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탑의 1층만 만 년째, 드디어 올라갑니다7화

탑의 1층만 만 년째, 드디어 올라갑니다

탑의 1층만 만 년째, 드디어 올라갑니다

7화: 지옥의 파수개

10층 입구의 검은 문은 숨을 쉬고 있었다.

문틈마다 붉은 열기가 새어 나왔다. 바닥에 새겨진 원형 문양은 박동처럼 켜졌다가 꺼졌고 그때마다 광장에 선 도전자들의 얼굴이 붉게 물들었다.

강현우는 문 앞에 섰다.

낡은 가죽 아머. 녹슨 단검. 1층 지급품 그대로인 차림은 10층 광장에 어울리지 않았다. 광장에 모인 사람들은 두꺼운 방패와 화염 저항 망토와 회복 물약을 챙긴 채 파티원 수를 다시 세고 있었다.

그 사이에서 현우만 빈손에 가까웠다.

[10층 관문]

[하층 첫 졸업 시험]

[관문 보스: 지옥의 파수개]

[권장 구성: 방어 1, 근접 2, 원거리 1, 회복 1]

문 위의 붉은 글씨가 깜빡였다.

광장 한쪽에서 방패를 든 남자가 현우를 불렀다.

"거기 신입. 혼자 들어가려는 거 아니지?"

현우는 고개만 돌렸다.

"문 앞에 섰는데."

"미쳤어? 10층 관문은 장난이 아니야. 파수개한테 한 번 물리면 장비 내구도부터 녹아. 실패하면 하루 동안 재입장도 못 하고."

다른 도전자가 끼어들었다.

"최소 다섯 명은 맞춰야 해요. 포효 때 방패가 앞에서 버티고 회복 담당이 화상 풀어줘야 합니다. 혼자 들어가면 첫 패턴에서 끝나요."

그들의 말은 허세가 아니었다.

광장 가장자리에는 검게 그을린 방패들이 쌓여 있었다. 몇몇 도전자는 팔뚝에 붉은 화상 자국을 감은 채 다음 도전을 기다렸고 약초 냄새가 열기와 섞여 올라왔다.

현우는 문틈으로 새어 나오는 울음소리를 들었다.

크르르르.

짐승의 목울림이었다. 세 갈래로 겹친 소리였다. 숨에는 불 냄새가 섞여 있었다. 발톱이 돌바닥을 긁는 간격도 들렸다.

크기는 제법 큰 모양이었다.

"큰 개네."

방패 남자의 눈이 흔들렸다.

"개가 아니라 지옥의 파수개야. 하층 졸업 보스라고."

"개는 개지."

현우는 문 앞 관리석에 손을 얹었다.

관리석이 즉시 붉게 달아올랐다.

[입장자 확인]

[대상자: 강현우]

[파티 구성 부족]

[단독 입장 위험도: 치명]

[입장을 취소하십시오]

"취소는 됐고."

현우는 손바닥 밑의 결을 읽었다. 복잡한 관문처럼 꾸며놓았지만 본질은 보스방 문이었다. 입장자의 수를 세고 장비 상태를 확인한 뒤 안쪽 몬스터를 깨우는 구조.

1층 늙은 홉고블린의 방도 매번 이런 식으로 문을 걸었다.

그 문은 만 년 동안 현우 앞에서 수없이 열렸다.

현우는 관리석 안쪽으로 흐르는 선 하나를 눌렀다.

딱.

검은 문이 열렸다.

[파티 구성 확인]

[오류]

[단독 입장 승인]

[관문 봉쇄 시작]

광장에 있던 도전자들이 동시에 숨을 삼켰다.

"잠깐! 들어가면 문 닫혀!"

현우는 뒤돌아보지 않았다.

"닫히면 잡고 나오면 되지."

그는 문 안으로 걸어 들어갔다.

문이 등 뒤에서 닫혔다.

10층 보스 방은 거대한 원형 투기장이었다. 벽에는 검게 탄 쇠사슬이 층층이 걸려 있었고 천장에는 붉은 균열이 거미줄처럼 퍼져 있었다. 바닥 중앙에는 마른 피처럼 굳은 문양이 있었다.

그 문양 위에 짐승이 앉아 있었다.

머리가 셋이었다.

