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품으로
전설의 무기들이 나한테만 말을 걸어3화

전설의 무기들이 나한테만 말을 걸어

전설의 무기들이 나한테만 말을 걸어

3화: 칭찬 한 마디만 해 달라

"병원 가기 전에 창고 한 번만 보면 안 됩니까?"

윤채아의 시선이 닫힌 철문으로 향했다.

전시관 옆 보관 창고였다. 게이트 브레이크의 충격으로 문틀은 비틀려 있었고 틈새에서는 먼지가 새고 있었다. 관리국 대원들이 즉시 총구를 돌렸다.

"강시우 씨. 어깨 상처가 열려 있습니다."

"압니다."

"손바닥도 봉합해야 합니다."

"그것도 압니다."

시우는 아스칼론의 손잡이를 고쳐 쥐었다. 손바닥의 붕대가 젖어 있었다. 다리는 떨렸고 머리는 멍했다.

그래도 방금 들은 목소리를 못 들은 척할 수는 없었다.

칭찬 한 마디만 해 달라.

전시관에서 들었던 아스칼론의 괄괄한 목소리와 달랐다. 작고 조심스러웠다. 오래 어둠 속에서 말을 아껴 온 사람처럼.

"저 안에 누가 있습니다."

지휘관이 딱 잘랐다.

"생존자 확인은 대원들이 합니다. 민간인은 빠지십시오."

"사람 목소리는 아닙니다."

대원 몇 명의 표정이 다시 미묘해졌다.

아스칼론이 머릿속에서 코웃음을 쳤다.

"꼬맹이. 네가 그 말을 할수록 수상해진다는 건 알지?"

"이미 늦었어요."

"그건 맞다."

윤채아의 단말기가 짧게 울렸다. 그녀는 시우와 창고 문을 번갈아 보았다.

"무기 목소리입니까?"

"그런 것 같습니다. 칭찬을 해 달라는데요."

"칭찬?"

"네. 한 마디만 해 달랍니다."

아스칼론이 낮게 말했다.

"그리고 저쪽에서 탁한 냄새가 난다. 날개 달린 못생긴 놈의 가시와 완전히 같지는 않지만 뿌리가 비슷하다."

시우의 얼굴이 굳었다.

"아스칼론도 이상한 마력 냄새가 난답니다. 보스 마수 가시랑 비슷한 쪽으로요."

윤채아가 바로 지휘관을 보았다.

"창고 봉쇄 전에 확인하겠습니다. 강시우 씨의 감응이 잔류 마력 탐지에 도움이 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부상자입니다."

"3분만 주십시오. 제가 통제합니다."

지휘관은 꺼진 격리함과 갈라진 바닥을 한 번 내려다봤다. 아스칼론을 억지로 움직이려다 실패한 흔적이 아직 선명했다.

"3분. 대원 둘 동행. 위험 징후가 있으면 즉시 철수합니다."

윤채아가 시우 곁으로 붙었다.

"걸을 수 있습니까?"

"아마요."

"아마는 현장 용어로 불합격입니다."

"그럼 부축받겠습니다."

아스칼론이 혀를 차듯 말했다.

"꼴은 볼품없지만 말대답은 살아 있군."

창고 문이 열렸다.

먼지가 폭포처럼 쏟아졌다.

안쪽은 전시관보다 어두웠다. 비상등 절반이 죽어 붉은 빛만 깜빡였다. 철제 선반은 기울어졌고 깨진 유리병과 금속 파편이 바닥에 흩어져 있었다.

낡은 갑옷의 팔, 끈 끊어진 활, 이름표가 떨어진 장식용 단검들이 박스 안에 뒤섞여 있었다.

시우는 잠시 말을 잃었다.

전시관의 유물들은 조명이라도 받았다. 이곳의 물건들은 숨겨 둔 실수처럼 쌓여 있었다.

"저기요."

목소리가 또 들렸다.

"발밑 조심하세요. 세 걸음 앞에 못이 있어요. 제가 밟힌 건 아닌데 보기 흉하니까요."

시우가 멈췄다.

"세 걸음 앞에 못이 있답니다."

대원이 손전등을 비췄다. 정말로 녹슨 못 하나가 바닥에서 위로 솟아 있었다.

윤채아의 단말기가 조용히 기록음을 냈다.

"목소리 방향은요?"

"왼쪽 선반 아래요. 아니 오른쪽인가?"

"오른쪽이에요. 제 기준으로 오른쪽. 인간 기준은 너무 자주 바뀌어서 피곤하네요."

