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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망하면 하루 전으로 회귀합니다40화

사망하면 하루 전으로 회귀합니다

사망하면 하루 전으로 회귀합니다

40화: 벼랑 끝의 거인

사관학교 교무처장 최강민의 긴급 체포 소식은 하룻밤 사이에 대한민국 헌터계를 발칵 뒤집어 놓았다. 국가 정예 헌터들의 산실인 사관학교에서 발생한 내부 비리와 살인 미수 공모 혐의는 대중의 엄청난 분노를 불러일으켰고, 언론은 연일 특집 보도를 쏟아냈다.

"최강민 처장이 대형 길드 '태성'의 특정 세력과 긴밀한 유착 관계였다는 정황이 포착되었습니다……."

"생도들의 목숨을 담보로 한 장비 비리의 배후에 태성의 고위직이 연루되어 있다는 의혹이 증폭되고 있습니다……."

태성 길드 본사 50층, 부길드장 집무실.

"쿠당탕!"

비싼 대리석 테이블이 바닥으로 내팽개쳐지며 박살이 났다.

태성 길드의 2인자이자 부길드장인 최현준은 눈이 핏발이 선 채 거칠게 씩씩거렸다. 그의 앞에는 태성의 정예 정보 요원들이 고개를 푹 숙인 채 부르르 떨고 있었다.

"어떻게 된 거야! 최강민의 그 음성 파일과 비자금 원본 내역이 어떻게 실시간으로 온 로비 전광판에 유포될 수 있냔 말이다! 감사국의 해킹 기술이 언제부터 그렇게 발전했어?!"

최현준이 짐승처럼 으르렁거렸다.

"그, 그게…… 감사국의 공식 사이버 수사대도 아닌, 정체불명의 사설 외부 해커의 소행으로 추정됩니다. IP 추적을 시도했으나 도무지 발원지를 찾을 수 없었습니다. 마치…… 인터넷의 인과율 자체를 왜곡한 듯한 흔적만 남아 있었습니다."

"외부 해커? 섀도우라고 불리는 놈 말인가?!"

최현준의 이가 갈리는 소리가 고요한 집무실에 쨍하게 울렸다.

영등포 트리플 브레이크 때도 갑작스러운 던전 상쇄 전술로 그의 계획을 방해했던 정체불명의 조력자 '섀도우'. 이번에도 섀도우가 사관학교 던전에 간섭해 최강민의 폭주 시스템을 하이재킹하고 증거물들을 폭로한 것이 틀림없었다.

"유지원 뒤에 숨어 있는 쥐새끼가 누구인지 당장 알아내! 무슨 수를 써서라도 찾아내서 산 채로 내 앞에 데려와라! 뼈를 갈아서라도 정체를 밝혀낼 테니까!"

"예! 알겠습니다!"

정보 요원들이 허겁지겁 집무실을 빠져나갔다.

홀로 남은 최현준은 창밖의 서울 도심을 내려다보며 주먹을 꽉 쥐었다.

"이대로 무너질 것 같으냐. 태성은 내 손으로 삼킨다. 그 누구도 날 가로막을 순 없어."


그 시각, 헌터 사관학교 근처의 한 조용한 카페.

강우는 구석진 테이블에 앉아 따뜻한 코코아를 한 모금 마시며 여유를 즐기고 있었다. 그의 가방 옆에는 오늘 아침 사관학교 행정실에서 수령한 조교 퇴직금 봉투가 놓여 있었다.

"비록 조교 월급은 쥐꼬리 같았지만, 퇴직금까지 낭랑하게 챙겨주는군."

강우의 입가에 옅은 미소가 번졌다.

사관학교의 쓰레기 같은 음모를 박살 냈고, 어머니가 있는 병원은 안전하게 보호받고 있다. 그리고 이제 본격적으로 태성 길드의 권력 구도를 바꿀 더 큰 체스판이 준비되고 있었다.

그때, 그의 스마트폰이 약하게 진동했다.