각각의 머리는 말보다 컸고 눈은 녹은 쇳물처럼 빛났다. 목덜미에는 검은 털과 불씨가 섞여 흔들렸다. 앞발 하나가 바닥을 긁자 돌이 녹아 검은 자국을 남겼다.

[지옥의 파수개가 침입자를 인식했습니다]

[관문 보스 보호 판정 작동]

[사슬 결계 전개]

천장과 벽의 쇠사슬이 살아 있는 뱀처럼 움직였다.

사슬은 보스 방 전체를 둘러싸며 둥근 장막을 만들었다. 바닥 문양이 켜지고 현우의 발밑에도 붉은 원이 생겼다.

[회피 제한]

[위치 고정]

[공포 포효 준비]

파수개의 세 머리가 동시에 입을 벌렸다.

크아아아아!

소리가 벽을 때렸다. 보통 도전자라면 다리가 굳고 손에서 무기가 떨어졌을 것이다. 포효는 귀가 아니라 몸속 마력 줄기를 물어뜯는 방식이었다.

현우는 눈을 가늘게 떴다.

"시끄럽네."

그는 발밑의 붉은 원을 밟았다.

원은 그의 발목을 붙잡으려 했다. 방향은 분명했다. 먼저 무릎을 굳히고 허리를 세운 뒤 목을 보스 쪽으로 돌리는 판정.

1층 늙은 홉고블린이 첫 내려찍기를 맞히려고 쓰던 위압과 비슷했다.

다른 점은 장식이 많다는 것뿐이었다.

현우가 발가락에 힘을 주자 붉은 원이 납작하게 눌렸다.

[위치 고정 실패]

[공포 판정 저항 불가]

[오류]

파수개의 왼쪽 머리가 먼저 달려들었다.

이빨 사이에서 불길이 터졌다. 오른쪽 머리는 옆으로 빠져 후방을 물려 했고 가운데 머리는 포효를 이어가며 현우의 움직임을 묶으려 했다.

보스 방의 전형적인 분단 패턴이었다.

방패가 앞에 서고 원거리 공격수가 옆머리를 끊고 회복 담당이 포효를 풀어야 하는 구조.

현우에게는 전부 느렸다.

왼쪽 머리의 턱이 닿기 전에 현우는 한 걸음 옆으로 움직였다. 회피 제한 문양이 뒤늦게 그를 잡으려 했지만 발바닥 밑에서 미끄러졌다. 오른쪽 머리의 이빨은 빈 공간을 물었다.

현우는 가운데 머리의 목 아래를 보았다.

심장처럼 뛰는 붉은 핵이 있었다.

하지만 진짜 매듭은 거기가 아니었다.

핵에서 뻗은 판정선들이 바닥과 벽으로 이어져 있었다. 보스가 피해를 입으면 방 전체가 나눠 받는 구조였다. 그래서 보통 파티는 오래 때려야 했다.

"몸집 큰 것들은 항상 이래."

현우는 녹슨 단검을 꺼냈다.

"정작 약한 데는 따로 숨겨."

파수개의 세 머리가 동시에 불을 뿜었다.

지옥불이 원형으로 번졌다. 바닥의 사슬 결계가 불길을 받아 증폭했다. 천장 균열에서 붉은 재가 쏟아졌다.

[지옥불 심장 과열]

[피해 분산 판정 최대치]

[관문 방 내부 소각]

광장 바깥의 관리석도 붉게 변했다.

문 앞에서 기다리던 도전자들은 기록창을 보고 굳었다.

[단독 입장자 생존 위험]

[관문 내부 열량 급상승]

[구조 진입 불가]

"끝났어."

누군가 중얼거렸다.

그 순간 보스 방 안에서 아주 작은 소리가 났다.

딱.

현우의 단검 끝이 바닥을 찔렀다.

정확히는 바닥이 아니었다. 지옥불 심장에서 사슬 결계로 넘어가는 첫 매듭. 보스가 방 전체의 보호 판정을 빌려 쓰는 시작점이었다.

1층 늙은 홉고블린도 도끼를 들기 전에 어깨를 먼저 열었다.

그보다 먼저 찌르면 끝났다.

현우의 기본 찌르기는 직선이었다.

