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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망하면 하루 전으로 회귀합니다55화

사망하면 하루 전으로 회귀합니다

사망하면 하루 전으로 회귀합니다

55화: 백현우 포섭 작전

북한산 자락 아래, 우거진 소나무 숲길 끝에 자리 잡은 낡고 한적한 찻집. 평일 오전이라 손님 하나 없이 고즈넉한 찻집 구석 테이블에 유지원과 강우가 마주 보고 앉아 있었다.

유지원은 한기 서린 녹차를 홀짝이며 슬며시 찻집 문쪽을 흘겨보았다.

"강우 씨, 백현우 헌터가 정말로 올까요? 벌써 약속 시각에서 20분이 지났어요. 워낙 독고다이에 약속 어기기로 유명한 사람이라……."

강우는 차분하게 따뜻한 모과차를 마시며 싱긋 웃었다.

"올 겁니다. 그는 귀찮은 건 싫어하지만, 자신이 오랫동안 풀지 못한 '의구심'에 닿을 수 있는 단서라면 지옥 끝까지라도 쫓아올 사냥개 같은 인물이니까요."

강우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낡은 나무 미닫이문이 덜컹 소리를 내며 열렸다.

스산한 산바람과 함께 찻집 안으로 걸어 들어온 사내는 S급 세계 랭킹 50위의 강자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초라한 몰골이었다. 때가 꼬죄죄하게 낀 회색 가죽 코트를 걸치고, 헝클어진 머리칼에 턱수염을 덥수룩하게 기른 30대 후반의 남성.

그가 바로 대한민국 단 세 명뿐인 S급 은둔 헌터, 백현우였다.

백현우는 만사가 귀찮다는 듯 하품을 크게 지으며 터벅터벅 다가와 유지원의 옆 테이블에 털썩 주저앉았다.

"이봐, 감사국 꼬맹이들. 나한테 보낸 편지에 '10년 전 그날의 진실' 어쩌고 적어둔 놈이 누구냐? 늙은이 수면 방해해 놓고 영양가 없는 소리 지껄이면, 여기 찻집 채로 날려버릴 줄 알아라."

백현우의 멍한 눈동자 아래로 흐르는 미세한 S급 마력 파동만으로도 찻집의 낡은 유리창들이 바르르 떨렸다. A급인 유지원의 안색이 슬며시 굳어질 정도의 무시무시한 박력 지배감이었다.

유지원이 입을 열기 전에, 강우가 조용히 찻잔을 내려놓으며 백현우의 눈을 똑바로 응시했다.

"10년 전, 차원 균열 '대각성' 초기 당시 개척되지 않은 A급 던전 [어둠의 안식처]에서 사망한 백선희 대원. 백현우 씨의 하나뿐인 친여동생이자 전도유망했던 힐러였죠."

"……!"

백현우의 눈동자가 순식간에 맹수처럼 매섭게 좁혀졌다.

"그녀의 사망 보고서에는 몬스터의 기습으로 기록되어 있었으나, 실제로는 던전 내부의 핵심 유물을 가로채려던 광신도 집단 [심연의 눈]의 간부, '사신 류카이'에 의해 배후에서 암살당한 사건이었습니다."

의자가 거칠게 긁히는 소리와 함께, 백현우가 번개처럼 손을 뻗어 강우의 멱살을 움켜쥐었다.

스으으으으――!

그의 손끝에서 방출된 압도적인 암적색 무력 마력이 강우의 목덜미를 조여 왔다. 찻집 내부의 모든 집기류가 공중에 둥둥 떠오르고, 공기가 찢어지는 파열음이 방 안을 가득 채웠다.

"강우 씨!"

유지원이 비명을 지르며 세검을 뽑아 들려 했으나, 백현우가 뿜어낸 S급의 무시무시한 마력 장벽에 가로막혀 몸을 제대로 움직이지 못했다.

"꼬맹이 새끼가…… 주둥이를 함부로 놀리는구나."

백현우의 목소리는 지옥의 용암처럼 이글거렸다.

"그 사건은 정부와 길드 연합이 기밀로 봉인한 정보야. 당사자인 나조차 10년 동안 단서를 잡지 못해 미쳐가고 있었는데, 마력 한 줌 없는 고등학생 쪼다 새끼가 어떻게 그 이름을 아는 거냐? 누구한테 사주를 받았어?!"

