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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2 (열두 시 십이 분)30화

12:12

12:12

30화: 선택의 기로

“헉…!”

윤재는 거칠게 숨을 몰아쉬며 병상에서 일어났다. 온몸이 땀으로 흥건히 젖어 있었다.

옆에서 졸고 있던 서연이 소스라치게 놀라며 그를 부축했다.

“윤재야! 괜찮아? 갑자기 신호가 차단되면서 튕겨 나왔어….”

도식 역시 복잡하게 얽힌 주술의 실선들 사이에서 눈을 비비며 다가왔다.

“선배님, 무사하셨군요. 의식의 끈이 정각 12시 24분에 완전히 끊겼어요. 1초만 늦었어도 의식이 공백에 갇힐 뻔했습니다.”

윤재는 자신의 오른손바닥을 폈다. 상처 입은 살갗 위에 붉은 핏자국이 선명했다. 그리고 그 손아귀에는 7년 전 과거의 공간에서 도현이 건네준 ‘진짜 12:12 시계’가 꽉 쥐어져 있었다.

현실로 돌아왔음에도, 형이 건넨 유품은 사라지지 않고 윤재의 손안에 묵직하게 존재하고 있었다.

시계 뒷면에 날카롭게 각인된 글자.

[12:12를 믿지 마.]

윤재는 도식과 서연에게 형의 영혼이 갇혀 있던 비 내리는 도로의 일들과 형이 전해준 마지막 경고를 설명했다. 이야기를 들은 도식의 얼굴이 급격히 창백해졌다.

“그럴 수가… 12:12가 장부의 도살장이라고요?”

도식은 노트북을 열어 형의 외장하드에 담긴 텍스트 파일들을 띄우고, 급히 주언의 구성을 분석하기 시작했다.

“만약 형님의 말이 맞다면… 우리가 시간을 돌릴 때마다 장부는 윤재 선배님의 영혼 일부를 갉아먹으며 성장해 온 거예요. ‘12분간의 자유’는 눈속임이고, 실상은 장부가 인과율을 수확하기 위해 만든 완전한 덫인 거죠. 우리가 굴레를 쓰면 쓸수록, 파멸로 걸어 들어가는 구조였던 겁니다.”


그때 병실 문이 거칠게 열리며 검은 코트 차림의 차이준이 들어섰다. 그의 얼굴은 흙먼지로 뒤덮여 있었고 입술 끝에는 말라붙은 피가 묻어 있었다. 그 역시 의식 동조의 반동을 겪은 모양이었다.

“강도현의 말이 맞다.”

차이준은 병실 벽에 기대어 싸늘하게 가라앉은 목소리로 말했다.

“장부는 후회를 먹고 자란다. 과거로 가는 12분은 인간의 후회가 가장 극대화되는 순간이지. 장부의 입장에서는 가장 맛있는 먹잇감이 요리되는 시간인 셈이다. 우리가 그 12분을 끊어내지 않는 한, 영원히 장부의 지배에서 벗어날 수 없어.”

윤재는 침대 옆 누워 있는 형을 바라보았다. 산소호흡기 너머로 미세하게 들리는 형의 숨소리. 비록 가상 시간선에서 형의 영혼과 마주하고 시계까지 받아왔지만, 현실의 도현은 여전히 뇌사 상태로 침묵을 지키고 있었다.

“그럼… 어떻게 해야 하지? 12:12를 파괴하면 형은 어떻게 되는 거야?”

윤재의 물음에 차이준의 두 눈이 깊게 가라앉았다.

“장부와 얽힌 모든 인과율이 리셋되겠지. 그것이 뜻하는 바는 하나다. 장부의 힘으로 억지로 유보해 둔 과거의 일들이 제자리로 돌아간다는 것.”

도식이 조심스럽게 덧붙였다.

“형님의 원래 운명… 즉, 7년 전 교통사고 당시의 죽음이 현실로 확정될 수도 있어요. 아니면, 운 좋게 살아남더라도 이 굴레와 보관실의 힘으로 유지되던 형님의 육체는… 더 이상 지탱되지 못하고 붕괴할 겁니다.”

서연이 도현의 침대를 꼭 잡으며 울먹였다.

“그건… 도현 오빠를 우리 손으로 죽이는 거나 다름없잖아….”

윤재는 가슴이 터질 것 같은 고통 속에서 눈을 감았다.

기적처럼 형을 다시 만났고, 바로 옆 침대에 뉘어 두었다. 하지만 형을 영원히 살리기 위해 굴레를 계속 쓴다면 결국 장부의 잠식에 영혼을 빼앗겨 파멸할 것이고, 12:12를 파괴해 굴레를 종결하면 형의 목숨을 잃게 될지도 모른다.

살릴 것인가, 파괴할 것인가.

어느 쪽을 선택해도 지옥 같은 상실이 기다리고 있는 잔혹한 기로였다.

윤재는 가슴에 손을 얹었다. 심장 위에 박힌 작은 검은 점이 여전히 차갑게 맥동하고 있었다. 마치 그에게 마지막 선택을 재촉하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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