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망하면 하루 전으로 회귀합니다

27화: 붉은 터널
두 번째 루프. 다시 들어선 C급 게이트 [지하 기차역 유적] 입구.
강우는 짐꾼 대열의 끝에서 묵묵히 자신의 가방끈을 조여 맸다. 진입 직전, 그는 품속에서 섀도우 명의의 대포폰을 꺼내 유지원의 보안 메신저로 급박하게 메시지를 전송했었다.
[영등포 C급 게이트는 자연 붕괴 전조 단계입니다. 진입 후 정확히 14분 뒤에 2번 플랫폼 천장의 세 번째 대들보가 무너지며 던전이 붕괴합니다. 안전지대는 1번 선로 우측의 비상 대피 통로 터널 안쪽입니다. 요원들과 짐꾼들을 미리 그곳으로 유도하십시오. - 섀도우]
유지원은 진입 게이트 포탈 바로 앞에서 이 메시지를 확인하고 온몸에 소름이 돋았다.
이 섀도우라는 정보 브로커는 대체 정체가 무엇이기에, 협회 감사국의 첨단 마력 측정 장비로도 감지하지 못한 자연 붕괴의 타이밍과 정확한 붕괴 위치까지 실시간으로 보고하듯 알려주는 것인가.
그녀는 선발대 요원들에게 엄중하게 명했다.
"진입 즉시 1번 선로 우측의 비상 대피 통로로 이동한다. 14분 이내에 전원 그 터널 안쪽으로 방어 대형을 구축해라. 이건 강제 명령이다."
"예, 알겠습니다!"
감사국 요원들은 긴장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그들의 대열 한가운데 섞인 강우는 마음속으로 안도했다. 유지원이 자신의 지시를 완벽하게 따라주고 있었기 때문이다.
스스스스…….
게이트 진입 후 지하 역사.
어두운 철도 선로 주변으로 마수의 기분 나쁜 울음소리가 가득했지만, 유지원의 감사국 요원들은 몬스터들과의 전면전을 피하고 신속하게 1번 선로 우측의 낡은 철문 너머 비상 대피 통로 터널 안으로 진입했다.
째깍. 째깍. 째깍.
강우는 자신의 손목시계를 쳐다보며 속으로 초읽기를 세었다.
진입 후 정확히 13분 50초.
"팀장님! 저기 보십시오!"
부팀장이 손가락으로 가리킨 2번 플랫폼 천장 부근에서, 굵은 콘크리트 대들보가 쩍 갈라지며 엄청난 먼지를 뿜어내기 시작했다.
쿠구구구구궁!
정확히 14분이 되는 순간, 대들보가 무너지며 연쇄 반응으로 지하 역사 전체의 벽면과 천장이 폭발하듯 붕괴하기 시작했다. 엄청난 양의 흙더미와 콘크리트 파편들이 플랫폼을 통째로 짓뭉개 버렸다.
하지만 미리 대피 터널 안쪽에 방어막을 치고 대기하고 있던 감사국 요원들과 짐꾼들은 단 한 명의 부상자도 없이 안전하게 대피하는 데 성공했다.
"섀도우의 제보가…… 정말 완벽하게 맞았어."
유지원은 무너져 내리는 역사를 바라보며 경외심이 담긴 신음을 뱉었다.
그러나 안도는 찰나였다.
카아아아아악!
크어어어어어!
붕괴의 여파로 가로막힌 터널 입구의 바위더미 너머, 붕괴된 공간의 크랙 틈새로부터 수천 마리의 광포화된 언데드 구울 떼와 거대한 뼈 방패를 든 '거대 해골 기사(C+급)'가 시뻘건 안광을 빛내며 통로 입구를 가로막아 서기 시작했다.
터널 안쪽은 안전했으나, 유일한 출입구인 전방 터널 구역이 몬스터들에게 완벽하게 포위당한 형국이었다.
독 안에 든 쥐였다.
"차단 벽을 형성해라! 놈들이 안으로 들어오지 못하게 막아!"
유지원이 빙결 마력을 사방으로 흩뿌리며 터널 입구에 두꺼운 얼음 장벽을 세웠다. 감사국 요원들 역시 마력 총과 마력 검을 휘두르며 밀려드는 구울 떼를 필사적으로 저지했다.
하지만 마수들의 물량은 상상을 초월했다.
자연 던전 브레이크의 여파로 던전의 모든 몬스터가 이 좁은 대피 터널 입구로 한꺼번에 깔때기처럼 밀려들고 있었다. 한 마리를 베어 넘기면 두 마리가, 두 마리를 베어 넘기면 네 마리가 들이닥쳤다.
"헉…… 헉…… 팀장님, 마력이 바닥나가고 있습니다!"
"버텨! 어떻게든 입구를 사수해야 해!"
유지원의 얼굴도 하얗게 질려갔다.
지속적인 빙결 장벽 유지로 인해 그녀의 마력관이 비명을 지르고 있었다. 거대 해골 기사의 묵직한 뼈 방패 강타가 빙결 장벽을 사정없이 두들겼다.
쩍! 쩍! 쩍!
결국 장벽에 균열이 가며 박살이 났고, 시뻘건 구울 떼가 비좁은 터널 내부로 난입하기 시작했다.
"끄아아악!"
"살려줘!"
비명 소리와 함께 요원들과 짐꾼들이 구울들의 날카로운 손톱에 찢겨 나갔다.
강우 역시 밀려드는 구울 한 마리의 습격을 피하려 몸을 날렸으나, 좁은 터널의 지형상 구석으로 몰렸고, 구울의 날카로운 발톱이 강우의 복부를 깊숙이 베고 지나갔다.
"커헉……!"
선혈이 터져 나왔다.
그의 옆에서는 요원들의 시체 위에서 몬스터들을 베어 넘기던 유지원마저 거대 해골 기사의 뼈 칼날에 가슴을 꿰뚫려 비참하게 쓰러지는 장면이 보였다.
"……두 번째 실패로군."
강우는 부들부들 떨리는 손으로 품안의 자살 주사기를 꺼내 자신의 목에 사정없이 찔러 넣었다.
"리셋."
그의 의식이 다시 어둠 속으로 차갑게 정전되었다.
스스스스…….
"하아아악!"
강우는 침대 위에서 상체를 벌떡 일으키며 단말마의 비명을 질렀다.
복부가 찢겨 나가던 그 끔찍한 작열통의 감각이 뇌리를 사정없이 긁고 지나갔다. 소년은 식은땀을 닦아내며 이를 악물고 책상 위의 수첩을 펼쳐 볼펜을 쥐었다.
"대피 터널 입구를 수비하는 것만으로는 몰려드는 몬스터의 절대적인 물량을 감당할 수 없다. 터널 안쪽에 갇히는 순간 전멸은 확정이다."
"하지만 터널의 가장 안쪽 벽면, 이끼가 잔뜩 낀 붉은 벽돌벽 뒤에는 대각성 시대 이전에 사용하던 지하 배수로로 통하는 '비밀 비상 탈출구'가 숨겨져 있다."
"그 비상 탈출구의 철제 해치는 녹슬어 굳어 있어, 특수한 윤활유나 C급 이상의 물리적 마력 타격으로 우측 경첩을 정확히 세 번 타격해야만 열린다."
강우의 눈동자에 절대적인 안전 탈출 루트의 세부 공식이 한 단계 더 정교하게 완성되었다.
그는 다시 스마트폰을 집어 들고 떨리는 손가락으로 유지원에게 보낼 전술 오더를 수정하기 시작했다.
"세 번째 루프. 이번에는 반드시 문을 열고 탈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