강우는 자신의 목줄기를 조여 오는 압도적인 S급 마력 압박 속에서도, 눈 하나 깜빡이지 않고 백현우의 이글거리는 눈을 차갑게 마주 보았다. 그의 안색에는 단 1그램의 두려움도 없었다. 17번을 죽어가며 단련된 소년의 정신력은, S급의 살기조차 가볍게 받아넘길 정도로 단단했다.

"제 정체는 섀도우입니다."

강우의 갈라진 목소리가 방 안에 선명하게 울렸다.

"……뭐? 섀도우?!"

백현우의 손끝이 흠칫 떨렸다.

최근 헌터 업계의 물밑을 뒤흔들며 영등포와 사관학교, 강남의 대참사까지 기적처럼 해체해 낸 어둠 속의 설계자. 그 위대한 예언자 섀도우가 눈앞의 이 마력 0%짜리 무능력자 소년이라는 사실에, 백현우는 거대한 인지부조화를 느꼈다.

"류카이는 지금도 활발하게 움직이고 있습니다. 심연의 눈 세력을 이끌고 경기 북부의 비폐쇄 유령 게이트에 마도진을 매설하고 있죠. 놈들은 사흘 뒤 밤 12시, 경기 포천의 한 폐쇄 던전 내부에서 세상을 멸망시킬 시간 지연 결계를 가동할 계획입니다."

강우는 백현우의 손을 가볍게 툭 쳐서 털어냈다. 마력이 0%였기에 백현우의 마력 장벽은 강우를 거부하지 못하고 그대로 손을 놓아주었다.

"백현우 씨. 여동생의 복수를 원하십니까?"

강우는 옷매무새를 다듬으며 품에서 검은색 종이봉투를 꺼내 탁자 위에 올려놓았다.

"봉투 안에는 사흘 뒤 포천 던전 내부의 정밀 진입 좌표와, 사신 류카이의 실시간 마력 맥도 분석 정보가 들어 있습니다. 놈은 강력한 시간 왜곡 능력을 지니고 있어 일반적인 S급 헌터라도 접근하는 순간 늙어 죽거나 소멸합니다. 하지만 제가 짜둔 '시간 동기화 오더'를 따르신다면, 놈의 목을 직접 꺾어버릴 수 있습니다."

백현우는 탁자 위의 검은 봉투를 멍하니 내려다보다가, 이내 머리를 쓸어 넘기며 광기 어린 폭소를 터뜨렸다.

"하하하! 으하하하하! 정말 미친 세상이군! 대한민국을 쥐락펴락한다는 예언자가 고작 이런 애송이였다니!"

그가 폭소를 멈추고 봉투를 움켜쥐었다.

그의 눈동자에는 10년 동안 꺼져 있던 복수의 맹렬한 불꽃이 형형하게 불타오르고 있었다.

"좋다, 섀도우. 네놈이 내민 이 미끼를 기꺼이 물어주지. 그 대신……."

백현우는 강우의 어깨를 툭 치며 스쳐 지나갔다.

"만약 네놈의 이 화려한 시나리오가 1초라도 어긋나서 류카이를 놓치게 된다면, 놈의 목 대신 네놈의 그 건방진 목을 직접 뽑아버릴 테다. 사흘 뒤 포천에서 보지."

덜컹.

미닫이문이 닫히며 백현우는 산바람 속으로 유유히 사라졌다.

방 안을 짓누르던 거대한 S급 마력 압박이 사라지자, 유지원은 그제야 참았던 숨을 몰아쉬며 가슴을 쥐어짜다.

"강우 씨…… 정말 대단해요. 그 S급 괴물을 단숨에 포섭하다니……."

강우는 모과차를 한 모금 더 마시며 잔을 비웠다.

"이걸로 최고 수준의 무력 카드인 '백현우'를 기물로 획득했습니다. 이제 심연의 눈 광신도 놈들을 통째로 사냥하러 갈 차례입니다."

그의 깊은 눈동자 속에서 어둠이 차갑게 소용돌이쳤다.

제3막 '무능력자의 게임 판도'가 완벽한 마무리를 고하고, 광신도들과의 본격적인 전쟁을 선포하는 제4막 '드러나는 세계의 균열'의 피비린내 나는 서막이 마침내 완전히 열어젖혀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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