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창에 상태창이 떴다!

96화: 뉴욕의 푸른 하늘 아래
수요일 오후 4시, 미국 뉴욕 JFK 국제공항 특별 활주로.
은빛 안티그라비티 로고가 선명하게 새겨진 최첨단 비즈니스 제트기 '안티그라비티 에어 1호'의 해치가 열리자, 네이비 슈트 차림의 한도윤 의장이 천천히 트랩을 걸어 내려왔다. 활주로 아래에는 뉴욕 경찰(NYPD)의 모터사이클 에스코트 부대와 비밀경호국(SS)의 검은색 방탄 캐딜락 차량 수십 대가 대통령 국빈 방문 수준의 삼엄한 경계 태세를 갖추고 대기 중이었다.
태블릿 PC를 통해 전 세계 실시간 뉴스를 확인하던 서은우 부회장이 도윤의 곁에서 조용히 보고했다.
"의장님, 조금 전 미국 의회에서 하원과 상원이 공동으로 '달러화 점진적 퇴역 및 안티-코인 단일 도입 법안'을 찬성 92%라는 압도적인 표차로 가결했습니다. 미국 연방정부의 채무 불이행(디폴트) 파산을 막기 위해 백악관이 공식적으로 우리의 '우주 금융 제국 헌법' 초안을 수용한 결과입니다."
도윤은 활주로 너머 멀리 보이는 맨해튼의 마천루를 바라보며 잔잔하게 미소 지었다.
"기어코 미국 정부마저 자신들의 200년 달러 역사에 마침표를 찍는군요. 자존심보다는 실리가 급했겠지요."
"그렇습니다. 이미 시장의 돈은 우리 안티-코인으로 쏠려 있었으니까요."
의전 차량에 탑승한 도윤은 맨해튼 센트럴파크 옆에 위치한 플라자 호텔 펜트하우스로 향했다. 그곳에는 이미 그보다 먼저 도착해 소파에 앉아 싱글 몰트 위스키를 마시고 있던 반가운 인물이 있었다. 스페이스Y의 수장이자 동맹인 일론 머스커였다.
"하하하! 웰컴 투 뉴욕, 미스터 한!"
머스커가 호탕한 웃음과 함께 잔을 들어 보이며 도윤을 맞이했다.
"지구상에서 나보다 돈이 많은 사람이 나타나리라고는 상상도 못 했는데, 이제 당신 앞에서는 나도 그저 스페이스 스타트업을 운영하는 소박한 엔지니어에 불과하군 그래. 70조 원이 넘는 자산이라니, 월스트리트의 모든 역사를 통틀어 전무후무한 신화야."
도윤은 웃으며 그의 맞은편 소파에 앉았다.
"일론의 스페이스Y가 없었다면 달의 헬륨-3 자원화도, 안티-코인의 가치 보증도 불가능했을 겁니다. 우리의 우주 동맹이 만들어낸 공동의 결실이죠."
"맞아. 우리의 동맹은 완벽했지."
머스커가 진지한 표정으로 잔을 내려놓았다.
"현재 화성의 첫 번째 자동화 개척 기지인 '아레스-1호'의 건설 자금이 AST를 통해 전액 송금되었네. 달의 헬륨-3 추출 공장도 벌써 2단계 가동에 들어가해 매주 2톤의 원자재를 지구 궤도로 쏘아 올리고 있지. 이제 인류는 진짜 지구 밖 영토에서 자급자족하는 경제 생태계를 갖추게 된 거야. 내일 UN 조인식에서 통화 단일화 협정이 체결되면, 이 모든 우주 영토의 가치가 공식적인 화폐 가치로 치환되겠지."
머스커의 말대로였다. 내일 UN 본부에서 체결될 '글로벌 단일 통화 전환 협정'은 인류가 국가의 경계를 넘어 하나의 우주 경제 제국으로 통합되는 역사적인 시발점이었다.
그 찰나, 도윤의 시야에 푸른빛 상태창이 나타나 조용히 빛을 뿜었다.
[시스템 실시간 정보]
- AST 우주 자산 총액 평가 가치: 450조 달러 돌파 (달 및 화성 개척 기지 자산가치 반영 완료)
- 안티-코인(Anticoin) 글로벌 유통률: 72% 돌파.
- 플레이어 한도윤 개인 순자산 평가액: 72조 8,500억 원 → 78조 4,500억 원 돌파!
'78조 원…….'
흙수저 원룸에서 시작했던 청년의 부가 이제 전 지구를 삼키고 대기권 너머의 우주 자산으로 평가받고 있었다. 상태창은 그가 걸어온 길의 끝이 머지않았음을 속삭이듯 은은하게 잔향을 남기며 사라졌다.
도윤은 머스커가 건넨 위스키 잔을 가볍게 받쳐 들며 잔잔하게 미소 지었다.
"내일이면 온 세상의 돈이 우리의 규칙대로 움직이게 될 겁니다. 지구를 넘어 저 넓은 밤하늘의 우주까지 말이죠."
미국 의회의 항복과 일론 머스커와의 완벽한 공조를 재확인한 한도윤. 그의 우주 금융 제국은 이제 전 세계 정상들이 기다리는 UN 회의장 단상을 향해, 그 장엄한 피날레의 카운트다운을 시작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