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망하면 하루 전으로 회귀합니다

62화: 10개의 심연
째깍, 째깍.
오전 11시 59분 59초.
마침내 자정을 가리키며 날짜가 바뀐 바로 그 순간이었다.
쿠구구구구구궁―――――!!!
서울 한강 이남 전체를 송두리째 무너뜨릴 듯한 미증유의 대지진이 지상을 격렬하게 뒤흔들었다. 아스팔트 대로가 쩍쩍 갈라져 싱크홀이 생겨났고, 한강의 강물이 거대한 해일처럼 요동쳤다.
동시에 한강 이남 상공의 대기 전체가 유리창이 깨지듯 쩍쩍 갈라지더니, 피처럼 붉은 거대한 차원 균열 10개가 일제히 번개처럼 찢어졌다.
대격변의 개막이었다.
끼에에에에엑! 크어어어어억!
10개의 균열 아가리에서, 전대미문의 수십만 마리의 마수들이 하늘에서 장대비처럼 지상으로 무자비하게 쏟아져 내리기 시작했다. 강남, 서초, 동작, 영등포 등 서울 남부 전역이 순식간에 시커먼 마수들의 울음소리로 가득 찬 지옥의 늪으로 변했다.
"전선 기동! 섀도우의 지시 주파수를 열어라!"
각 전선의 지휘관들이 다급하게 무전을 외쳤다.
같은 시각, 신림동의 칠흑 같은 옥탑방.
강우는 전신이 E등급 그림자 촉수와 완벽하게 융합된 채, 허공에 띄워둔 10개의 홀로그램 모니터를 응시하고 있었다. 그의 양손은 인과율의 주파수를 미세하게 조율하며, 10개 전선의 지휘 통신망을 강제로 장악해 가고 있었다.
"시작한다."
강우의 눈동자가 기계처럼 차갑고 매섭게 빛났다.
그의 입에서, 10개 전선을 향한 실시간 멀티태스킹 오더가 0.1초의 딜레이도 없이 동시에 쏟아져 나오기 시작했다.
'서초 게이트, 유지원 팀장님. 30초 뒤 2시 방향 얼음 장벽 뒤편에서 B급 침묵의 가고일 50마리가 강하합니다. 삼중 빙결 결계를 10도 각도로 비스듬히 전개해 시야를 차단하십시오.'
- "확인! 서초 마법사들, 2시 방향 삼중 결계 캐스팅!"
쾅! 콰아아앙!
유지원의 지시에 따라 5초 전에 쳐진 얼음 장벽 위로 들이받은 가고일 50마리가 머리가 깨진 채 우수수 비처럼 떨어져 내렸다.
'강남 게이트, 박성태 팀장님. 1분 뒤 전방 지하에서 '귀갑 저격수' 500마리가 들이닥칩니다. 방패병들은 3단 밀집 대형을 구축하고, 대기 중인 번개 마법사 30명은 바닥의 마력 균열 틈새를 향해 최상급 전격 마법을 일제히 투하하십시오.'
- "강남 방패병들, 밀집! 번개 법사들, 지금 즉시 아스팔트 갈라진 틈에 번개 갈겨!"
쿠르릉! 콰과광!
방패진에 부딪힌 귀갑 저격수들의 기세가 꺾인 찰나, 갈라진 아스팔트 사이로 쏟아진 무자비한 뇌전의 해일이 500마리의 괴수들을 순식간에 통구이로 만들며 소탕해 버렸다.
'영등포 게이트, 백현우 씨. 공중 100미터 지점에서 B급 상위 용각수 '심연의 와이번' 30마리가 하강 기습 중입니다. 대검의 마력을 수평으로 회전시켜 3시 방향 빌딩 벽면을 가볍게 긁어내려 붕괴 잔해로 놈들의 날개를 휘감으십시오.'
- "하하하! 대가리 위로 오는구만! 찢어발겨 주지!"
백현우의 광기 어린 포효와 함께, S급 참격이 빌딩 벽면을 강타하며 쏟아진 거대한 콘크리트 잔해 더미들이 하늘을 날던 와이번 30마리의 날개를 처참하게 바스러뜨리며 지상으로 격추시켰다. 떨어지는 놈들의 머리를 백현우의 대검이 무자비하게 내리찍었다.
"이게…… 이게 말이 돼?!"
"섀도우의 내비게이션대로 스킬을 쓰기만 하면 모든 적이 0.1초 만에 쓸려나가고 있어!"
전투 개시 불과 20분 만에, 서울 남부를 뒤덮었던 수십만 마수의 기세는 완전히 꺾인 채 일방적인 도살전으로 흘러가고 있었다. 10개의 아수라장 같던 전선은, 섀도우가 머릿속에 설계해둔 예언서의 순서대로 완벽하게 맞물려 돌고 있었다.
그러나 강우가 미처 계산하지 못한, 심연의 눈의 진짜 음모가 수면 위로 떠올랐다.
지이이이이잉―――――!
갑자기 한강 둔치 중앙, 10개 게이트의 중심 지점에서 지맥의 마력이 역류하더니, 피처럼 붉은색이 아닌 칠흑 같은 기괴한 11번째 '히든 게이트(시간의 눈 심연 게이트)'가 쩍 하고 찢어지기 시작했다.
그 구멍에서 뿜어져 나오는 검은 장막 파동은, 사흘 전 포천 던전에서 보았던 그 끔찍한 시간 지연 결계의 마력 색상과 완벽하게 일치했다.
"……앗?!"
강우의 눈동자가 급격히 수축했다.
"10개의 대형 게이트는 미끼에 불과했어. 진짜 목적은 10개의 균열이 만드는 마력 공명을 역이용해, 한강 중앙에 '서울 전체를 가두는 초대형 시간 지연 결계'를 기동시키는 거였다!"
그 결계가 가동되면, 서울 전체의 시간선이 완전히 차단되어 영원한 심연 속에 침몰하게 될 터였다.
강우는 전신에 몰려오는 영혼 박리 극통을 억누르며 무전기를 꽉 쥐었다.
"전원 들으십시오! 한강 둔치 중앙에 11번째 붕괴가 시작되었습니다! 교주 아바돈이 결계를 기동하려 합니다! 백현우 씨, 지금 즉시 영등포를 감사국에 맡기고 한강 중앙으로 최고 속도로 돌격하십시오!"
대격변의 기적 같은 사수전 속에서, 마침내 세계의 멸망을 건 마지막 전쟁터가 한강의 검은 물줄기 위로 서서히 그 진짜 이빨을 드러내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