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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 정지 능력으로 날로 먹는 법24화

시간 정지 능력으로 날로 먹는 법

시간 정지 능력으로 날로 먹는 법

24화: 찰나의 역린

지하실은 그야말로 지옥의 묵시록이었다.

가스 폭발의 잔열과 매캐한 황색 연막이 뒤엉켜 사방의 시야를 완전히 차단했고, 사방에서 무차별적으로 뿜어지는 오발의 총성들이 시멘트 벽면을 잘게 으깨며 불꽃을 튀겼다. 경찰 특공대가 철문을 부수고 진입했지만, 이 칠흑 같은 아수라장 속에서 기둥 뒤 구석 구역은 여전히 피아 식별이 불가능한 사각지대였다.

스윽──.

매캐한 연막을 찢으며, 콘크리트 기둥 뒤로 한 그림자가 소리 없이 접근했다.

폭발의 충격으로 옷자락이 시꺼멓게 탄 깡패 1이었다. 그는 탈출로가 완전히 차단되었음을 직감하고, 마지막 인질로 최유나를 다시 확보하기 위해 권총을 쥔 채 다가온 것이었다.

"최유나……! 얌전히 기어 나와라! 방해하면 그 자리에서 쏴 죽이겠다!"

깡패의 붉게 충혈된 눈이 기둥 뒤의 어둠 속에서 번뜩였다. 그의 총구가 유나의 머리를 정확히 조준하는 바로 그 미세한 찰나.

동시에 뒤편에서 정신을 차린 한도진 역시 광기에 차올라, 손에 쥔 예리한 메스를 유나의 가슴을 향해 찌르려 무서운 속도로 돌진하고 있었다.

시우의 시야는 이미 99% 이상 암전되어 있었다.

가슴뼈 전체가 납으로 가득 차서 굳어버린 느낌이었고, 심장은 언제 멎어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로 희미하게 바르르 떨리고 있었다. 뇌세포가 하나둘 죽어 나가는 듯한 극단적인 뇌사의 위기 속에서, 시우의 흐려진 동공에 유나의 하얗게 질린 얼굴이 들어왔다.

'미안하다, 유나야…… 지각비 낸 셈 치지, 뭐.'

시우는 남아 있는 생명의 가장 마지막 잔불까지 모조리 불태워 없애듯 온 신경을 맹렬하게 요동치게 만들었다.

인간의 한계를 넘어, 영혼 자체를 시공간의 톱니바퀴 사이에 끼워 넣어 으스러뜨리는 최후의 발악이었다.

'정지!'

스우우우──.

세상이 흑백의 완벽한 묘비처럼 차갑게 박제되었다.

이번에 허락된 멈춰진 세계는 기껏해야 2초 내외.

1초가 초과하는 순간 시우의 뇌는 영원히 정지해 깨어나지 못할 터였다.

"커흐으윽……!"

말소리조차 밖으로 나가지 않는 묵음 속에서, 시우는 코와 귀에서 붉은 선혈을 뿜어내며 기둥 뒤에서 비틀거리며 뛰쳐나갔다. 다리의 관절이 통째로 어긋나는 듯한 격통 속에서, 그는 가장 먼저 권총을 겨눈 깡패의 앞으로 기어갔다.

사내의 손아귀에 들린 무거운 권총을 향해 손을 뻗었다. 멈춘 시간의 강한 압력 때문에 총을 뺏는 순간 그의 손가락 뼈마디가 통째로 부서지는 파열음이 머릿속에 울렸지만, 시우는 이를 악물고 총을 낚아챘다. 그리고 그 권총을 지하실 구석의 깊고 어두운 하수구 배수관 구멍 안쪽으로 사정없이 처박아 버렸다.

[남은 시간: 1초]

시우는 곧바로 한도진에게 다가갔다.

유나를 향해 정지되어 있던 그의 손끝, 그 예리한 메스를 쥐고 있던 손가락들을 단단히 꺾어 메스를 빼앗았다. 빼앗은 메스는 지하실 반대편 칠흑 같은 연막 속으로 멀리 던져버렸다.

그리고 마지막 0.5초.

시우는 유나의 몸을 양팔로 온 힘을 다해 부둥켜안았다.

그녀의 몸을 안은 채, 지하실 입구로 막 들이닥치며 플래시 라이트를 비추고 있던 오달수 경장과 특공대의 백색 광선 바로 앞, 안전한 엄폐지대 바닥을 향해 최후의 몸을 던져 엎어졌다.

자신의 등으로 유나의 온몸을 방패처럼 완전히 덮어 누른 상태에서, 시우는 의식의 모든 끈을 놓아버렸다.

'……해제.'

콰아아앙──!!

시간의 은빛 장막이 산산조각 나며 흘러가기 시작했다.

"어……?!"

권총을 쥔 사내는 방아쇠를 당기려 손가락에 힘을 주었으나, 자신의 손안에 있어야 할 권총이 온데간데없이 사라진 것에 경악했다.

한도진 역시 유나를 찌르려던 메스가 증발해 버려, 허공을 향해 허망하게 손을 내저을 뿐이었다.

"기둥 우측! 생존자 발견! 플래시 집중해!"

"한도진과 용의자 무장 해제 상태다! 즉시 체포해!"

그 순간, 지하실 입구를 돌파한 오달수 경장과 특공대 형사들이 일제히 백색 플래시를 비추며 기둥 뒤로 들이닥쳤다. 무기를 잃은 깡패와 한도진은 들이닥친 특공대원들의 거친 제압에 바닥으로 고꾸라졌다.

철컥, 철컥! 하는 차가운 쇠 소리와 함께 그들의 등 뒤로 무거운 수갑이 채워졌다.

"유나야! 시우야!"

오 경장이 플래시 라이트를 던져버리고, 기둥 뒤 안전지대에 엎어져 있는 두 고등학생을 향해 오열하며 달려왔다.

유나는 시우의 품 안에서 정신을 차리고 눈물을 쏟아냈다.

"경장님! 시우가…… 시우가 피를 너무 많이 흘려요! 제발 살려주세요!"

오 경장이 시우의 상체를 조심스럽게 안아 올렸다.

시우의 얼굴은 핏기가 전혀 없는 하얀 대리석상 같았고, 코와 귀, 입가에서는 끊임없이 붉은 선혈이 울컥거리며 흘러나와 오 경장의 제복을 붉게 물들이고 있었다. 그의 숨소리는 멈추기 일보 직전의 나뭇잎처럼 얇고 파르르 떨렸다.

"시우야…… 정신 차려봐! 임마! 네가 범인 다 잡았잖아! 동네 구했잖아! 이제 인생 날로 먹어야 할 거 아냐!"

오 경장은 눈물을 흘리며 시우의 뺨을 거칠게 두드렸다.

시우는 흐려진 안개 속에서, 자신을 걱정하며 울고 있는 유나의 안전한 모습을 가만히 쳐다보았다. 그녀가 무사하다는 것을 확인한 순간, 시우의 입가에 얇은 미소가 걸렸다.

'날로 먹기…… 진짜 힘들다…….'

그 생각을 마지막으로 시우의 동공이 뒤로 풀리며, 깊고 차가운 어둠의 구렁텅이 속으로 그의 영혼이 완전히 가라앉았다.

지하실 전체를 울리는 오 경장의 비명 섞인 절규와 유나의 찢어지는 듯한 오열 소리가 굳어가는 시우의 귓가에서 차갑게 멀어져 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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