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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 정지 능력으로 날로 먹는 법30화

시간 정지 능력으로 날로 먹는 법

시간 정지 능력으로 날로 먹는 법

30화: 날로 먹는 인생 만세 (시즌 1 완결)

쇠창살 너머로 붉게 물든 노을빛이 차가운 회색 독방 바닥을 기이하게 비추고 있었다.

치료감호소 특별 수용동 402호 독방.

한도진은 독방의 딱딱한 침상에 걸터앉아, 초점 잃은 눈으로 하얀 천장을 멍하니 응시하고 있었다. 그의 오른손 손가락 끝은 벽면을 긁어대느라 피딱지가 앉아 뭉개져 있었지만, 도진은 통증조차 느끼지 못하는 듯 끊임없이 벽면의 낙서 위를 문질렀다.

벽면 가득, 숟가락 끝으로 파낸 거친 낙서들이 빼곡했다.

그것은 기묘하게 찌그러진 붕어빵 그림들과, 맞물려 멈춰 선 태엽 톱니바퀴의 형상들이었다.

"강시우…… 네 녀석이 세상을 멈췄지? 나 다 알아……. 붕어빵 맛있니? 킥킥…… 킥……."

도진은 혼자 중얼거리며 괴상한 웃음소리를 내뿜었다.

복도를 순찰하던 간수들이 철창 틈새로 그 모습을 보며 혀를 차며 지나갔다.

"저 녀석 또 시작이네. 매일 밤낮으로 멈춰진 시간이니, 붕어빵이니 헛소리를 지르는 걸 보면 완전히 뇌가 맛이 갔어."

"무기징역 선고받고 충격이 컸나 보지. 정신과 약이나 늘려달라고 해야겠어."

철컥, 소리와 함께 복도의 불이 꺼졌지만, 어둠 속에서 한도진의 광기 어린 속삭임은 멈추지 않았다.

연쇄 실종 사건을 저지르며 세상을 공포로 채우던 악마는, 사법의 차가운 격리 벽과 스스로 만든 피해망상의 감옥 속에 갇혀 그렇게 완벽하고 영원한 파멸의 구렁텅이로 침몰했다.


계절은 흘러, 아침 공기가 제법 쌀쌀해진 초겨울의 등교 시간.

따릉따릉릉──!

귓전을 찢는 알람 소리에 시우는 이불 속에서 번쩍 눈을 떴다. 본능적으로 시계를 확인한 순간, 시우의 입에서 찰진 비명이 튀어 나왔다.

[AM 08:05]

"아, 망했다!"

시우는 교복 셔츠를 입는 둥 마는 둥 어깨에 가방을 짊어지고 빌라 계단을 세 칸씩 뛰어내려 왔다.

정문을 뛰쳐나와 대로변으로 전속력으로 달렸다. 차가운 겨울바람이 뺨을 때렸지만, 시우의 마음속에는 예전과 같은 생사를 건 극단적인 질식감의 공포는 없었다.

그는 더 이상 가슴을 찢어가며 시간을 멈추는 사기적인 기적을 쓰지 않았다.

그 힘은 자신의 뇌 신경망 깊은 곳에 꽁꽁 묶여 조용히 잠들어 있었고, 시우 역시 굳이 세상을 멈출 필요를 느끼지 못했다. 왜냐하면 빌라 대문 앞 가로등 밑에는, 이미 따뜻한 목도리를 두른 채 발을 구르며 자신을 기다리던 구세주가 서 있었기 때문이었다.

"강시우! 늦어! 빨리 뛰어!"

유나가 시우의 가방끈을 덥석 잡았다.

"야, 최유나! 버스 갔냐?"

"벌써 지나갔어! 그러니까 내 자전거 뒤에 타, 얼른!"

유나는 자신이 타고 온 낡은 자전거의 뒷좌석을 툭툭 쳤다. 시우는 잽싸게 뒷좌석에 엉덩이를 붙이고 유나의 허리를 꼭 잡았다.

