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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망하면 하루 전으로 회귀합니다26화

사망하면 하루 전으로 회귀합니다

사망하면 하루 전으로 회귀합니다

26화: 운명의 조우

영등포 종합병원 중환자실.
인공호흡기와 각종 생명 유지 장치에 의존한 채 잠들어 있는 어머니의 모습은 고요했다. 강우는 어머니의 머리칼을 조심스럽게 쓸어내렸다.

"조금만 참으세요, 엄마. 이제 병원비 걱정은 없으니까요."

현실의 채권자들은 모두 정리되었으나, 강우의 심장을 무겁게 누르는 진짜 위협은 하늘에서부터 내려오고 있었다.
회귀 전의 기억이 틀리지 않았다면, 일주일 이내에 이 영등포 병원 인근의 C급 게이트 [지하 기차역 유적]에서 대규모 자연 게이트 붕괴, 즉 '던전 브레이크(Dungeon Break)'가 발생할 터였다.

수천 마리의 포악한 마수들이 도심으로 쏟아져 나와 사방을 유린하는 재앙.
어머니를 당장 안전한 지방의 병원으로 옮기고 싶었지만, 마력 중독 증후군 중증 환자는 미세한 마력 파동의 변화나 이동 중의 충격만으로도 심정지를 일으킬 수 있어 의사들이 결사반대했다.

"결국 이곳에서 재앙을 막아내는 수밖에 없어."

강우의 눈동자가 냉혹하게 가라앉았다.
그는 영등포 C급 게이트의 사전 정찰을 위해, 태성 길드가 긴급 소집한 'C급 게이트 임시 지원 짐꾼 파티'에 한강우라는 본명으로 지원했다.


다음 날 오전, 영등포 공영주차장에 위치한 C급 게이트 [지하 기차역 유적] 입구.
붉고 푸른빛이 무질서하게 섞여 소용돌이치는 거대한 공간의 틈새 주변으로 삼엄한 경비 장막이 쳐져 있었다. 그곳에 흰색 롱코트를 입은 여성이 감사국 정예 요원들을 거느리고 일행을 이끌며 나타났다.

유지원이었다.
그녀는 최근 섀도우로부터 경고받은 '영등포 일대 게이트의 대규모 마력 이상 징후'를 조사하기 위해 직접 감사국 선발대를 이끌고 출동한 것이었다.

"짐꾼들은 대열의 후방에 바짝 붙어라. 내부 마력 파동이 불규칙하니 한 걸음이라도 대열에서 이탈했다간 목숨을 보장하지 못한다."

유지원의 차갑고 명징한 음성이 주차장에 울려 퍼졌다.
그녀의 시선이 짐꾼 대열의 가장 끝에 서 있는, 낡은 후드티를 입은 한 고등학생에게 머물렀다. 수수한 외모에 평범한 무능력자 짐꾼의 몰골을 한 소년, 한강우였다.

유지원은 그 소년이 자신과 남산에서 비대면 거래를 나누고, B급 헌터들을 체스판의 말처럼 요단강으로 보냈던 수수께끼의 설계자 '섀도우'일 것이라고는 꿈에도 상상하지 못했다.

그녀는 강우의 곁을 지나치며 덤덤하게 한마디를 던졌다.

"학생, 무능력자 같은데 왜 이런 위험한 C급 게이트에 지원했지? 여긴 F급이나 D급과는 차원이 다른 곳이다. 돈 몇 푼에 목숨을 버리지 마라."

유지원의 충고에는 차가움 속에 미미한 걱정이 섞여 있었다. 강우는 일부러 어깨를 잔뜩 움츠리며, 숫기 없는 무능력자 소년의 연기를 펼쳤다.

"저, 병원비 때문에…… 뒤에서 짐만 잘 지키겠습니다."

"……쳇, 빚에 시달리는 인생이군. 부팀장, 저 학생을 대열 정중앙에 배치해라. 몬스터가 들이닥쳐도 짐꾼들이 방패막이가 되는 일은 없어야 한다."

