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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망하면 하루 전으로 회귀합니다19화

사망하면 하루 전으로 회귀합니다

사망하면 하루 전으로 회귀합니다

19화: 타이밍의 미학

푸른빛의 탈출 포탈이 일렁이며 강우와 이십여 명의 채무자가 쏟아져 나온 곳은, 은평구 갈현동 노래방 기지의 어두운 홀이었다.

"하아, 하아…… 살았다……!"

"정말 살았어! 밖이야!"

채무자들은 바닥에 주저앉아 감격에 젖어 눈물을 흘렸다. 하지만 강우의 눈동자는 여전히 경계심으로 가득 차 있었다. 던전을 빠져나왔다고 해서 안전한 것은 아니었다. 이곳은 골든 키 조직의 거점 한가운데였으니까.

철커덕! 철커덕!

홀 사방에 있던 문들이 거칠게 열리며, 검을 쥔 헌터들이 쏟아져 나와 그들을 포위했다. 노래방 기지를 지키고 있던 골든 키의 잔여 경비 대원들이었다.

"이 자식들, 결계가 폭주했는데 어떻게 살아 돌아왔지? 배철수 대장은 어디 있냐?!"

사설 헌터들이 윽박지르며 다가왔다. 그들의 중앙에서 붉은 코트를 입은 안경 쓴 남자가 걸어 나왔다. 골든 키 조직의 은평 지부장인 C급 각성자 권도현이었다. 그는 강우의 가방과 채무자들의 멀쩡한 몰골을 보더니 상황이 이상하게 돌아가고 있음을 직감했다.

"배철수가 무능력자 짐꾼들 따위를 살려서 보냈을 리가 없지. 무전도 차단됐고, 모니터링 시스템도 해킹당했다. 놈들 중에 섀도우가 숨어 있는 게 분명해."

권도현이 손끝에서 날카로운 바람 마력을 피워 올리며 강우를 노려보았다.

"누가 섀도우냐? 자백하면 너희 벌레 같은 채무자 새끼들 중 절반은 살려 보내주지. 하지만 입을 다문다면 여기서 전부 도살해 버리겠다."

채무자들은 겁에 질려 서로를 쳐다보며 뒤로 물러섰다. 그들은 짐꾼 소년인 강우가 이 모든 일을 꾸몄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자신들을 살려준 은인인 강우를 차마 고발하지 못하고 부르르 떨기만 했다.

강우는 가만히 품속의 스마트폰을 꺼내 날짜와 시각을 확인했다.

오후 11시 45분.

"지부장님."

강우가 천천히 한 걸음 앞으로 걸어 나왔다.

"네놈이 섀도우냐?"

"시간이 참 정확하군요."

강우가 미소를 지었다.

"무슨 소릴 하는 거야, 이 쥐새끼가……."

권도현이 짜증스럽게 바람 칼날을 휘두르려던 바로 그 순간.

위이이이이이이이잉―――――!

건물 바깥 전체를 뒤흔드는 요란한 사이렌 소리가 지하 노래방 홀까지 찢고 들어왔다.
그와 동시에 지하로 통하는 계단 윈도우가 거칠게 박살 나며, 수십 개의 섬광탄과 가스탄이 홀 안으로 쏟아져 내렸다.

쾅! 쾅! 쾅!

"아아악! 내 눈!"

"습격이다! 어떤 새끼들이……!"

자욱한 백색 연기와 최루가스 속에서, 방탄 헬멧과 전술 장비를 갖춘 헌터 협회 감사국 직속 타격대와 특수 경찰 대원들이 총기를 겨눈 채 들이닥쳤다.

"헌터 협회 감사국이다! 전원 무기를 버리고 투항하라! 저항 시 즉각 사살한다!"

"협회 타격대?! 그들이 왜 여기에?!"

골든 키의 사설 헌터들은 당황하여 무기를 떨어뜨리고 바닥에 엎드렸다. 미등록 사설 던전 운영과 불법 노예 노동은 협회 법상 즉각 사형 내지는 종신형에 처해지는 중범죄였다. 공권력의 압도적인 무력 앞에 C급인 권도현조차 감히 저항할 엄두를 내지 못하고 바람 마력을 거두었다.

강우는 이 타이밍을 완벽하게 계산하고 있었다.
어제 던전에 진입하기 직전, 그는 골든 키의 사설 던전 실시간 좌표와 노예 채굴 증거(차단하기 전, 백도어를 통해 빼돌린 본사 서버의 녹화본)를 협회 감사국의 직통 고발 라인으로 전보 발송해 두었다.
감사국 타격대가 출동해 진입을 완료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정확히 2시간 30분.
강우가 던전을 탈출해 포탈 밖으로 나오는 시각에 정확히 맞춘 설계였다.

"도망쳐!"

혼란한 틈을 타, 권도현이 지부장실 내부의 비밀 금고에서 핵심 기밀 하드디스크와 기밀 서류를 챙겨 들고 벽면의 숨겨진 비상구로 달아나기 시작했다.
강우는 최루가스 연기 속에서 야간 투시를 켠 채 그의 도주 경로를 쫓았다.

스윽.

강우는 연기 속을 가르며 권도현의 등 뒤로 소리 없이 따라붙었다.

[스킬 '심연의 손길' 발동.]

바닥의 그림자가 채찍처럼 뻗어 나가 권도현이 품에 안고 있던 검은색 가방의 지퍼를 낚아챘다.

스윽. 탁.

권도현은 뒤에서 무언가 기분 나쁜 마력 파동이 스쳐 지나간 것을 느꼈으나, 경찰의 추격에 눈이 멀어 뒤를 돌아보지 못하고 비상구를 통해 허겁지겁 밖으로 도망쳤다. 그가 가방을 굳게 쥐고 있었지만, 가방 안쪽 지퍼가 열려 내부에 들어 있던 핵심 암호 장부와 빨간 서류철 하나가 강우의 그림자 촉수에 걸려 쏙 빠져나온 뒤였다.

"확보 완료."

강우는 서류철을 가슴 품 깊숙이 밀어 넣은 뒤, 구출된 채무자들의 대열에 자연스럽게 섞여 들어가 경찰의 보호를 받았다.

"학생, 다친 데는 없어? 어서 밖으로 나가서 치료받아."

타격대 대원의 친절한 안내를 받으며 지하를 빠져나온 강우는 차가운 밤공기를 들이마셨다.
골목길 구석에서 경찰차들의 붉고 푸른 경광등이 번쩍이는 것을 보며, 강우는 품 안에서 가로챈 붉은 서류철을 꺼내 조심스럽게 펼쳐보았다.

서류의 첫 페이지에는 굵은 고딕체로 익숙한 이름이 적혀 있었다.

[태성 길드 상임이사 강성재 - 은평구 지부 불법 던전 수익 배분 계약서]

강우의 눈동자가 차갑게 식어 내렸다.
그를 비참하게 만들었던 블랙 드래곤의 배후를 넘어, 드디어 대형 길드 '태성'의 핵심 썩은 고름이자 유지원의 정적인 강성재 이사의 덜미를 잡은 순간이었다.

"섀도우의 두 번째 거래 카드가 준비되었군."

소년은 소리 없이 웃으며 서류철을 품에 안고 어둠 속으로 걸어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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