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망하면 하루 전으로 회귀합니다

28화: 가면을 벗는 순간
[1. 터널 입구에서 전면 수비전은 불가능합니다. 몬스터들의 진입 속도를 늦추는 지연전만 펼치십시오.
2. 터널 가장 안쪽, 이끼가 낀 붉은 벽돌벽 뒤에 비밀 비상 탈출구가 숨겨져 있습니다.
3. 벽면 우측 경첩 부근을 C급 이상의 강력한 마력 타격으로 정확히 세 번 가격해 철제 해치를 강제로 부수고 열어야 합니다. 문이 열리는 즉시 전원 그 안으로 대피하십시오. - 섀도우]
세 번째 루프.
유지원은 게이트에 진입하자마자 섀도우의 메시지를 떠올리며 감사국 대원들에게 소리쳤다.
"진입 후 14분 붕괴를 피하자마자, 부팀장과 2조는 입구에서 지연 방어벽을 형성한다! 나머지는 나를 따라 터널 가장 안쪽 벽면으로 달린다!"
"예!"
굉음과 함께 2번 플랫폼 천장이 무너져 내렸지만, 요원들은 한 치의 흐름도 잃지 않고 신속하게 비상 대피 통로 안쪽으로 피신했다.
대피하자마자 유지원은 터널의 눅눅한 가장 깊숙한 막다른 벽 앞으로 달렸다. 섀도우의 지시대로 이끼가 잔뜩 낀 붉은 벽돌벽이 그곳에 있었다.
"여기군!"
유지원은 빙결의 마력을 검끝에 길게 모았다.
검이 은빛으로 찬란하게 빛나는 순간, 그녀는 벽돌벽의 우측 경첩이 있을 만한 지점을 향해 매섭게 내리쳤다.
콰아앙!
첫 번째 빙결 격돌. 벽돌 표면이 쩍 갈라지며 얼음꽃이 피어올랐다.
"비켜라!"
콰아아앙!
두 번째 격돌. 벽돌들이 부서져 내리며, 그 뒤에 녹슬고 거대한 강철제 해치의 형상이 모습을 드러냈다.
"마지막이다!"
유지원은 온 힘을 짜내어 최대 출력의 참격을 찔러 넣었다.
쿠구구구궁! 쾅―――――!
세 번째 격돌과 함께 해치의 단단한 빗장 경첩이 부서져 나가며, 굳게 닫혀 있던 문이 굉음과 함께 열렸다. 문 너머로 시꺼멓고 차가운 물 냄새가 풍기는 고대 지하 배수로의 긴 통로가 시원하게 뚫려 나갔다.
"탈출구가 열렸다! 전원 이 안으로 진입해라! 서둘러!"
유지원의 호통에 짐꾼들과 감사국 대원들이 차례차례 배수로 통로 안으로 몸을 던졌다.
그러나 그 대열의 마지막 짐꾼인 강우와 감사국 부팀장이 통로 안으로 진입하려던 바로 그 찰나.
카아아아악!
입구의 방어벽을 깨부순 거대 해골 기사가 뼈 방패를 내던져 대피 통로 벽면을 후려쳤다.
지진과 같은 충격파가 터널을 덮쳤고, 무너져 내리는 돌덩어리를 피하려던 부팀장의 발목이 꺾이며 그가 꼴사납게 바닥으로 쓰러졌다.
"으앗……!"
거대 해골 기사가 붉은 안광을 빛내며 쓰러진 부팀장을 향해 뼈 도끼를 치켜들었다.
강우는 이를 악물고 뒤를 돌았다. 그는 일부러 힘없는 무능력자 짐꾼의 표정을 지으며, 부팀장의 양팔을 겨드랑이 사이로 껴안아 배수로 입구 안쪽으로 힘껏 밀어 던졌다.
"들어가십시오!"
"어, 학생?!"
부팀장의 몸이 배수로 안쪽으로 굴러떨어졌다.
하지만 그 순간, 천장에서 떨어진 거대한 낙석 더미가 배수로 입구의 절반을 가로막았고, 거대 해골 기사와 수십 마리의 구울 떼가 강우와 배수로 입구의 사이를 완벽하게 가로막아 서 버렸다.
"학생! 위험해!"
유지원이 검을 쥐고 다시 밖으로 나오려 했다.
하지만 강우는 낙석 틈새로 유지원의 눈을 똑바로 응시하며, 평소의 유순한 짐꾼 목소리가 아닌 낮고 명령조에 가까운 차가운 톤으로 소리쳤다.
"팀장님, 지금 당장 배수로 입구를 빙결 마력으로 완전히 봉쇄하십시오! 놈들의 진입을 막지 못하면 이 통로 안에서 다 같이 전멸합니다! 어서 막으세요!"
"……학생?!"
유지원은 짐꾼 소년의 눈빛을 보는 순간, 온몸에 알 수 없는 전율을 느꼈다.
그 수수하고 평범해 보이던 고등학생의 눈동자 뒤편에서, 남산 성곽길에서 보았던 그림자 브로커 '섀도우'의 그 심연보다 깊고 차가운 안광이 겹쳐 보였기 때문이다.
"어서 막으십시오!"
강우의 거친 다그침에, 유지원은 입술을 깨물며 빙결의 검을 바닥에 꽂았다.
그녀의 온 마력이 개방되며 배수로 입구와 낙석 틈새 전체가 거대한 얼음 벽으로 순식간에 메워져 차단되었다.
쩍! 쩍! 쩍! 쩍!
유지원과 대원들이 있는 배수로 통로와 강우가 홀로 남겨진 터널 구역이 완벽하게 빙결 벽으로 분리되었다.
고요함.
유지원의 기운과 대원들의 인기척이 완전히 차단되자, 터널 안에는 수백 마리 구울들의 거친 숨소리와 거대 해골 기사의 뼈가 부딪치는 소리만이 가득했다.
강우는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났다.
어깨에 메고 있던 무거운 짐가방을 바닥으로 툭 던졌다.
스스스스…….
그의 몸 주변으로, 그동안 철저하게 감추고 억눌러 두었던 심연의 어둠 마력이 폭발하듯 뿜어져 나오기 시작했다.
바닥의 그림자가 끈적하게 팽창하며 터널의 벽면과 바닥 전체를 시꺼먼 어둠으로 집어삼켰다. E등급으로 한 단계 진화한 '심연의 지배자'의 진짜 무력이 비좁은 터널 공간 안에서 완전하게 구동되는 순간이었다.
거대 해골 기사와 구울들이 그 불길하고 거대한 마력의 압박감에 짓눌려 주춤하며 뒤로 물러섰다.
강우의 눈동자가 시뻘건 구울들의 안광과 대비되는 깊은 보랏빛으로 타올랐다.
그의 입가에 잔인하고 서늘한 미소가 돋아났다.
"감시하는 눈도 사라졌으니…… 이제 사냥을 시작해 볼까."
어둠 속에서, 그림자 송곳 수백 개가 송곳니를 드러내듯 허공을 향해 날카롭게 솟구쳐 올랐다.
무능력자의 가면을 벗어던진 진짜 설계자의 학살극이, 드디어 시작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