유지원의 지시에 감사국 부팀장이 강우를 요원들의 보호 구역 안쪽으로 밀어 넣었다. 강우는 고개를 숙이며 속으로 미소를 지었다. 유지원의 올곧고 정의로운 천성은 변하지 않았다. 그가 섀도우로서 그녀를 파트너로 선택한 것이 틀리지 않았음을 다시 한번 확신했다.

"진입한다!"

유지원의 외침과 함께, 선발대 전체가 소용돌이치는 포탈 안으로 빨려 들어갔다.

스스스스…….

공간이 비틀리는 감각이 지나가고 눈을 뜨자, 어둡고 으스스한 지하 철도 선로가 눈앞에 펼쳐졌다.
천장에는 녹슨 철근들이 흉물스럽게 드러나 있었고, 썩은 물 냄새와 피비린내가 진동했다.

C급 던전 [지하 기차역 유적].
그러나 내부의 상태는 일반적인 C급 던전의 농도를 아득히 초과하고 있었다. 공기 중을 떠도는 마력의 밀도가 지나치게 높아 숨을 쉴 때마다 폐가 뻐근하게 아파왔다.

쿠구구궁!

갑자기 발밑의 선로가 미친 듯이 웅웅거리며 요동치기 시작했다.

"뭐, 뭐야?! 지진인가?!"

"아닙니다! 게이트의 차원 결계 장벽이 급격하게 붕괴하고 있습니다! 던전 브레이크 전조입니다!"

부팀장의 경악 섞인 외침이 끝나기도 전에.

카아아아아아악!

크어어어어어!

선로 저편의 어두운 터널 속에서, 붉은 안광을 번뜩이는 수천 마리의 언데드 구울들과 해골 전사 떼가 홍수처럼 쏟아져 나왔다. 광포화된 마수들의 울부짖음이 좁은 지하 역사를 가득 메웠다.

"대형 방어막 형성! 전원 전투 준비!"

유지원이 빙결의 마력을 폭발시키며 장벽을 세우려 했으나, 이번에는 결계의 대규모 균열로 인해 천장의 콘크리트 상판 전체가 통째로 무너져 내리기 시작했다.

쿠구구구궁!

"아아아악!"

감사국 요원들이 무너지는 돌더미에 깔리며 대열이 순식간에 와해했다. 그 틈을 타 몰려든 구울 떼가 요원들과 짐꾼들을 무차별적으로 유린하기 시작했다.

강우 역시 무너지는 돌더미를 피하려 몸을 날렸으나, 천장에서 떨어진 거대한 철근이 그의 허벅지를 관통해 바닥에 박혀 버렸다.

"끄학!"

꼼짝없이 묶인 그의 눈앞에, 침을 질질 흘리는 구울 세 마리가 이빨을 드러내며 덮쳐왔다. 저 멀리서 유지원 역시 수백 마리의 마수들에게 둘러싸여 얼음 칼날을 휘두르며 고군분투하고 있었지만, 붕괴하는 던전의 거대한 해일 앞에서는 역부족이었다.

"……실패다."

강우는 주저 없이 품속에서 독약 주사기를 꺼내 목에 찔렀다.

"리셋한다."

의식이 어둠 속으로 꺼져가며, 첫 번째 대면 정찰 루프가 강제로 종료되었다.


스스스스…….

"흡!"

강우는 오피스텔 침대 위에서 눈을 번쩍 떴다.
지하 역사에서 겪었던 차가운 어둠과 살을 파고들던 철근의 감각이 뇌를 찔렀다. 그는 식은땀을 닦아내며 수첩을 펼쳤다.

"영등포 C급 게이트의 브레이크 시점은 내일 오전 11시 45분 진입 후 정확히 14분 뒤."

"첫 번째 붕괴 크랙의 위치는 2번 플랫폼 천장의 세 번째 대들보 기둥. 붕괴를 피하기 위한 안전지대는 1번 선로 우측의 비상 대피 통로 터널 안쪽."

강우의 눈동자에 절대적인 승리의 이정표가 그려졌다.
그는 침대에서 일어나 검은 후드티를 입었다.

"두 번째 루프. 이번에는 단 한 명의 요원도 죽게 놔두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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