다크웹의 보안 채널을 통해 유지원으로부터 메시지가 들어왔다.

[섀도우. 지금 사관학교와 감사국 전체가 난리예요. 생도들과 교수들은 저를 '신의 눈'을 가진 대예언자라 부르며 찬양하고 있어요. 하지만…… 전 너무 두려워요.]

강우는 찻잔을 내려놓고 키보드를 쳤다.

[무엇이 두려우십니까?]

[당신이 보여준 그 힘이요. 마력 한 줌 없이 던전 전체의 제어권을 빼앗고, 수백 킬로미터 밖에서 마력의 배관 흐름까지 꿰뚫어 보는 힘. 당신은 대체 누구죠? 정말로 미래를 예지할 수 있는 신의 권능이라도 가진 건가요?]

메시지를 읽은 강우의 눈동자가 차갑게 식어갔다.

예지자가 아니다. 그는 그저 수없이 죽어가며 그 고통 속에서 정보를 기록하고 쌓아 올린 평범한 인간일 뿐이었다. 하지만 그 대가가 너무나 참혹했기에, 타인이 보기에는 신의 영역처럼 보일 뿐이었다.

강우는 답장을 보냈다.

[예언 같은 허황된 것은 믿지 마십시오. 저는 그저 세상의 모든 '인과율'을 관찰하고 최선의 동선을 설계하는 수학자에 불과합니다. 제 정체에 의문을 품을 시간에, 다음 사냥을 준비하십시오.]

[……다음 사냥이요? 최현준이 벌써 움직이려 하나요?]

[그는 지금 벼랑 끝에 몰렸습니다. 최강민을 통해 공급받던 검은 자금줄이 끊겼으니,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급전을 땡기려 하겠죠. 최현준이 소유한 유령 길드 '블랙 클로'가 보유한 비공식 D급 게이트가 타깃입니다.]

유지원의 다음 메시지가 빠르게 올라왔다.

[유령 게이트의 불법 마석 밀수 거래군요. 감사국에서도 오랫동안 추적해 왔지만 꼬리를 잡지 못했던 건인데…….]

[그 게이트에서 모레 밤 11시, 대규모 마석 밀거래가 이루어집니다. 이번에는 단순한 고발이 아닙니다. 밀거래 현장을 덮쳐 최현준의 핵심 자금줄과 장부를 통째로 압수해야 합니다. 제가 그 게이트의 정밀 진입 좌표와 보안 코드를 보내드리겠습니다.]

[알겠어요. 감사국의 정예 수사대를 소집해 대기해 두겠어요.]

[그리고 한 가지 명심하십시오.]

강우의 손가락이 화면을 두드렸다.

[최현준은 이번 밀거래가 실패하면 완전히 파멸한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따라서 그 게이트 내부에 자신들의 최정예 사설 헌터들을 매복시켜 둘 겁니다. 함정일 가능성이 높다는 뜻입니다.]

[함정인데도 들어가야 한단 말인가요?]

[제가 있지 않습니까. 적들이 판 그 함정을, 오히려 놈들의 무덤으로 만드는 것이 제 설계입니다. 당신은 그저 제 신호에 맞춰 춤을 추시면 됩니다.]

[……알겠어요. 섀도우, 모레 밤에 봐요.]

메시지가 종료되고 스마트폰의 불빛이 꺼졌다.

강우는 코코아 잔을 완전히 비우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퇴직금 봉투를 품에 넣은 그의 발걸음은 가볍고 막힘이 없었다.

태성 길드라는 거대한 거인이 벼랑 끝에서 발버둥 치고 있었다. 강우는 그 거인의 발목을 잡아 완전히 나락으로 떨어뜨릴 마지막 밧줄을 쥐고 있었다.

"끝까지 가보자고, 최현준."

어둠이 깃들기 시작한 도심의 거리 속으로, 보이지 않는 설계자가 다시 한번 조용히 스며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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