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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망하면 하루 전으로 회귀합니다39화

사망하면 하루 전으로 회귀합니다

사망하면 하루 전으로 회귀합니다

39화: 덫에 걸린 쥐새끼

사관학교 지하 훈련장의 통제소 로비는 침묵과 당혹감으로 무겁게 가라앉아 있었다.

최강민 교무처장은 손끝을 바르르 떨며 모니터 화면을 노려보고 있었다. 여전히 검은색 바탕에 '제어권 상실'이라는 붉은 경고문만 무정하게 깜빡이고 있었다. 헌터 사관학교 교장과 길드 이사진, 그리고 긴급 대기 중이던 타격대 헌터들 역시 어찌할 바를 몰라 술렁였다.

"최 처장! 이게 대체 무슨 일인가? 어떻게 국가 지정 엘리트 훈련 던전의 시스템이 통째로 해킹당한단 말인가?!"

교장이 벌게진 얼굴로 호통을 쳤다.

"저, 전산 오류인 것 같습니다! 조속히 백업 시스템을 복구하겠습니다……!"

최강민이 땀으로 범벅이 된 이마를 훔치며 변명했다. 그의 속은 이미 시커멓게 타들어 가고 있었다.
'이대로 생도들이 전멸하면 내 인생도 끝이야. 최현준 부길드장도 날 꼬리 자르기 할 게 뻔해!'
그가 초조함에 미쳐버리기 직전이었다.

쩌어어어어억―――――!

갑자기 던전으로 통하는 거대한 철제 게이트가 굉음을 내며 비틀렸다.

"……?!"

모두의 시선이 일제히 게이트로 향했다. 시커멓게 게이트 전체를 가로막고 있던 마력 차단 장벽에 거대한 균열이 가더니, 이내 쨍그랑! 하는 유리 깨지는 소리와 함께 사방으로 비산했다.

자욱한 마력 안개 너머로, 단호하고 차가운 은발의 실루엣이 걸어 나왔다.

유지원 팀장이었다.

그리고 그녀의 뒤로, 놀랍게도 다치거나 피를 흘리는 이 없이 질서정연하게 대열을 유지한 A반 생도 수십 명이 당당하게 걸어 나오고 있었다. 그들의 무기에는 아직 마수들의 푸른색과 붉은색 혈흔이 흥건하게 묻어 있었다.

"어……?"

최강민의 입이 턱 벌어졌다.

"유, 유지원 팀장?! 생도들?!"

교장과 이사진들이 황급히 달려 나갔다.

"어떻게 된 건가! 던전 내부가 B급 상위로 폭주했다는 신호가 잡혔는데, 무사히 탈출한 건가?!"

A반의 수석 생도가 앞으로 나와 상기된 얼굴로 우렁차게 대답했다.

"예! 내부의 마석 과부하로 던전이 폭주했으나, 유지원 팀장님의 완벽한 전술 지휘와 던전 기믹 분석 덕분에 단 한 명의 부상자도 없이 B급 몬스터 무리를 전멸시키고 무사히 회귀했습니다!"

"뭐, 전멸?!"

통제소에 모여 있던 헌터들과 교직원들이 일제히 경악을 금치 못했다.

B급 마수 수십 마리가 날뛰는 폭주 던전에서, 정식 헌터도 아닌 생도들만 데리고 한 명의 낙오자도 없이 토벌을 완수했다는 것은 전설적인 무공이었다.

최강민은 다리에 힘이 풀려 주저앉을 뻔한 것을 억지로 버텼다.
'살아왔다. 생도들이 살아왔으니 사고 책임은 피할 수 있어. 아니, 오히려 유지원의 불법 행동이나 다른 꼬투리를 잡아서…….'
비열한 회로를 굴리며 최강민이 비굴한 미소를 지으며 다가왔다.

"하하하! 역시 우리 사관학교 출신의 자랑, 유지원 팀장님이십니다! 기적 같은 생환이군요! 하지만 훈련 중 이런 중대한 전산 오류가 발생한 점에 대해서는 철저한 진상 조사가 필요합니다. 감독관으로서의 규정 준수 여부도 확인을……."

