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창에 상태창이 떴다!

78화: 방산 카르텔의 붕괴
토요일 저녁 8시 정각. 대한민국 지상파 방송사의 메인 뉴스 시그널이 울리자마자, 전 국민의 눈과 귀가 텔레비전 화면으로 쏠렸다. 앵커의 표정은 그 어느 때보다 굳어 있었다.
"오늘 첫 소식입니다. 독점 방산 대기업인 가온중공업이 국가 우주 개발 사업 입찰 과정에서 심사위원장을 매수해 기술 평가 결과를 조작한 정황이 담긴 스모킹 건을 본사 탐사보도 팀이 단독 입수했습니다. 50억 원의 비밀 뇌물 계좌 송금 내역과 직접적인 로비 음성 파일을 지금 공개합니다."
화면에는 도윤이 제공한 김도진 교수의 싱가포르 비밀 계좌 송금 내역서가 선명하게 띄워졌다. 이어서 강남의 한 고급 룸살롱에서 녹음된 음성 변조 없는 생생한 목소리가 회의실 전체를 진동시키듯 울려 퍼졌다.
― "김 교수, 스페이스 스타 그 풋내기들 기술 평가 점수는 무조건 엔진 결함으로 빵점 주게. 어차피 국방부랑 윗선 라인은 우리가 다 조율 끝냈으니까, 꼬리만 안 밟히면 되네."
― "걱정 마십시오, 한 본부장님. 정성 평가에서 '안전성 미달'로 묶어버리면 저들은 법적으로 이의 제기도 못 합니다. 50억 원 입금 확인되는 대로 바로 처리하겠습니다."
대한민국 방산 역사의 가장 더럽고 낡은 카르텔이 안방극장 한가운데로 적나라하게 노출된 순간이었다. 여론은 즉각 들끓었고,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은 가온중공업 처벌 요구로 마비되었다.
일요일 오전 9시. 대검찰청 방산비리 특별 합동수사단은 서울 마포구 가온중공업 본사와 대전 한국항공우주국(KASA) 청사에 검사 및 수사관 수십 명을 급파하여 전격 압수수색을 단행했다.
방산사업본부장 한태수와 KASA 심사위원장 김도진 교수는 도망칠 시간조차 없이 자택에서 긴급 체포되어 은팔찌를 찬 채 검찰청으로 압송되었다.
그리고 월요일 오전 8시 30분, 주식 시장 개장 30분 전. KASA 원장은 대국민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카메라 앞에 깊숙이 고개를 숙였다.
"이번 차세대 다목적 정밀 실용위성 발사 대행 입찰 심사 과정에서 심각한 부정행위가 적발되었음을 확인했습니다. 이에 따라 KASA는 가온중공업의 낙찰 권한을 즉각 전면 취소하며, 애초 기술 평가 1위를 기록했던 민간 우주 기업 '스페이스 스타'를 최종 발사 대행 정식 사업자로 재지정합니다."
결과가 완전히 뒤집혔다.
부도 위기에 처했던 스페이스 스타는 하루아침에 국가 프로젝트 예산 5,000억 원을 손에 쥐며 기사회생했다.
오전 9시, 주식 시장이 열리자마자 안티그라비티 홀딩스의 주가는 마치 로켓을 탄 듯 수직으로 날아올랐다.
[현재가: 65,500원 (▲15,100원, 상한가)]
- 매수 잔량: 18,900,000주 (체결 불능 상태)
안티그라비티 홀딩스의 주가는 무려 5거래일 연속 상한가 랠리를 달렸고, 시가총액은 4조 원을 돌파했다. 반면, 방산 자격 박탈 위기에 몰린 가온중공업의 주가는 개장 즉시 하한가로 추락하며 하루 만에 시가총액 8,000억 원이 공중분해 되었다.
같은 시각, 강남 안티그라비티 타워 45층 의장실.
도윤은 새로 수정한 주주 명부와 스페이스 스타의 채무 전액 상환 보고서를 훑어보며 미소를 지었다.
"오민혁 박사님이 은행 빚 400억 원을 전액 상환하고 눈물을 흘리며 전화를 주셨습니다. 이제 스페이스 스타의 모든 연구원들이 밤샘 작업으로 위성 제작에 돌입했다고 합니다."
정채원 팀장의 보고에 도윤은 만족스럽게 고개를 끄덕였다.
"좋습니다. 그럼 이제 대외적으로 선포할 차례군요. 정 팀장, 언론사에 안티그라비티 홀딩스와 스페이스 스타의 공동 우주 프로젝트 보도자료 배포하세요. 프로젝트 이름은 '안티링크(Antilink)'입니다."
"안티링크…… 위성 인터넷망 말씀이십니까?"
"네. 우리는 내년 상반기까지 스페이스 스타의 발사체를 이용해 저궤도 초소형 위성 120기를 지구 궤도에 순차적으로 쏘아 올릴 겁니다. 이 위성들은 안티그라비티의 전고체 배터리와 노바 AI의 자율주행 신경망을 탑재한 모든 스마트 모빌리티의 눈과 귀가 될 겁니다. 전 세계 어디서든 기후와 통신 음영 지역에 상관없이 무선으로 차량을 제어하는 완벽한 우주 인터넷 신경망을 우리가 구축하는 겁니다."
정채원은 온몸에 소름이 돋아 입을 다물지 못했다. 한도윤의 야망은 단순히 한국 시장이나 자동차 시장에 머물지 않았다. 그는 일론 머스커의 스페이스Y처럼 우주 영토를 장악하여 자신만의 글로벌 기술 인프라를 완성하려 하고 있었다.
[띵동! 메인 퀘스트 '우주를 향한 활주로' 최종 대성공!]
- 스페이스 스타 지분 35% 인수 및 최대 주주 우호 관계 확보 완료!
- 가온중공업 방산 카르텔 분쇄 및 5,000억 국가 프로젝트 재탈환 성공!
- 보상: 안티링크 우주 인터넷망 프로젝트 라이선스 획득 완료! 경험치 4,000 exp 획득!
- 신화급 금융 군주 특권 활성화:
- 효과: 우주 및 첨단 기술 자산 투자 시 투자 이익 환원율 +25% 추가 보정. 글로벌 기업과의 협상 시 상대방의 심리 상태 및 히든 카드 실시간 간파 기능 해제.
- 플레이어 한도윤 개인 순자산 평가액: 5조 8,920억 원 돌파!
바로 그 순간, 비서실을 통해 미국 뉴욕으로부터 긴급 연락이 도착했다.
서은우 변호사가 놀란 눈으로 화상 회의 화면을 가리켰다.
"의장님! 미국의 항공우주 거인 '스페이스Y(SpaceY)' 이사회와 총괄 COO인 그웬 숏웰(Gwynne Shotwell) 측에서 급박하게 핫라인 연락을 요청해 왔습니다. 안티그라비티의 '안티링크' 저궤도 위성 인터넷망 출범 뉴스를 보고, 자신들의 독점 체제를 위협하는 강력한 라이벌로 판단하여 긴급 비밀 회담을 청해온 것입니다!"
도윤은 비스듬히 입꼬리를 올렸다.
"일론 머스커의 우주 제국이 드디어 긴장하기 시작했나 보군요. 좋습니다. 미국의 거인들이 어떤 히든 카드를 들고 나를 마주하려 하는지, 즐거운 마음으로 만나주죠."
전 세계 우주 패권을 쥔 절대 강자 스페이스Y와의 역사적인 금융 및 기술 대결을 알리는 웅장한 신호탄이, 가을 하늘 위 저궤도 우주를 향해 번쩍이며 날아오르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