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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2 (열두 시 십이 분)42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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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화: 진정한 사과

윤재는 도현의 품에서 천천히 빠져나왔다.

그의 오른팔뿐만 아니라 이제 어깨와 쇄골 주변까지 희미한 혼백의 파편으로 바스러져 내리고 있었다.

하지만 윤재의 눈빛은 그 어느 때보다 맑고 단단하게 빛나고 있었다.

“형을 7년 동안 차가운 감옥에 가두고 얻은 내 목숨은 가짜였어. 그리고 나 하나 살자고 또다시 형을 그 지옥 같은 금기의 제단 위에 올려놓을 수는 없어. 이제… 그만하자.”

“윤재야…!”

도현이 다급히 윤재를 붙잡으려 했지만, 윤재는 가슴에 남은 마지막 인과율의 힘을 폭발시켰다.

손바닥에 쥔 깨진 시계 파편이 붉은빛을 뿜어내며 왜곡된 경계의 통로를 열었다.

이번에 그가 향하는 곳은 7년 전 비 내리던 도로가 아니었다.

7년 전, 동생 윤재의 원래 죽음을 목격하고 충격에 빠져 어떻게든 윤재를 살리기 위해 차이준과 마주앉아 장부 계약서에 서명하려 했던 ‘7년 전의 강도현’… 그리고 그 옆에서 아무것도 모른 채 인과율의 공백에 갇혀 절규하던 ‘과거의 강윤재’ 자신이었다.

콰아아아아----!

인과의 축이 뒤틀리며 눈부신 영혼의 빛이 터져 나왔다.


시야가 맑아졌을 때, 윤재는 7년 전 비 내리던 도서관 지하의 한 복도에 서 있었다.

저 멀리 차이준과 마주 앉아 절박하게 펜을 쥔 젊은 날의 도현이 보였고, 그 옆에는 혼령처럼 웅크린 채 "형, 안 돼! 차라리 내가 죽게 놔둬!"라며 소리 없이 울부짖고 있는 7년 전 과거의 강윤재가 있었다.

과거의 자신은 시간의 경계 너머에 갇혀 도현에게 닿지 못하는 절망감에 휩싸여 흐느끼고 있었다.

윤재는 뚜벅뚜벅 걸어가 과거의 자신 앞에 섰다.

과거의 어린 윤재가 붉어진 눈을 들어 자신과 똑같이 생겼지만 온몸이 바스러져 가는 미래의 윤재를 바라보았다.

“너… 넌 누구야?”

윤재는 과거의 자신 앞에 무릎을 꿇고 주저 없이 그의 작은 어깨를 맞잡았다.

신기하게도 과거의 자신에게는 손이 닿았다.

동일한 영혼의 공명 때문이었다.

“미안해, 윤재야. 그리고 정말 고마워.”

윤재는 과거의 자신을 똑바로 보며 눈물을 흘렸다.

“그동안 나를 살리려고 형이 수없이 시간을 돌리며 발버둥 쳤어.”

“7년 동안 이곳 정오 보관실에 갇혀 매일의 지옥을 겪어온 건 우리가 아니라 형이었던 거야.”

과거의 윤재가 눈물을 뚝뚝 흘리며 그의 손을 마주 잡았다.

“내가… 내가 원래 그 트럭에 치여 죽었어야 했다고? 형이 나 대신 그 앞에 섰던 거야…?”

“그래. 억지로 나를 살리는 대가로 형은 자신의 존재를 장부의 심장으로 바쳐 7년 동안 차가운 제단의 노예로 박제되어 있었던 거야.”

“이건 구원이 아니라 가혹한 형벌이었어. 우리는 형의 희생으로 만들어진 거짓된 삶 속에 연명해 온 거야.”

윤재는 7년 전 과거의 자신의 가슴팍을 꾹 눌렀다.

“이제 그만 형을 놔두자. 형을 편안하게 보내주자.”

“죽음보다 더 끔찍한 연옥의 고통에서 형을 해방해 주자.”

“그게 우리가 형에게 해야 할 진정한 사과이자, 진짜 구원이야.”

과거의 어린 윤재의 눈동자가 흔들렸다.

미래의 윤재가 전하는 뼈아픈 진심과 슬픔이 고스란히 전달된 모양이었다.

“형을… 보내준다고…?”

“그래. 우리에게 내일이 오지 않았던 건, 어제의 슬픔을 억지로 움켜쥐고 놓아주지 않았기 때문이야.”

“형을 보내주자. 그리고 우리도 그 대가를 받자.”

과거의 윤재는 마침내 고개를 끄덕이며 참았던 오열을 터뜨렸다.

미래의 윤재는 그런 자신을 품에 안아 다독였다.

그 순간, 멀리서 장부에 서명하려던 7년 전 도현의 펜 끝이 멈추었다.

도현은 마치 무언가를 들은 듯 허공을 바라보더니, 조용히 펜을 내려놓고 장부를 덮었다.

역사가, 가장 밑바닥의 첫 단추부터 다시 맞춰지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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