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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망하면 하루 전으로 회귀합니다50화

사망하면 하루 전으로 회귀합니다

사망하면 하루 전으로 회귀합니다

50화: 17번의 죽음을 기록하는 소년

"커헉…… 하아아……!"

세 번째 루프의 깨어남은 맹독이 폐를 녹여내던 불타는 통증과 함께였다. 강우는 바닥에 침을 뱉었으나 피비린내만 혀끝에 맴돌았다.

그는 떨리는 손으로 수첩을 펴고 적었다.

[3차 루프 실패: 맹독 주파수 우회 성공 후, 2분 40초 지점에서 벼락 기믹이 변이 출현. 전원 감전사.]

"무작위의 범위가 너무 넓어. 하지만 무작위(Random) 역시 던전 시스템이 연산해 낸 가상의 난수(Random Number)에 불과하다. 알고리즘의 패턴을 전부 다 읽어내야 해."

네 번째 루프.

다섯 번째 루프.

여덟 번째 루프.

강우의 죽음의 행진은 멈추지 않았다.

다섯 번째 루프에서는 프로스트 자이언트의 몽둥이에 전신이 으스러지는 참혹한 물리적 고통을 겪었다. 여덟 번째 루프에서는 맹독과 벼락을 우회하는 데 성공했으나, 계곡의 온도가 순간적으로 절대영도로 떨어지며 세포가 통째로 동결되어 심장이 정지했다.

열두 번째 루프.

열네 번째 루프.

열여섯 번째 루프.

"쿨럭, 컥……!"

독약 주사기를 심장에 찌르는 손끝의 감각은 이제 무감각해진 지 오래였다. 매번 죽을 때마다 겪는 전신의 신경이 타들어 가는 극통과, 뇌와 영혼이 기억하는 죽음의 공포가 그의 정신을 갉아먹었다. 영혼의 밑바닥이 갈라지고 자아가 유실되는 듯한 아득한 정신적 피로감이 밀려왔다.

일반적인 인간이라면 세 번의 죽음만으로도 미쳐버렸을 터였다. 하지만 강우는 눈을 번뜩이며 자신의 뇌를 채찍질했다.

"더 기록해라. 놈들의 몽둥이 궤적, 1센티미터의 어긋남까지 다 기록해라. 내가 겪은 죽음은 절대 헛되지 않다."

마침내, 열일곱 번째 루프.

스스스스…….

"……."

강우는 침대 위에서 눈을 떴다.

더 이상 거친 호흡도, 신음도 터져 나오지 않았다. 그의 눈동자는 깊고 서늘한 심연의 호수처럼 완전히 가라앉아 있었다. 땀범벅이 된 몸을 이끌고 책상 앞으로 다가간 그의 수첩에는, 얼어붙은 나락 2구역 '빙하 계곡'의 모든 무작위 기믹 변환 패턴과 자이언트들의 움직임이 100% 완벽하게 채워져 있었다.

모든 것이 분석되었다. 무작위라는 이름의 가면을 쓴 던전의 연산 체계가, 소년의 집요한 죽음 기록망에 완전히 발가벗겨진 순간이었다.


오전 9시 30분. 테헤란로 대기 텐트.

"유지원 씨."

강우는 배낭을 멘 채 유지원에게 다가갔다. 유지원은 인이어를 켜고 긴장된 얼굴로 강우를 바라보았다.

'섀도우…… 괜찮은 건가요? 당신의 눈빛이…….'

유지원은 소름이 돋았다.

방금 전까지 수수한 고등학생이었던 소년의 눈동자에서, 무수한 지옥을 밟고 돌아온 절대적인 지배자의 깊은 안광이 일렁이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두 번째 구역인 빙하 계곡의 공략 대본입니다.'

강우의 목소리는 너무나 서늘하고 차분했다.

'지금부터 제가 부르는 숫자를 단 하나도 틀리지 말고 외우십시오. 박성태를 포함한 대원들의 스킬 연계 타이밍까지 0.1초 단위로 맞추어야 합니다. 한 명이라도 삐끗하면 전멸입니다.'

'……알겠어요. 말씀하세요.'

강우는 열일곱 번의 죽음 끝에 획득한 완벽한 전술 공략도를 그녀의 귓가에 쏟아부었다.

오전 10시 정각.

레이드 팀은 다시 던전으로 진입했고, 첫 번째 늑대 기습을 유지원의 신들린 오더로 가볍게 무력화시킨 뒤, 마침내 운명의 2구역인 빙하 계곡에 발을 들여놓았다.

계곡의 푸른 마력 안개가 소용돌이치며 보라색 맹독으로 비정상적인 색 변화를 시작했다.

"어, 어?! 기믹이 변한다! 맹독 가스다!"

"자이언트들이 나온다! 사방의 벽을 봐!"

대원들이 무기를 고쳐 쥐며 긴장했다.

하지만 유지원의 맑고 강인한 목소리가 그들의 귓가에 울려 퍼졌다.

"전원 동요하지 마라! 방패병 1조, 3조는 지금 즉시 11시 방향 돌출된 얼음 바위 뒤로 퇴각하여 2단 방벽을 전개한다! 딜러진은 10시 11분 18초에 우측에서 나타날 3번 자이언트의 오른쪽 무릎을 향해 화염 참격과 대지 강타를 집중적으로 캐스팅해라!"

"예, 예?!"

대원들은 그녀의 0.1초 단위의 정밀한 미래 지시에 당황했으나, 이미 첫 번째 관문에서 예언을 목도했기에 망설임 없이 몸을 날렸다.

퍼어어어엉!

바닥에서 분출된 맹독 가스는 요원들이 바위 뒤로 대피하자마자 그들이 서 있던 자리를 쓸고 지나갔다.

그리고 10시 11분 18초 정각.

크오오오!

얼음 벽을 깨고 솟구친 프로스트 자이언트 한 마리가 거대한 얼음 몽둥이를 내리치려던 바로 그 순간, 대원들의 화염 참격과 대지 강타가 놈의 오른쪽 무릎 관절에 정확하게 작렬했다.

콰아아앙!

"크오오오?!"

자이언트는 몽둥이를 내리쳐보지도 못한 채 무릎 뼈가 바스러지며 쿵 하고 비참하게 바닥으로 고꾸라졌다.

"이, 이게 들어가?!"

"정말 예언서대로 몬스터가 쓰러졌어!"

대원들이 흥분 섞인 부르짖음을 뱉으며 맹렬하게 무기를 휘둘렀다.

전멸의 지옥도였던 2구역은, 이제 소년이 그려둔 완벽한 체스판의 루트를 따라 일방적인 학살 극으로 뒤바뀌고 있었다.

강우는 뒤에서 묵묵히 짐 배낭의 끈을 고쳐 잡았다.

죽음을 기록하는 소년의 17번째 리셋이, 마침내 기적의 클리어를 향해 그 찬란한 이정표를 찍어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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