그 직선이 바닥 문양을 꿰뚫고 지옥불 심장의 맥을 찢었다. 사슬 결계가 한 박자 늦게 끊어졌다. 피해 분산 판정은 받을 곳을 잃고 보스 자신에게 되돌아갔다.

파수개의 세 머리가 동시에 멈췄다.

불길도 멈췄다.

투기장 전체가 숨을 멈춘 것처럼 조용해졌다.

[관문 보스 보호 판정 붕괴]

[피해 분산 판정 역류]

[지옥의 파수개 처치]

[소요 시간 산정 중]

[산정 실패]

파수개의 거대한 몸이 안쪽에서부터 갈라졌다. 붉은 빛이 금 사이로 새어 나오더니 재가 되어 흩어졌다. 세 머리는 마지막까지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이해하지 못한 얼굴이었다.

현우는 단검을 털었다.

"기본 찌르기는 이래야지."

천장의 사슬이 우수수 떨어졌다.

그중 몇 개는 바닥에 닿기도 전에 빛으로 변했다. 보스 방 벽에 새겨진 문양들이 하나씩 꺼졌고 중앙의 붉은 균열도 검은 선만 남긴 채 식었다.

[10층 관문 클리어]

[하층 졸업 조건 충족]

[단독 처치 보상 정산]

[오류]

[관문 구조 손상 감지]

[하층 보스 방 판정 재계산 불가]

현우의 앞에 보상창이 떴다.

금화 주머니. 붉은 목걸이. 불 저항 망토. 관문 졸업 증표.

그 옆에 작게 다른 문장도 떠 있었다.

[10층 휴게소 식권 1매]

현우는 다른 보상보다 그것을 먼저 집었다.

"휴게소도 있네."

그는 만족한 얼굴로 식권을 접어 품에 넣었다. 금화 주머니와 목걸이는 대충 챙겼고 망토는 손에 걸었다가 다시 접었다.

"덥게 생겼는데."

보스 방 반대편의 문이 열렸다.

[11층 통행 허가]

문 바깥에는 밝은 계단이 이어져 있었다.

현우는 걸음을 옮겼다.

그때 닫혔던 10층 입구 문이 다시 열렸다.

광장에 있던 도전자들이 안쪽을 보았다.

그들이 본 것은 비어 있는 투기장이었다. 지옥의 파수개는 없었다. 사슬 결계도 없었다. 바닥에는 단검이 찌른 듯한 작은 흠집 하나만 남아 있었다.

그리고 그 너머에서 현우가 11층 계단으로 걸어가고 있었다.

"보스는?"

"방금 들어갔잖아."

"문 닫힌 지 얼마나 됐어?"

"시간 기록이 안 떠."

관리석 위로 붉은 기록창이 폭주하듯 떠올랐다.

[강현우]

[10층 관문 보스 단독 처치]

[지옥의 파수개 소멸]

[보스 방 보호 판정 붕괴]

[하층 관문 재계산 불가]

[상층 기록망 긴급 공유]

한도윤의 투영창도 광장 한가운데 열렸다.

그는 기록판을 보다가 아주 천천히 눈을 감았다.

"보스 방을... 처치했다고?"

박하린의 이름이 옆 기록창에 호출됐지만 응답은 늦었다. 2층 등록소도 같은 알림을 받았을 것이다.

한도윤은 이를 악물고 새 명령을 입력했다.

"강제 정지 시도 금지. 추적 기록 우선. 관문 피해 복구반 호출."

기록망은 이미 그의 손을 떠났다.

10층의 도전자 하나가 떨리는 손으로 자신의 기록판에 문장을 올렸다.

[제보]

[1층 옷을 입은 백발의 신선이 10층 개를 한 번 찔러 지웠다]

그 문장은 처음에는 농담처럼 보였다.

하지만 바로 아래에 10층 관문 기록이 붙었다. 소문은 광장 밖으로 튀어나갔고 하층 길드망을 넘어 더 높은 채널로 뛰어올랐다.

현우는 그걸 보지 못했다.

그는 11층 계단 중간에서 휴게소 식권을 다시 꺼내 빛에 비춰보고 있었다.

"위층 밥은 좀 낫나."

뒤쪽에서 기록망이 미친 듯이 울렸다.

현우는 계단을 올랐다.

이번에는 울음소리가 아니라 사람들의 소문이 그 뒤를 따라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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