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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망하면 하루 전으로 회귀합니다21화

사망하면 하루 전으로 회귀합니다

사망하면 하루 전으로 회귀합니다

21화: 폭주의 서막

섀도우가 넘겨준 붉은 서류철의 위력은 절대적이었다.
태성 길드의 상임이사 강성재가 뒷골목 조직들과 연계해 불법 던전을 운영하고, 그곳에서 인권 유린과 불법 마석 채굴을 저질렀다는 명백한 증거들 앞에 길드 이사회는 침묵할 수밖에 없었다.

유지원은 그 증거들을 빌미로 이사회를 압박, 강성재 이사의 모든 직위를 박탈하고 길드 공식 감찰팀의 전권을 손에 쥐었다. 태성 길드 내에서 그녀의 입지는 단숨에 차기 길드장 후보로 거론될 만큼 수직 상승했다.

하지만 수십 년 동안 권력의 정점에 서 있던 늙은 여우 강성재가 이대로 순순히 파멸을 받아들일 리 없었다.

"내 목줄을 끊으려 했다면, 네년의 목숨줄도 내놓아야 할 것이다."

구속 수사 직전, 보석금으로 풀려나 가택 연금 상태에 있던 강성재는 자신의 충실한 사냥개이자 태성 길드 내부의 비밀 특수 공작원인 B급 각성자 최태무를 조용히 불러들였다.

"최 팀장. 준비해 둔 '검은 열쇠'를 가동해라."

"……정말이십니까? 그 장치를 가동하면 도심 한복판에 대규모 게이트 붕괴가 일어납니다. 피해 규모는 짐작조차 할 수 없습니다."

최태무의 안색이 굳어졌다. '검은 열쇠'란 던전 내부의 마력 안정화 코어를 강제로 과부하해 파괴하여, 던전의 몬스터들이 현실 세계로 쏟아져 나오게 만드는 금단의 폭주 장치였다. 즉, 인위적인 '던전 브레이크(Dungeon Break)' 유발 장치였다.

"유지원 그 계집이 감사국 타격대를 이끌고 현장 지휘를 맡을 예정인 C급 게이트 [폐쇄된 지하 쇼핑몰] 구역이다. 그곳에서 던전 브레이크가 일어나 감사국 타격대가 전멸하고 수백 명의 민간인이 죽는다면, 유지원은 그 책임을 지고 실각하는 것을 넘어 형사 처벌을 면치 못할 것이다. 나 혼자 감옥에 갈 수는 없지."

강성재의 비열한 눈동자가 광기로 번뜩였다.


같은 시각. 강우는 노트북 모니터 너머로 태성 길드 내부의 무전 통신망을 해킹해 감시하고 있었다.
그때, 보안망 깊숙한 곳에서 최태무의 암호 코드가 활성화되는 것을 포착했다.

[검은 열쇠 이송 완료. 대상 게이트: 영등포 C급 게이트 [폐쇄된 지하 쇼핑몰]. 가동 예정 시각: 내일 오후 2시.]

"이 미친 인간들이……."

강우의 안색이 창백하게 질렸다.
영등포 [폐쇄된 지하 쇼핑몰] 게이트는 그의 어머니가 입원해 있는 종합병원에서 불과 직선거리로 500미터밖에 떨어지지 않은 곳이었다. 그곳에서 던전 브레이크가 일어나 C급의 흉포한 마수들이 현실로 쏟아져 나온다면, 어머니의 병원 역시 괴물들의 유린을 피할 길이 없었다.

자신의 일상을 지키고 어머니를 구하기 위해서라도, 이 폭주 음모는 반드시 막아야 했다.

"시간이 없다."

강우는 즉시 장비를 챙겨 영등포로 향했다.
내일 오후 2시에 폭주가 시작된다는 것은, 오늘 밤 최태무의 암살조가 비밀리에 게이트에 진입해 폭주 장치를 설치할 것이라는 뜻이었다.