"최강민 처장님."

유지원이 칼칼한 음성으로 그의 말을 끊었다. 그녀의 얼음장 같은 눈동자가 최강민의 얼굴을 꿰뚫었다.

"규정 준수와 진상 조사를 원하십니까?"

"아, 예. 물론 사관학교의 명예와 안전을 위해……."

"그렇다면 다행이군요. 저 역시 아주 확실한 물증을 가지고 진상 조사를 시작하려던 참이었으니까요."

유지원이 품에서 감사국 수사용 태블릿 단말기를 꺼내 들었다.

"방금 던전 내부에서 무선으로 감사국 본부에 긴급 전송하여 승인받은 영장입니다. 혐의는 헌터 사관학교 생도 살인 미수 공모, 특정범죄 가중처벌법 위반, 그리고 비자금 수수 및 뇌물 공여 혐의."

"뭐, 뭐라고요?! 뇌물이라니, 이게 무슨 억측입니까! 날 음해하려는……!"

최강민이 버럭 소리를 질렀다.

그 순간, 웅웅거리며 꺼져 있던 통제소 로비의 대형 전광판 모니터들이 일제히 다시 켜졌다.

하지만 모니터에 뜬 것은 사관학교의 로고가 아니었다.
최강민 처장의 개인 계좌 거래 내역, 최현준 부길드장과의 은밀한 메신저 대화 캡처본, 그리고 현성 마도구 대표로부터 아티팩트 촉매 바꿔치기를 지시받고 서명한 기밀 계약서 원본 파일들이 대문짝만하게 화면을 가득 채웠다.

심지어 통제실 내부의 마이크를 통해 흘러나오는 오디오 음성이 로비 스피커로 울려 퍼졌다.

최강민이 조금 전 통제실에서 은밀히 나누었던 대화 음성이었다.

"이, 이건……!"

최강민의 얼굴이 핏기가 가신 시체처럼 창백하게 질렸다.

로비에 모여 있던 모든 교직원과 이사진, 타격대 헌터들의 시선이 믿을 수 없다는 듯, 그리고 더러운 오물을 보듯 일제히 최강민에게 꽂혔다.

"최강민 처장. 당신이 오늘 저지른 짓은 단순한 길드 내부 싸움이 아닙니다. 대한민국 헌터 업계의 미래들을 학살하려 한 국가적 테러 행위입니다."

유지원의 세검이 최강민의 목덜미 1센티미터 앞까지 겨눠졌다.

"감사국 요원들! 지금 즉시 최강민 교무처장을 긴급 체포해라! 저항하면 현장에서 사살해도 좋다!"

"예, 팀장님!"

대기하고 있던 감사국 정예 요원들이 들이닥쳐 최강민의 양팔을 거칠게 꺾고 마력 억제 수갑을 채웠다.

"놔! 놔라! 이건 조작이다! 음해라고! 최현준 부길드장님이 가만두지 않을 거야! 놔라!"

최강민이 짐승처럼 비명을 지르며 끌려 나갔다.

로비는 소란스러워졌고, 생도들은 자신들을 구해주고 쓰레기를 치워낸 유지원을 향해 환호성을 지르기 시작했다.

그 난장판의 구석.

훈련용 백팩을 메고 먼지를 뒤집어쓴 채 조용히 서 있던 한 보조 조교가 있었다.

강우는 후드 모자 아래로 드러난 입꼬리를 호선으로 그리며 단말기를 주머니에 넣었다.

"수고했어, 쥐새끼."

그는 사람들의 시선이 유지원과 체포되는 최강민에게 쏠려 있는 틈을 타, 어두운 계단을 통해 조용히 지상으로 걸어 올라갔다.

마침내 태성 길드를 지탱하던 썩은 기둥 하나가 완벽하게 부러졌다. 그리고 그 배후에 있던 부길드장 최현준의 목덜미를 조일 올가미가 완성되는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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