시우는 한숨을 삼키며 쪼그려 앉았다.

선반 아래에는 찌그러진 구리 테두리의 손거울이 있었다. 반사면은 먼지로 덮였고 테두리 한쪽은 눌려 있었다. 누군가 무거운 상자를 받쳐 놓은 흔적이었다.

"이거입니까?"

"이거라니요."

목소리가 상처받은 듯 떨렸다.

"최소한 선생님 정도는 붙여도 괜찮지 않나요?"

아스칼론이 바로 끼어들었다.

"창고 바닥에서 먼지 먹던 손거울이 선생님은 무슨."

"저 검은 녹이 덜 빠졌는데 말투가 참 거칠군요."

시우는 눈을 깜빡였다.

"둘이 서로 들려요?"

"나는 저 반짝이를 못 듣는다. 네 머릿속에서 네가 다 흘리고 있을 뿐이다."

"저도 검 목소리는 직접 안 들려요. 다만 시우 씨 표정이 너무 정직해서 대충 알겠습니다."

윤채아가 낮게 물었다.

"대화 중입니까?"

"네. 약간 유치한 방향으로요."

시우는 손거울을 조심스럽게 꺼냈다. 먼지가 손끝에 묻었다. 거울은 작게 훌쩍이는 듯한 기척을 냈다.

"칭찬이 필요하다고 했죠?"

"네."

"왜요?"

"저는 원래 얼굴만 비추는 물건이 아니거든요. 품격, 진실, 숨긴 흠까지 비추는 고결한 반사면이었어요. 그런데 십이 년 동안 창고에서 상자 받침으로 쓰였습니다."

목소리가 아주 작아졌다.

"누가 저를 보고 마지막으로 아름답다고 말한 게 언제인지 기억도 안 납니다."

시우는 거울 표면을 보았다.

먼지 아래 반사면은 깨지지 않았다. 구리 테두리는 찌그러졌지만 작은 별 모양 문자가 둥근 선을 따라 살아 있었다.

그는 윤채아가 건넨 거즈로 테두리를 천천히 닦았다.

"문양이 아직 선명합니다."

거울이 숨을 삼켰다.

"계속해 주세요."

"찌그러졌지만 균형은 남아 있어요. 반사면도 금 간 줄 알았는데 흠집이 얕습니다. 제대로 닦으면 다시 비출 수 있겠는데요."

"다시 비출 수 있다."

목소리가 조용히 울렸다.

"그거 좋네요."

거울 표면에 희미한 빛이 돌았다.

윤채아의 단말기가 날카롭게 울렸다.

[감응 대상: 강시우]

[미등록 아티팩트 반응 확인]

그 순간 거울 속 창고 벽이 검게 일그러졌다.

실제 벽은 평범했다. 하지만 거울 안에서는 검은 실 같은 것이 벽 안쪽 배관을 타고 꿈틀거렸다. 보스 마수의 날개 밑에서 보았던 가시와 닮은 빛이었다.

"어."

거울이 다급히 말했다.

"저거 칭찬만 받고 넘어가도 되는 분위기가 아니네요. 벽 안쪽에 보기 싫은 얼룩이 기어갑니다."

시우가 바로 외쳤다.

"왼쪽 벽 배관 안에 검은 마력 줄기가 있습니다. 육안으로는 안 보입니다."

대원 하나가 마력 탐지기를 들었다.

"반응 없습니다."

"거울에는 보여요."

윤채아는 망설이지 않았다.

"전원 거리 확보. 배관 봉쇄 준비."

창고의 비상등이 꺼졌다 켜졌다. 벽 안쪽에서 금속 긁는 소리가 났다. 검은 줄기는 거울 속에서 배관을 뚫고 더 깊이 파고들고 있었다.

아스칼론이 낮게 말했다.

"놓치면 봉쇄선 뒤쪽으로 번진다. 베야 한다."

"보이지도 않는데요."

"저 수다쟁이 거울이 비추는 방향대로 가라. 각도만 맞추면 내가 자른다."

거울이 바로 항의했다.

"수다쟁이라니요. 저는 에제키엘입니다. 연금술 거울 에제키엘."

"이름 자랑은 나중에 하고 위치나 말해요!"

시우는 왼손에 에제키엘을 들고 오른손으로 아스칼론을 붙잡았다. 손바닥 상처가 찢어지는 느낌이 났다.

윤채아가 그의 허리를 받쳤다.

"제가 각도 잡습니다. 강시우 씨는 검을 놓지 마세요."

