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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 정지 능력으로 날로 먹는 법21화

시간 정지 능력으로 날로 먹는 법

시간 정지 능력으로 날로 먹는 법

21화: 지옥의 재회

삐──. 삐──.

기계적인 심박수 모니터 음이 차갑게 귀를 찔렀다.

시우는 이틀 만에 눈꺼풀을 무겁게 들어 올렸다. 하얀 소독약 냄새와 천장의 형광등 불빛이 그의 흐릿한 시야를 자극했다. 산소마스크가 뺨을 짓누르고 있었고, 코와 목구멍 안쪽은 딱딱하게 굳은 핏덩이들 탓에 거친 쇳소리가 났다.

"시우야! 정신이 드냐!"

침대 옆에 앉아 붉게 충혈된 눈으로 밤을 지새우던 오달수 경장이 스프링처럼 튀어 올랐다. 그의 얼굴은 피로로 인해 꺼칠해져 있었다.

시우는 거칠게 마스크를 벗겨내려 손을 뻗었지만, 수액 바늘이 꽂힌 팔이 마비된 듯 무겁게 처졌다.

"쿨럭! 컥……! 유, 유나는요……?"

겨우 짜낸 목소리는 갈라진 모래알 같았다.

오 경장은 즉시 대답하지 못하고 참담한 표정으로 고개를 뚝 숙였다. 그의 두 주먹이 바르르 떨렸다.

"미안하다, 시우야. 진짜 미안하다……. 우리가 네 제보를 받고 즉각 구 정수장을 덮쳐서 김민석 변호사랑 대기 중이던 깡패 놈들을 전부 체포했어. 하지만 한도진 그 자식은 꼬리가 밟힌 걸 눈치채고, 진짜 아지트인 구 하수처리장(sewage treatment plant) 지하 기계실로 유나를 데리고 이미 이동한 상태였어."

"하수처리장……."

"그래. 그리고 놈이 정수장에 소형 무선 전송기(transmitter) 하나를 남겨두고 갔더군. 경찰이 조금이라도 움직이면 그 자리에서 여자를 죽이겠다면서, '강시우' 네가 혼자 구 하수처리장 지하 기계실로 직접 오라고 요구하는 음성 메시지가 계속 흘러나오고 있었어."

한도진은 자신을 파멸로 끈 보이지 않는 사냥꾼인 시우의 정체를 확인하고, 최후의 복수를 완수하기 위해 유나의 목숨줄을 쥐고 마지막 도박을 걸어온 것이었다.

"하아…… 하아……."

시우는 억지로 상체를 일으켰다. 가슴 전체가 면도날로 난도질당하는 듯한 만성 폐통증이 찾아왔지만, 시우는 이를 악물고 통증을 삼겼다.

"경찰들은…… 지금 어떻게 하고 있어요?"

"강력반이랑 특공대가 하수처리장 외곽을 포위할 준비를 하고 있지만, 놈이 입구 쪽에 접근 센서랑 경보기를 촘촘히 깔아둔 것 같아서 섣불리 진입하지 못하고 있어. 까딱하다간 인질이 즉사할 수 있으니까 수사팀도 발이 묶여 있는 상태다."

오 경장이 머리를 쥐어뜯었다. 그때 오 경장의 스마트폰이 울렸다. 오 경장은 급하게 병실 밖으로 나가며 전화를 받았다. "어, 서장님! 상황실입니다!"

시우는 침대에 가만히 누워 있을 수 없었다.

한도진이라는 미치광이는 경찰들이 철문을 부수고 들어오는 그 찰나의 소음을 듣는 순간, 유나의 목을 가차 없이 그어버릴 놈이었다. 오직 자신만이, 소리조차 멈춘 찰나의 시공간 속에서만 놈의 칼날을 물리적으로 완벽하게 저지할 수 있었다.

"쿨럭! 컥!"

시우는 링거 바늘을 거칠게 뜯어냈다. 손목에서 붉은 피가 흘러내렸지만 알코올 솜으로 대충 꾹 누른 뒤, 환자복 위에 의자 옆에 걸려 있던 검은색 바람막이 점퍼를 껴입었다.

다리가 후들거려 서 있기조차 힘들었지만, 시우는 이빨을 악물고 병실 창문을 열어 가스 배관을 타고 소리 없이 빠져나왔다. 오 경장이 의사와 함께 병실로 돌아오기 전에 병원을 탈출해야 했다.

차가운 밤공기가 얼굴을 스쳤다. 밤안개가 짙어 한 치 앞도 분간하기 힘든 밤이었다.

시우는 가슴을 움켜쥐고 구 하수처리장을 향해 달리며 생각했다.

'한도진…… 끝장을 내주마.'


밤 11시 10분.

구 하수처리장의 녹슨 철제 출입문은 자물쇠가 부서진 채 안개 속에 덩그러니 입을 벌리고 있었다. 지하로 향하는 좁고 가파른 나선형 계단은 칠흑 같은 어둠과 기분 나쁜 습기로 가득 차 있었다.

시우는 숨을 극도로 죽이며 계단을 하나씩 내려갔다.

지하 깊숙한 중앙 기계실 공간.

그곳에는 정교한 수술용 스탠드 조명과 함께, 차가운 배관들이 어지럽게 뒤엉켜 있었다. 조명 바로 아래, 나무 의자에 최유나가 꽁꽁 묶인 채 고개를 힘없이 떨구고 있었다. 그녀의 볼과 이마에는 찰과상 흔적이 선명했다.

그리고 그 곁.

한도진이 꼿꼿하게 두 발로 서서 시우가 내려오는 계단 참 방향을 노려보고 있었다. 그의 휠체어도, 허벅지의 총상도 없었다. 한도진은 완벽한 컨디션으로 예리한 메스를 손에 쥔 채 광기 어린 눈빛을 번뜩이고 있었다.

도진은 계단에서 흘러나오는 인기척을 느끼고 고개를 천천히 돌렸다. 그의 얼굴은 살의와 분노로 완전히 뒤덮여 있었다.

"늦지 않게 왔네, 쥐새끼 씨."

도진의 입가에 소름 끼치는 미소가 피어올랐다. 그는 메스 칼날을 유나의 턱밑에 가볍게 대고 서서히 들어 올렸다.

"드디어 최후의 결판이군요, 강시우 학생. 네 녀석이 숨겨둔 그 말도 안 되는 능력이 무엇인지, 오늘 내 두 눈으로 똑똑히 지켜봐 주지."

시우는 기계실 바닥을 딛고 서서 도진의 살기등등한 눈빛을 정면으로 받아냈다. 가슴을 쥐어짜는 듯한 피 맛 속에서도, 시우의 눈빛에는 도진을 완벽하게 끝장내겠다는 서늘한 살의가 번뜩이고 있었다.

보이지 않는 사냥꾼과 벼랑 끝에 몰린 독사의 마지막 단판 승부가, 차가운 지하 기계실의 공기를 찢으며 마침내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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