첫 번째 루프. 밤 11시 30분, 영등포 [폐쇄된 지하 쇼핑몰] 게이트 입구.
이미 통제 구역으로 묶인 쇼핑몰 철문 틈새로 최태무를 포함한 다섯 명의 정예 공작원이 은밀하게 게이트 안으로 미끄러져 들어가는 것이 보였다.

강우는 그들의 뒤를 따라 '심연의 장막'을 치고 게이트 내부로 잠입했다.

스스스스…….

게이트 안은 백화점 매장들이 처참하게 부서져 어질러진 어두운 복도였다. C급 마수인 '타락한 쇼핑몰 리자드맨'들이 순찰을 도는 위험한 구역이었지만, 최태무 일당은 강력한 화력으로 마수들을 소리 없이 도살해가며 던전 중앙의 '마력 코어 룸'을 향해 전진했다.

강우는 그들의 50미터 뒤를 조용히 쫓았다.
하지만 최태무는 일반적인 헌터들과 격이 달랐다. B급의 예민한 살기 감지 능력을 지닌 그는 등 뒤에서 미세하게 일렁이는 그림자 파동을 잡아내고 즉시 몸을 돌렸다.

"어떤 쥐새끼가 미행하는군."

최태무가 손가락을 퉁기자, 그의 곁에 서 있던 염동력 계열 D급 헌터가 허공을 향해 손을 뻗었다.

웅―――――!

"……윽!"

주변의 흩어져 있던 무거운 철제 진열장들이 엄청난 속도로 날아와 강우가 숨어 있던 벽면을 짓뭉개 버렸다.
강우는 급히 몸을 날려 피했지만, 최태무는 이미 강우의 바로 앞까지 접근해 있었다. 그의 손에 쥐인 거대한 단검에 붉은 화염 마력이 서려 있었다.

"무능력자 짐꾼의 몸놀림이 아니군. 네놈이 섀도우냐?"

화르륵!

최태무가 검을 휘두르자, 폭발적인 화염의 참격이 강우의 전신을 덮쳤.
방어구를 두르고 마력 장막을 쳤으나, B급 정예 헌터의 전력 참격을 정면으로 버텨내기에는 마력의 농도가 턱없이 부족했다. 전신에 극심한 화상을 입으며 살 타는 냄새와 함께 강우의 뼈가 녹아내렸다.

"끄아아아악!"

강우는 비명을 지르며 바닥을 굴렀다. 최태무는 차가운 눈으로 강우의 목에 칼을 찔러 넣었다.

푸욱.

의식이 멀어지기 직전, 강우는 흐려지는 시야 속에서 최태무가 코어 룸의 마력 제단 위에 검은 기계 장치를 설치하는 것을 보았다.

"……리셋."

그의 영혼이 다시 인과의 강을 거슬러 올라가기 시작했다.


스스스스…….

"하아, 하아……!"

강우는 침대 위에서 상체를 홱 일으켰다.
지옥 같은 불길에 전신이 타들어가던 환각 고통에 심장이 미친 듯이 날뛰었다. 그는 식은땀을 닦아내며 시계를 보았다.

날짜는 거래 전날, 즉 폭주 음모 실행 18시간 전이었다.

"최태무의 무력은 상상을 초월한다. D급 염동력 헌터와 최태무의 화염 마력 참격의 연계는 내 단독 무력으로는 뚫을 수 없어."

강우는 눈동자를 굴렸다.
최태무 일당을 정면으로 격파하고 검은 열쇠의 작동을 막기 위해서는, 그에 걸맞은 강력한 아군이 필요했다.

그는 스마트폰을 켜서 유지원의 메신저로 급박하게 타이핑을 시작했다.

[강성재 이사가 내일 오후 2시, 당신이 진입할 영등포 C급 게이트에 '검은 열쇠'를 가동해 대규모 던전 브레이크를 일으키려 합니다. 최태무의 암살조가 오늘 밤 11시 30분에 기기 설치를 위해 진입할 예정입니다. 저와 함께 그들을 사냥하시겠습니까?]

보내진 메시지의 끝에, 소년은 긴장된 호흡을 가다듬으며 유지원의 응답을 기다렸다.
타임어택의 초읽기가 다시 한번 요란하게 돌아가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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