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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망하면 하루 전으로 회귀합니다66화

사망하면 하루 전으로 회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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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6화: 보이지 않는 황제의 거점

대격변의 피비린내 나는 폭풍이 지나간 서울은 빠르게 안정을 되찾아갔다. 10개 대형 게이트의 연쇄 붕괴를 단 한 명의 사망자도 없이 완벽하게 막아낸 기적은 헌터 업계의 역사에 영원히 지워지지 않을 전무후무한 대승리로 기록되었다.

대중은 이 기적을 설계한 '어둠 속의 예언자 섀도우'를 향해 거의 종교에 가까운 경외심을 보냈고, 그의 흔적을 찾으려는 정보기관들의 움직임은 더욱 집요해졌다.

서울 마포의 한 한적한 골목길, 낡은 3층짜리 상가 빌딩 지하.

빛바랜 철문을 열고 들어가면 먼지가 쌓인 낡은 복도 끝에 비밀 차단막이 설치된 사무실이 있었다. 강우가 섀도우로서의 정보 활동을 극대화하기 위해 유지원의 전폭적인 자금 지원을 받아 새로 개설한 '보이지 않는 설계자의 거점'이었다.

사무실 내부에는 수십 대의 최첨단 인과율 정보 연산 모니터들이 파란 빛을 뿜어내며 웅웅거리고 있었고, 벽면에는 서울과 전 세계의 마력 주파수 스트림 지도가 상세히 실시간 복원되어 있었다.

탁, 탁.

강우가 책상에 앉아 키보드를 두드리는 소리만 고요하게 울리는 방 안, 문이 덜컹 소리를 내며 열렸다.

낡은 가죽 코트를 걸친 백현우와 가죽 재킷을 입은 유지원이 나란히 걸어 들어왔.

"이봐, 섀도우. 고등학생 용돈으로 차린 사무실 치고는 제법 그럴듯하군."

백현우는 어깨에 메고 있던 대검 '심연의 분쇄자'를 사무실 구석의 튼튼한 무기 거치대에 거칠게 꽂아 넣으며 털썩 주저앉았다. 은둔을 선언했던 북한산의 칩거 생활을 완전히 청산하고, 섀도우의 직속 칼날로 합류한 첫날이었다.

강우는 모니터에서 시선을 떼지 않은 채 나직하게 물었다.

"북한산의 은둔자가 서울 마포의 이 좁은 시궁창으로 직접 찾아오시다니, 바람이 분 겁니까?"

백현우는 주머니에서 담배를 꺼내려다 유지원의 날카로운 시선에 멋쩍게 긁적이며 손을 뗐다.

"복수는 끝났어. 하지만 류카이랑 아바돈 그 미친놈들의 결계를 박살 내면서 네놈이 보여준 그 기적…… 그리고 네놈이 그 기적을 만들기 위해 겪었을 무수한 '기록'들을 생각하니 도저히 북한산에서 편히 잠이 안 오더군."

그는 강우의 굳은살 박인 손끝과 무마력 상태의 평범한 어깨를 빤히 쳐다보았다.

"여동생 선희가 목숨 바쳐 지켰고, 네놈이 수십 번을 피를 흘려가며 지켜낸 이 세계가 허무하게 망하는 건 나 역시 사양이다. 사냥개는 사냥이 끝날 때까지 짖는 법이지. 이제 내 이 대검은 온전히 네 체스판의 가장 무거운 말이 되어 주마."

백현우의 공식 조력 합류 선언이었다.

대한민국 최강의 S급 거포인 백현우가 섀도우의 전속 칼날이 되었다는 것은, 강우에게 무한한 물리적 한계를 뚫어줄 가장 든든한 방패를 얻은 셈이었다.

유지원 역시 흐뭇한 미소를 지으며 강우의 곁에 섰다.

"강우 씨. 태성 길드장님께서도 백현우 헌터의 공식 합류를 축하하며, 우리 사무실에 필요한 기밀 마석 장비와 감사국의 최고 보안망 우회 라이선스를 조용히 공수해 주셨어요. 이제 우리 거점은 누구도 침투할 수 없는 완전한 난공불락의 요새예요."

"고맙습니다, 유지원 씨."

강우의 입가에 옅은 미소가 떠올랐다.

하지만 쉴 틈은 없었다.

삐비빅――.

갑자기 강우의 메인 모니터 화면 한구석에 붉은색 국제 긴급 패킷 경보가 점멸하기 시작했다. 강우가 한울 길드의 국제 통신망에서 역해킹해 온 전 세계 헌터 연합(Global Hunter Association, GHA) 본부의 1급 보안 문서였다.

[기밀 보고서: 코드네임 '섀도우' 분석 및 무력화 방안]

유지원의 안색이 순식간에 굳어졌다.

"글로벌 헌터 연합본부……?! 그들이 벌써 강우 씨의 존재를 눈치채고 압박을 가하려는 건가요?"

"그들이 보기에 저는 통제 불가능한 '글로벌 변수'일 뿐이니까요."

강우의 눈동자가 깊고 차갑게 식어갔다.

"그들은 섀도우라는 이름을 자신들의 체스판 밑에 굴복시키려 들 겁니다. 그 과정에서 감사국을 억압하고 태성 길드를 흔들려 하겠죠."

백현우는 대검 손잡이를 만지작거리며 삐딱하게 실소했다.

"글로벌 감사관이든 S급 본부 나부랭이든, 네놈이 짜둔 내비게이션 주파수만 확실하다면 내 대검 끝에 걸려 전부 찢어지게 될 텐데 뭐가 걱정이냐?"

강우는 모니터 화면을 끄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들의 압박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하지만 상관없습니다. 누가 오든 이 판의 주도권은 여전히 제 손끝에 있으니까요."

보이지 않는 황제의 거점에서, 전 세계 거대 권력들과의 다음 대결을 준비하는 강우의 눈동자 속에서 그림자의 아지랑이가 형형하게 피어오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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