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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망하면 하루 전으로 회귀합니다25화

사망하면 하루 전으로 회귀합니다

사망하면 하루 전으로 회귀합니다

25화: 붕괴의 잔해 (2막 완결)

보랏빛으로 미쳐 날뛰던 던전 코어의 마력 파동이 완전히 잠잠해졌다.
박살 난 '검은 열쇠'의 파편들이 제단 아래로 툭툭 떨어지며 금속성의 맑은 소리를 냈다.

유지원은 검을 거두지 않은 채, 천장의 마력 냉각수를 흠뻑 젖은 채 서 있는 섀도우를 멍하니 바라보았다. B급 헌터 한성우마저 무참하게 격살하고 던전의 붕괴를 단독으로 저지한 수수께끼의 존재.

"이게…… 섀도우, 당신의 무력인가요?"

유지원의 떨리는 목소리에, 강우는 그림자 가면에 가려진 얼굴로 나지막이 대답했다.

"나의 무력이 아닙니다. 단지 철저하게 준비된 전술의 결과일 뿐입니다."

강우는 발밑에 박살 나 있는 '검은 열쇠'의 핵심 메모리 칩을 주워 유지원을 향해 가볍게 던졌다.

탁.

유지원이 공중에서 칩을 낚아챘다.

"이 칩 내부에 강성재 이사가 이 장치를 구매하고 최태무에게 가동을 지시한 모든 명령 로그와 가상화폐 결제 내역이 담겨 있습니다. 이것으로 늙은 여우의 숨통을 완벽하게 끊어 놓으십시오."

"……고마워요. 이 정도의 은혜는 쉽게 갚을 수 있는 게 아니군요. 섀도우, 정식으로 우리 감찰팀의 비공식 고문으로 초빙하고 싶습니다. 당신이 원하는 대가는 무엇이든 태성 길드의 이름으로 지불하죠."

유지원의 제안은 파격적이었다. 대한민국 최고 길드의 비공식 고문 자리는 권력과 명예의 보증수표였다.
하지만 강우는 조용히 고개를 저었다.

"말했을 텐데요. 나는 음지에서 판을 짜는 자입니다. 양지의 명예 따위는 관심 없습니다. 대가로 요구할 것은 단 하나입니다."

강우의 그림자가 서서히 흐려지기 시작했다.

"이 영등포 구역에 잔존해 있는 골든 키와 블랙 드래곤의 불법 사채 채권 거래망을 완전히 뿌리 뽑아 주십시오. 법의 테두리 안에서 당신이 할 수 있는 가장 잔인한 방법으로 그들을 짓밟아 주십시오."

"어렵지 않은 요구네요. 즉시 소탕 작전을 가동하겠습니다."

유지원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앞으로 섀도우라는 이름의 정체를 추적하려는 그 어떤 시도도 하지 마십시오. 만약 선을 넘는다면, 우리의 파트너십은 그 즉시 종말을 고할 것이며 강성재 다음 타깃은 태성 길드 자체가 될 겁니다."

경고를 마친 강우의 몸이 검은 아지랑이가 되어 허공으로 산산이 흩어졌다.
유지원은 섀도우가 사라진 텅 빈 코어 룸을 바라보며 깊은 한숨을 쉬었다.


다음 날.
대한민국 법원은 국가 반역 및 대규모 민간인 학살 음모(인위적 던전 브레이크 유발 미수) 혐의로 구속된 강성재 전 상임이사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그와 결탁했던 수십 명의 태성 길드 중진들과 하위 사채 길드들의 핵심 간부들 역시 감사국 타격대에 의해 고구마 줄기처럼 엮여 줄줄이 압송되었다.

태성 길드의 구 세력은 완전히 몰락했고, 유지원은 길드의 비리를 척결한 정의로운 영웅으로 칭송받으며 길드 내 실권을 완벽하게 장악했다.

강우는 오피스텔 방 안에서 뉴스를 보며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었다.
은평구와 영등포구 일대의 불법 사채업 체인망이 완전히 붕괴하면서, 그를 괴롭히던 현실의 모든 위협이 완벽하게 정리되었다.

띠링.

[인과율이 거대하게 뒤틀렸습니다. 인류의 대재앙을 미연에 방지한 공적으로 특수 권능이 강화됩니다.]

"그림자 보행……."

강우의 눈동자가 번뜩였다.
순간 이동 계열의 고유 스킬은 헌터 업계에서도 초고가에 거래되는 희귀 스킬이었다. 마력 측정기에도 감지되지 않는 이 특수 스킬을 얻음으로써, 그의 생존력과 기습 능력은 이전과는 비교도 되지 않을 정도로 초월적인 수준에 도달했다.

그러나 승리의 단맛은 길지 않았다.
강우는 책상 서랍 깊숙이 보관해 두었던 과거 회귀 전의 다이어리를 꺼내 들었다.
그 다이어리의 몇 페이지 뒤에는, 붉은색 펜으로 거대하게 별표가 쳐진 날짜와 메모가 적혀 있었다.

[대재앙: 영등포 게이트 브레이크. C급 게이트의 자연 붕괴로 인한 무차별적 마수 유출. 사망자 3,000명 이상. 서울 서남부 구역 초토화.]

강성재의 인위적인 음모는 막았지만, 인과율의 나비 효과로 인해 원래 일어났어야 할 자연재해인 '진짜 대형 던전 브레이크'의 발동 시점이 급격하게 앞당겨지고 있었다.
그리고 그 재앙의 중심지는 다름 아닌 강우의 어머니가 누워 있는 영등포 종합병원을 휩쓸고 지나갈 예정이었다.

이번에는 정보 폭로나 사전 차단 같은 꼼짝달싹 못 할 첩보전으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었다. 수천 마리의 마수들이 도심으로 쏟아져 나오는 진짜 '전쟁'이었다.

"피할 수 없다면…… 내가 직접 그 전장의 설계자가 되는 수밖에."

강우는 다이어리를 덮으며 차가운 안광을 번뜩였다.
진짜 괴물들과의 유혈이 낭자한 대전쟁, 그리고 태성 길드의 유지원 팀장과 '섀도우'가 아닌 평범한 고등학생 짐꾼 '한강우'로서 맞닥뜨리게 될 진짜 운명적인 조우의 막이 서서히 오르고 있었다.
(제 2막 완결. 3막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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