있었다.

"마침내."

강우는 소리 없이 웃으며 석문 안쪽을 향해 천천히 발을 내디뎠다.
소문의 실체이자, 그의 인생을 송두리째 바꿀 '각성의 씨앗'이 그곳에서 그를 기다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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