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망하면 하루 전으로 회귀합니다

32화: 붕괴의 공명
트리플 던전 브레이크 D-2일.
강우는 오피스텔 방 안에서 영등포 전역의 마력 스트림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고 있었다.
삼각형 모양으로 배치된 세 개의 게이트.
C급 [지하 기차역 유적], C급 [폐공장 지대], 그리고 이 재앙의 핵심인 B급 [버려진 마석 제단].
이 세 게이트는 지맥을 통해 미세한 마력 회로로 연결되어 있었다. 하나가 붕괴하면 그 충격파가 지맥을 타고 다른 게이트를 자극해 연쇄 폭발을 일으키는 구조였다.
"이 공명이 영등포를 지옥으로 만들 핵심 원인이야."
강우는 밤마다 [그림자 보행]을 사용해 영등포의 어두운 골목길과 지하 수로를 동분서주했다.
그는 세 게이트의 공명 에너지가 교차하는 주요 길목마다 마력 흐름을 감쇄해 줄 특수 은닉 덫과 마석 봉인진을 은밀하게 매설했다. 유지원 역시 감사국의 기밀 자금을 전폭적으로 지원해 강우가 필요한 상급 마석과 특수 촉매제들을 군말 없이 공수해 주었다.
그녀는 이미 섀도우의 절대적인 지휘 아래 움직이는 가장 강력한 체스 말, '퀸'이 되어 있었다.
트리플 브레이크 당일, 오후 2시 50분. 영등포 병원 옥상.
강우는 바람을 맞으며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공기 중의 마력 농도가 비정상적으로 팽창해 피부가 찌릿거렸다. 저 멀리 도심 삼각 지대 상공의 차원이 유리창이 깨지듯 쩍쩍 갈라지며 기괴한 검은색 안개가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오후 3시 정각.
쿠구구구구궁!
서울 서남부 전체를 뒤흔드는 강력한 지진과 함께, 영등포 상공에 거대한 붉은색 차원 균열 세 개가 번개 치듯 찢어졌다.
트리플 던전 브레이크의 개막이었다.
"꺄아아악!"
"괴물이다! 괴물이 쏟아진다!"
도심 한가운데로 수천 마리의 오염된 구울 떼와 가고일, 그리고 B급 게이트에서 흘러나온 늑대 형상의 거대 야수 '심연의 헬하운드' 무리가 비처럼 쏟아져 내렸다. 빌딩 벽면이 부서지고 차량들이 폭발하며 아비규환의 지옥도가 펼쳐졌다.
"감사국 1조, 2조! 지정된 거점으로 사격 개시! 섀도우의 진형대로 적들을 골목길로 유인해라!"
유지원의 날카로운 명령 소리가 무전기를 타고 울렸다.
그녀의 감사국 요원들은 강우가 매설해둔 마석 덫과 지형지물을 활용해, 엄청난 숫자의 마수들을 좁은 골목길로 차례차례 유인해 영리하게 소탕해 나갔다. 방어선은 완벽하게 유지되는 듯 보였다.
하지만 강우가 예상하지 못한 변수가 발생했다.
지이이이잉―――――!
"……음?!"
옥상에서 전황을 관측하던 강우의 눈동자가 급격히 흔들렸다.
B급 게이트 [버려진 마석 제단]의 붕괴 압력이, C급 게이트 두 개의 연쇄 붕괴 충격파와 맞물리며 기하급수적인 '마력 공명 역류' 현상을 일으킨 것이었다.
강우가 골목길에 매설해 두었던 마력 감쇄 덫들이 그 압도적인 마력 파동을 견디지 못하고 역으로 과부하되어 차례차례 폭발하기 시작했다.
퍼퍼퍼펑!
"아악! 제2방어선 결계가 깨졌습니다!"
"B급 야수 떼가 병원 방향으로 다이렉트로 북상합니다! 막을 수 없습니다!"
방어선이 와해하며, 수백 마리의 심연의 헬하운드 무리가 거친 안광을 번뜩이며 강우의 어머니가 있는 종합병원을 향해 성난 파도처럼 들이닥쳤다.
"비켜라!"
강우는 즉시 옥상에서 뛰어내려 [그림자 보행]으로 병원 정문 앞의 그림자 속에서 솟구쳐 올랐.
그는 E등급 그림자 촉수 수십 개를 뻗어 돌진하는 헬하운드들의 다리를 휘감고, 단검으로 놈들의 목덜미를 베어 넘겼다.
서걱! 서걱!
그러나 B급 마수들의 마력 돌진은 차원이 달랐다.
수십 마리의 헬하운드들이 한꺼번에 내뿜은 시꺼먼 화염 브레스가 병원 정문 구역 전체를 지옥의 불바다로 덮어버렸다.
화르르륵!
"끄아아아악!"
강우는 그림자 방벽을 전개해 필사적으로 버텼으나, 한계를 초과한 B급 화염의 압도적인 파괴력 앞에 방벽이 단숨에 기화하여 사라졌다.
전신에 뼈가 바스러지고 살점이 타들어 가는 극통이 밀려왔다. 병원 로비 유리창이 박살 나며 마수들이 병원 안으로 난입하는 끔찍한 광경이 그의 흐려지는 시야 속에 박혔다.
"안 돼……!"
강우는 피투성이가 된 채, 마지막 남은 오른손으로 자신의 목줄기에 독약 주사기를 거칠게 찔러 넣었다.
"리셋……!"
의식이 끊어지며, 첫 번째 트리플 브레이크의 패배가 선언되었다.
스스스스…….
"하아, 하아……! 컥!"
강우는 침대 위에서 거친 기침을 뱉으며 깨어났다.
입안에 선혈의 비린내가 가득한 환각 통증에 그는 가슴을 쥐어짜며 바닥을 굴렀다. 땀범벅이 된 채 떨리는 손으로 수첩을 쥔 그의 눈빛은 맹수처럼 형형하게 빛났다.
"B급 게이트의 마력 응축 속도는 C급 게이트의 자연 붕괴 파동과 공명하여 기하급수적으로 증폭된다. 일반적인 방어막이나 감쇄 덫으로는 이 에너지를 감당할 수 없어."
그는 펜을 들어 지도 위의 C급 [지하 기차역 유적] 게이트를 엑스자로 강하게 그었다.
"방법은 하나뿐이다. 세 게이트의 삼각형 대칭 공명을 깨뜨려야 해. 붕괴 시작 정확히 10분 전, C급 게이트 하나를 '인위적으로 선제 폭발'시켜 마력의 스트림 밸런스를 강제로 무너뜨린다. 그러면 B급 게이트의 붕괴 압력은 30% 이하로 감소할 것이다."
던전의 붕괴를 막기 위해, 도리어 던전 하나를 미리 폭파해 상쇄한다는 기상천외한 던전 상쇄 전술.
죽음을 기록하는 소년의 두 번째 체스판이, 훨씬 더 파괴적인 형태로 다시 짜이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