"놓으면 저한테 뭐라고 할 검이 너무 많아졌습니다."

"많아진 건 하나뿐입니다."

"체감은 열 개예요."

에제키엘이 조심스럽게 말했다.

"칭찬 한 마디 더 하면 반사 선명도가 올라갈 수도 있습니다."

아스칼론이 으르렁거렸다.

"전투 중에 칭찬을 요구하다니 배짱 하나는 인정한다."

"인정도 칭찬으로 처리할까요?"

"하지 마라."

시우는 이를 악물고 말했다.

"에제키엘. 잘 비추고 있어요. 계속."

거울 표면이 환해졌다.

검은 줄기가 선명해졌다. 윤채아가 손전등으로 벽의 위치를 찍었다.

"저 지점입니다."

"꼬맹이. 낮게 찔러라. 자르는 게 아니라 뿌리를 긁어낸다."

시우는 아스칼론을 내질렀다.

푸른빛이 벽을 스치고 지나갔다. 실제로는 빈 벽을 긁은 것 같았다. 하지만 거울 속에서는 검은 줄기가 비명을 지르듯 꼬였다.

금속 배관 안에서 뭔가 터졌다.

"봉쇄포!"

대원들이 흰 봉쇄포를 벽에 붙였다. 차단 문양이 살아나며 검은 연기가 얇게 새어 나왔다. 아스칼론의 검날이 한 번 더 빛났다.

거울 속 검은 줄기가 끊어졌다.

창고가 조용해졌다.

시우는 그대로 주저앉았다.

"이제 진짜 병원 가도 되죠?"

윤채아가 대답하기 전에 에제키엘이 조심스럽게 말했다.

"저는요?"

시우는 손안의 거울을 내려다봤다.

"뭐가요?"

"저를 다시 여기 두고 가시나요? 방금 꽤 도움이 됐다고 생각하는데요. 게다가 제 반사면은 아직 절반밖에 칭찬받지 못했습니다."

아스칼론이 빈정거렸다.

"거울 주제에 요구가 길군."

"검 주제에 질투가 빠르군요."

"누가 질투를 했다는 거냐."

시우는 피곤한 와중에도 웃음이 날 뻔했다.

창고 입구에서 지휘관이 말했다.

"미등록 유물까지 이동시키는 건 허가할 수 없습니다. 현장 보존이 우선입니다."

에제키엘의 목소리가 작아졌다.

"또 받침대군요."

시우의 웃음기가 사라졌다.

윤채아는 봉쇄된 벽과 거울 표면의 반응을 확인했다. 곧바로 손목 단말기에 보고서를 입력했다.

"미등록 아티팩트 에제키엘은 현장 2차 피해 차단에 기여했습니다. 잔류 마력 시각화 반응이 확인되었고 현재 강시우 씨와 접촉 시 안정적입니다. 임시 보존 이동 대상으로 지정하겠습니다."

"분석관."

"책임은 제가 집니다."

지휘관은 이를 악물었지만 더 반박하지 않았다.

윤채아가 깨끗한 보존포를 건넸다.

"감쌀 수 있습니까?"

"네."

시우는 에제키엘을 조심스럽게 감쌌다. 거울은 포근한 한숨을 내쉬었다.

"혹시 포장 상태도 칭찬해 주실 수 있나요?"

"과하면 감점입니다."

"그럼 조용히 있겠습니다. 지금은요."

아스칼론이 못마땅하게 말했다.

"꼬맹이. 검 케어가 먼저다."

"어르신도 병원 가는 길에 닦아 드릴게요."

"참기름."

"그건 병원 매점에 없을 겁니다."

시우는 들것에 실리듯 전시관 밖으로 나왔다. 밤공기가 차가웠다. 박물관 앞에는 관리국 차량과 구급차가 줄지어 있었다.

윤채아의 단말기가 다시 울렸다.

[비공식 측정 대상: 강시우]

[긴급 등급 상향]

그녀의 표정이 굳었다.

그때 시우 품의 에제키엘 표면이 보존포 아래에서 희미하게 번쩍였다.

"시우 씨."

거울의 목소리가 낮아졌다.

"검은 가시 표본 쪽에 누가 비칩니다."

시우는 고개를 들었다.

박물관 임시 봉쇄선 너머.

보스 마수의 가시 표본이 담긴 컨테이너 옆에 누군가의 그림자가 아주 짧게 스쳤다.

다음 순간 경보음이 울렸다.

YOU MAY ALSO LIKE

이런 작품은 어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