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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 정지 능력으로 날로 먹는 법20화

시간 정지 능력으로 날로 먹는 법

시간 정지 능력으로 날로 먹는 법

20화: 어둠 속의 이정표

"이…… 이게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이야……."

바닥에 처참하게 나뒹군 변호사 김민석은 비명을 지르며 흙먼지를 털어내려 했지만, 온몸의 관절이 비명을 질러 제대로 일어서지 못했다.

총구를 천장으로 향한 채 주저앉은 깡패 2는 부러질 듯 비틀린 제 손목을 붙잡고 신음했고, 사시미칼을 쥔 채 얼어붙어 있던 깡패 3은 물탱크 수조 속에서 퐁당 하고 들려오는 물소리에 넋이 빠져 있었다. 쇠파이프를 쥐고 휘두르려던 깡패 4는 발목이 꺾인 충격에 시멘트 바닥에 머리를 찧고 기절해 있었다.

무기를 빼앗기고 자세가 무너진 해결사들은 기하학적인 왜곡을 동반한 초자연적인 힘 앞에 완전히 기가 질려 버렸다.

그때, 지하실 구석의 굵은 콘크리트 기둥 뒤에서 시우가 천천히 걸어 나왔다.

그의 안색은 창백하게 질려 있었고 입가와 코에서 흘러내린 피가 턱밑을 타고 흘러 옷자락을 짙게 적시고 있었다. 온몸의 에너지를 깡그리 소모해 당장 쓰러져도 이상하지 않은 몰골이었으나, 그의 눈빛만큼은 타오르는 불길처럼 매서웠다.

시우는 비틀거리며 김민석의 코앞까지 다가가, 엎어진 그의 머리채를 움켜잡고 위로 쳐올렸다.

"악! 이거 놔!"

"최유나 어디 있어."

시우의 갈라진 목소리가 차가운 지하실 공간에 무겁게 깔렸다.

김민석은 공포에 질린 눈으로 시우를 올려다보며 애써 발뺌하려 했다.

"내, 내가 그걸 어떻게 알아! 난 그저 도진 씨가 시키는 대로……."

"마지막 기회야."

시우가 멱살을 잡은 김민석의 얼굴을 바닥으로 처박으려 하자, 김민석은 시우가 손끝에서 뿜어내는 정체불명의 압박감과 기괴한 힘에 굴복하고 말았다. 여기서 버티다간 평생 보지도 못한 괴이한 방식으로 목숨을 잃을 것 같다는 직관적인 공포였다.

"말할게! 말할 테니까 놓아줘! 구, 구 하수처리장…… 지하 기계실에 있어!"

"하수처리장?"

"그래! 여기 구 정수장은 자네를 유인해서 조용히 처리하기 위한 미끼이자 함정이었어! 도진 씨는 애초에 유나를 데리고 신정동 구 하수처리장 지하 기계실로 갔단 말이야! 진짜 유나는 거기에 있어!"

그 폭로와 함께 김민석은 털썩 바닥에 주저앉았다.

시우의 심장이 무겁게 내려앉았다. 처음부터 함정이었다. 한도진은 시우를 이곳으로 유인해 김민석과 깡패들에게 묻어버리게 하고, 자신은 진짜 아지트인 구 하수처리장에서 상황을 정리할 생각이었던 것이다.

"쿨럭…… 컥! 커헉!"

시우는 참았던 기침을 쏟아내며 바닥에 한 움큼의 피를 더해냈다. 눈앞이 깜캄해지고 다리의 감각이 사라지고 있었다. 더 이상 움직일 힘도, 능력을 발동할 힘도 남아 있지 않았다.

하지만 여기서 쓰러질 순 없었다. 시우는 떨리는 손으로 주머니에서 휴대폰을 꺼내 오달수 경장에게 전화를 걸었다.

신호음이 단 한 번 울리기도 전에 오 경장의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오 아저씨…… 구 정수장 지하 기계실로 오세요. 김민석 변호사랑 깡패들…… 다 여기 제압되어 있어요."

"유나는…… 여기가 아니라 구 하수처리장 지하 기계실에 있대요. 한도진이 거기에 잡아두고 있대요. 그리로…… 빨리 가주세요."

오 경장의 목소리가 전화기 너머에서 다급하게 메아리쳤지만, 시우는 더 이상 대답할 힘이 없었다. 폰을 쥔 손에서 힘이 풀리며 바닥으로 떨어졌다.

시우의 몸이 끈 떨어진 인형처럼 차가운 시멘트 바닥 위로 스러졌다. 그의 눈꺼풀이 완전히 닫히며 깊고 어두운 의식의 나락 속으로 침잠해 들어갔다.


얼마 후, 요란한 사이렌 소리가 구 정수장 건물을 포위했다.

"경찰이다! 전원 무기 버리고 엎드려!"

오달수 경장과 무장한 강력계 형사들이 지하실 문을 부수고 들이닥쳤다. 그들의 눈에 들어온 것은 무기가 해체된 채 벌벌 떨고 있는 깡패들과 이마를 찧고 쓰러진 사내, 그리고 바닥에 엎어진 채 덜덜 떨고 있는 김민석 변호사였다.

그리고 그들 너머, 핏물로 물든 바닥에 쓰러져 있는 시우의 앙상한 몰골이 보였다.

"시우야! 강시우!"

오 경장은 비명을 지르며 시우에게로 달려가 그의 상체를 안아 들었다. 시우의 호흡은 미약하기 그지없었고 온몸은 얼음장처럼 차가웠다.

"이 자식들 전부 체포해! 그리고 당장 구급차 대라! 시우 병원으로 이송한다! 나머지 병력은 하수처리장 수색팀에 즉각 전파해!"

지하실 안은 순식간에 형사들의 고함과 무전 소음으로 어지러워졌다.

김민석과 해결사들의 손목에 철컥 수갑이 채워지는 동안, 시우의 육체는 대기하던 구급대원들에 의해 실려 나갔다. 동네의 장막 뒤에서 부패한 권력의 꼬리를 자르고 살인마를 돕던 김민석 일당의 음모는 마침내 수면 위로 완전히 끌어올려졌다.

하지만 쓰러진 시우의 등 뒤로 내리는 빗줄기는 여전히 싸늘했고, 유나를 구하기 위한 진짜 지옥 같은 전장은 이제 구 하수처리장 어둠 속에서 최종 막을 준비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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