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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창에 상태창이 떴다!84화

주식창에 상태창이 떴다!

주식창에 상태창이 떴다!

84화: 파멸의 숏 스퀴즈

목요일 오전 9시 정각. 서울 주식 시장이 개장하자마자 안티그라비티 홀딩스의 호가창은 그야말로 비현실적인 광경을 연출했다.

시초가부터 전일 상한가인 88,400원을 훌쩍 넘어, 당일 거래 제한선인 114,900원(상한가)으로 장을 시작했다. '점상한가'였다. 매도 호가창은 텅 비어 있었고, 상한가에 주식을 사겠다고 대기하는 매수 잔량만 무려 1,500만 주가 넘게 쌓여 있었다. 금액으로 치면 약 1조 7,000억 원에 달하는 대기 자금이었다.

이것은 일반적인 주가 상승이 아니었다. 주식을 상환하지 못하면 즉시 부도 처리되는 공매도 세력들이 울며 겨자 먹기로 상한가에 매수 주문을 집어넣은 결과이자, 전 세계 개인 투자자들이 숏 스퀴즈의 축제에 동참하여 매수 버튼을 누른 광란의 도가니였다.

시타델과 블랙스톤 연합의 서울 지부는 물론, 뉴욕 본사의 경영진까지 초비상 상태였다. 그들이 안티그라비티 홀딩스를 파산시키기 위해 무차입으로 발행했던 공매도 주식만 약 4,000만 주. 평균 매도 단가는 75,000원이었다.

현재 주가는 114,900원. 주당 손실만 약 40,000원이었고, 전체 누적 손실액은 이미 1조 6,000억 원을 돌파하고 있었다. 주가가 매일 30%씩 추가로 오르는 상한가 릴레이가 계속된다면, 손실액은 3조 원, 5조 원으로 무한히 불어날 터였다.

"뉴욕 본사 최고재무책임자(CFO)에게서 연락이 왔습니다!"
시타델 서울 지부의 로버트 윌리엄스는 땀으로 범벅이 된 전화를 간신히 넘겨받았다.
"로버트! 어떻게든 한국의 안티그라비티 대주주를 만나 물량을 블록딜(시간외 대량매매)로 넘겨받아라! 가격은 주당 15만 원을 주더라도 상관없다! 당장 주식을 확보하지 못하면 오늘 밤 뉴욕 결제원으로부터 강제 청산 처분을 받고 우리 펀드 전체가 파산할 수 있어!"

수화기 너머에서 쏟아지는 본사 임원의 절박한 비명에 로버트는 털썩 주저앉았다.
주당 15만 원을 줘서라도 쇼트 커버링을 해야 한다니. 월가의 황제라 불리던 시타델과 블랙스톤 파트너스가 한국의 신생 청년 기업가에게 무릎을 꿇은 셈이었다.

같은 시각, 안티그라비티 타워 45층 의장실.
도윤의 개인 스마트폰이 요란하게 울렸다. 화면에 표시된 발신자는 '블랙스톤 파트너스 아시아 총괄대표 데이비드 조(David Cho)'.

도윤은 여유롭게 찻잔을 내려놓고 전화를 받았다.
"여보세요, 미스터 조. 꽤 이른 시간에 연락을 주셨군요."

"……한 의장님."
데이비드 조의 목소리는 잔뜩 쉬어 있었고, 평소의 거만한 엘리트 분위기는 눈 씻고도 찾아볼 수 없었다.
"단도직입적으로 말씀드리겠습니다. 저희 블랙스톤 파트너스와 시타델 연합의 패배를 인정합니다. 안티그라비티 홀딩스의 물량 2,000만 주를 블록딜로 저희에게 넘겨주십시오. 주당 130,000원에 인수하겠습니다. 현재 상한가보다 15% 높은 가격입니다."

도윤은 소리 없이 픽 웃었다.
"주당 130,000원이라……. 꽤 매력적인 제안이군요. 하지만 사양하겠습니다."

데이비드 조의 호흡이 거칠어졌다.
"한 의장! 우리가 파산하면 한국 증시 전체에도 타격이 갈 겁니다! 주당 150,000원은 어떻습니까?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습니다!"

"미스터 조. 착각하지 마십시오."
도윤의 목소리가 얼음장처럼 차갑게 내려앉았다.
"돈은 이미 차고 넘칩니다. 제가 원하는 건 당신들의 구걸 어린 잔돈푼이 아닙니다. 블랙스톤 파트너스 아시아 지부가 한국과 싱가포르, 홍콩에 보유하고 있는 모든 펀드 운용 자산과 아시아 지부 경영권 전체를 안티그라비티 홀딩스에 양도하십시오. 그것이 당신들이 파산을 피할 수 있는 유일한 탈출구입니다."

"이, 이 미친 놈이……! 블랙스톤 아시아 지부를 통째로 먹겠다는 소리냐?!"
데이비드 조가 비명을 질렀다.

"선택은 자유입니다. 내일이면 안티그라비티 홀딩스는 세 번째 상한가를 기록할 것이고, 주가는 15만 원에 육박할 겁니다. 그때가 되면 아시아 지부뿐만 아니라 뉴욕 본사의 핵심 자산까지 강제 매각해야 할 텐데요. 제 안을 거절하고 월가 역사상 가장 수치스러운 강제 청산 파산을 당하십시오."

탁.
도윤은 데이비드 조의 대답을 듣지도 않고 전화를 끊어버렸다.

그의 시야 한가운데에 있는 파란색 주식 상태창이 번뜩이며 퀘스트의 완료 임박을 알렸다.

[S급 메인 퀘스트: 공매도 제국의 습격 - 진행률 95%]

도윤은 다리를 꼰 채 조용히 카운트다운을 시작했다. 칼자루를 쥔 쪽은 완벽하게 그였다. 월가의 굶주린 늑대들은 이제 그의 발바닥 밑에서 꼬리를 흔드는 사냥개가 될 수밖에 없었다.

월가 공매도 제국을 붕괴시키는 한도윤의 무자비한 사냥이 그 최종 피날레를 향해 달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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