"오빠 달린다! 꽉 잡아!"

"오빠는 무슨, 얼른 밟기나 해!"

유나가 온 힘을 다해 자전거 페달을 짓밟기 시작했다. 낡은 체인이 끼리릭 비명을 지르며 길을 미끄러지듯 나아갔다. 세찬 겨울바람을 뚫고 달리는 등굣길. 시우는 유나의 넓은 등 뒤에 얼굴을 기대며, 예전의 멈춰진 세계 속 고독했던 질식감 대신 살아 숨 쉬는 일상의 기분 좋은 따뜻함을 온몸으로 느꼈다.

교문 앞 시계는 정확히 8시 29분 45초.

저 멀리 교문 정문 앞에는 여전히 마동철 부장교사가 지휘봉을 쥔 채 매서운 매의 눈으로 지각생들을 사냥하기 위해 서 있었다.

"너희들! 지각이다! 거기 멈춰!"

마 쌤이 지휘봉을 가로막으며 호통을 치는 찰나.

유나가 자전거를 급제동하며 싹싹하게 웃어 보였다.

"마 선생님! 안녕하세요! 시우 어제 병원 정기 검진 다녀와서 무리하면 안 되는 거 아시죠? 오달수 경장님이랑 서장님이 특별히 학교에 전달해 둔 지각 면제권 협조 공문 확인해 주세요!"

유나가 가방에서 오 경장이 챙겨준 웅장한 경찰청 특별 자문 감사장 서류를 흔들어 보였다.

마동철 교사는 그 서류를 보더니, 헛기침을 내뿜으며 지휘봉을 내렸다.

"으흠…… 어쩔 수 없군. 특별 자문 요원님이시니 이번만 면제다. 얼른 교실로 들어가라."

"감사합니다, 선생님! 수고하세요!"

유나는 시우의 손을 잡고 유유히 교문 안으로 프리패스했다.

선도부원들의 부러움 섞인 시선을 한 몸에 받으며 교실 뒷문을 열고 들어온 두 사람은, 자신들의 자리에 털썩 주저앉았다.

딩동댕동──!

8시 30분을 알리는 종소리가 시원하게 울려 퍼졌다.

시우는 책상에 엎드려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 더 이상 피를 토하지도, 숨이 막히지도 않는 지극히 평온하고 자연스러운 일상의 아침 종소리였다.

스윽.

앞자리의 유나가 뒤를 돌아보며, 가방에서 사 온 차가운 바나나우유와 매점에서 갓 구워 낸 따뜻한 팥 붕어빵 한 봉지를 시우의 책상 위에 툭 올려놓았다.

"자, 지각 면제된 기념으로 쏜다. 오늘 급식 돈까스니까 점심시간에 늦지 마."

유나가 예쁜 미소를 지으며 눈꼬리를 부드럽게 접었다.

시우는 붕어빵을 반으로 쪼개어, 꼬리 부분을 입에 물었다. 달콤한 팥 앙금의 온기가 혀끝을 타고 퍼져 나갔다.

창밖으로는 구름 틈새로 부드러운 햇살이 교실 책상을 따뜻하게 비추고 있었고, 아이들의 왁자지껄한 소음이 평화롭게 흘러가고 있었다.

시우는 우유를 빨며 창밖을 보았다.

세상의 시간은 더 이상 멈추지 않고 자연스럽게 흘러갔고, 그 흘러가는 시간의 틈새 속에서 자신을 챙겨주는 소꿉친구와 따뜻한 붕어빵이 곁에 있었다.

시우는 만족스러운 냉소 섞인 미소를 지으며, 혼잣말로 나직하게 속삭였다.

"역시 인생은 날로 먹는 게 최고야."

세상을 구한 고등학생은 아주 평화롭고 나른한 일상으로 복귀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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