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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창에 상태창이 떴다!73화

주식창에 상태창이 떴다!

주식창에 상태창이 떴다!

73화: 보이지 않는 증거

미국 텍사스 동부지방법원에 접수된 20억 달러 규모의 특허 침해 소송과 노바 AI 및 에이펙스 다이내믹스에 대한 기술 수출 금지 가처분 신청 소식은 전 세계 외신을 타고 한국 증권가에 메가톤급 폭탄으로 투하되었다.

화요일 오전 9시 30분, 안티그라비티 홀딩스의 주가는 전일 대비 -24.50%까지 폭락하며 시퍼런 하락 차트를 그렸다.

대기업 태성그룹의 보이지 않는 손이 움직였다는 소문이 여의도 찌라시를 통해 급속도로 퍼져 나갔고, 언론들은 약속이라도 한 듯 한도윤의 몰락을 예고하는 자극적인 헤드라인을 쏟아냈다.

― [특징주] 안티그라비티 홀딩스, 2조 6,000억 원대 미국 특허 소송 피소에 폭락!
― [분석] 한도윤의 모빌리티 제국, 시작하기도 전에 특허 장벽에 막히나? 연간 소송비만 수백억 원, 자금난 우려.
― [칼럼] 골리앗 태성을 건드린 다윗의 최후…… 특허 소송은 스타트업들의 무덤.


강남 안티그라비티 타워 45층 의장실.

"의장님, 상황이 아주 심각합니다. 미국 특허 소송은 단순히 옳고 그름의 문제가 아닙니다. 저들이 제기한 특허 침해 소송은 판결이 나기까지 평균 3년에서 5년이 걸립니다. 그동안 디스커버리(증거개시제도) 절차와 현지 로펌 비용으로만 매년 최소 500억 원 이상의 현찰이 녹아내립니다. 게다가 수출 금지 가처분이 임시로라도 인용되면 노바 AI의 미국 내 자율주행 라이선스 사업은 전면 마비됩니다!"

정채원 분석팀장이 땀을 흘리며 다급하게 보고했다. 서은우 변호사 역시 굳은 표정으로 미국 현지 소송 대리인들과 나눈 통화 기록을 보여주었다.

"태성그룹이 뒤에서 페가수스 IP라는 특허 괴물을 전방위로 우회 지원하고 있는 것이 확실합니다. 저들은 소송 비용으로 안티그라비티를 말려 죽이려는 고사 작전을 펴고 있는 겁니다."

두 사람의 초조한 모습과 달리, 도윤은 창밖의 전경을 보며 천천히 잔에 홍차를 따랐다.

"대기업 놈들이 중소기업을 밟을 때 쓰는 아주 클래식한 수법이군요. 시간과 비용으로 상대를 질식시키는 법률 테러. 하지만 놈들이 간과한 게 하나 있습니다."

도윤이 찻잔을 내려놓는 순간, 그의 눈앞에 눈이 시릴 정도로 푸른 신화급 시스템 스크롤이 펼쳐졌다.

[신화급 권능: '금융 황제의 절대 권력(Absolute Power)' 가동]

도윤의 입꼬리가 호선을 그리며 잔인하게 올라갔다.

"이면 약정서 초안에 5,000만 달러 우회 자금 송금 내역이라…… 이진우 사장, 본인이 아주 영리하다고 착각했겠지."

도윤은 즉시 마우스클릭 한 번으로 미국 뉴욕에 위치한 세계 1위 법무법인 '설리번 앤 크롬웰(Sullivan & Cromwell)'의 대표 파트너 변호사 마이클 샌더와 보안 화상 통화를 연결했다.

화면에 나타난 백발의 노신사 마이클 샌더는 이전에 미국 SVVB 뱅크런 사태 해결 당시 도윤과 깊은 신뢰 관계를 맺은 월가의 거물 법률가였다.

"오, 한 의장님. 텍사스 법원에서 들려온 소식은 유감입니다. 페가수스 IP 놈들이 아주 악독하게 물고 늘어지더군요."

"마이클, 방금 이메일로 파일 하나를 보냈습니다. 확인해 보시죠."

도윤은 시스템에서 다운로드한 태성그룹과 페가수스 IP 간의 5,000만 달러 불법 우회 자금 거래 명세서와 리베이트 이면 약정서 원본 파일을 암호화하여 송부했다.

화면 너머로 자료를 검토하던 마이클 샌더의 눈동자가 순간적으로 거대하게 확장되었다. 그는 안경을 고쳐 쓰며 보고서를 재차 확인하더니, 깊은 경외심이 담긴 한숨을 내쉬었다.

"맙소사…… 한 의장님. 이 자료를 어떻게 확보하신 겁니까? 이건…… 단순한 특허 소송의 방어용 자료가 아닙니다. 미국 연방 반독점법(Sherman Act)과 불법 비자금 세탁 방지법을 정면으로 위반한 명백한 범죄 증거입니다!"

마이클 샌더의 목소리가 흥분으로 떨렸다.

"미국 대기업도 아닌 한국의 대기업이 미국 법원을 도구로 삼아 자국 법률을 위반하며 미국 내 유망 기술 기업을 침탈하려고 우회 자금을 대고 음모를 꾸몄다? 이것이 미 법무부(DOJ)와 연방무역위원회(FTC)에 접수되는 순간, 페가수스 IP는 '특허 남용(Patent Misuse)' 혐의로 소송 권한 자체가 영구 박탈되고 소송은 즉각 각하됩니다. 그리고 태성그룹은 미국 정부의 전방위적인 세무조사와 반독점 규제 철퇴를 맞게 될 겁니다!"

"바로 그걸 원했습니다, 마이클."

도윤이 차갑게 말했다.

"지금 당장 미국 법무부와 FTC에 정식 고발장을 접수하세요. 그리고 텍사스 동부지법에는 이 증거를 첨부하여 소송 각하 신청 및 특허 유효성 이의 제기(IPR)를 청구하십시오. 태성그룹이 법률 비용으로 나를 말려 죽이려 했다면, 나는 미국의 공권력을 동원해 저들의 팔다리를 통째로 부러뜨려 주겠습니다."

"알겠습니다, 의장님! 즉시 설리번 앤 크롬웰의 모든 파트너 변호사들을 소집해 오늘 중으로 미국 정부 당국에 제보를 접수하고 소송 각하 서류를 제출하겠습니다. 내일 아침이면 판세가 완전히 뒤집힐 겁니다."

화상 통화가 종료되자, 도윤은 소파에서 천천히 일어나 정채원 분석팀장을 보았다.

"정 팀장, 지금 안티그라비티 홀딩스의 주가가 마이너스 24%라고 했죠?"

"네, 의장님. 개미들과 기관 투자자들이 공포에 질려 미친 듯이 투매하고 있습니다."

"아주 좋습니다. 우리가 미국에서 회수해 온 달러 현금 중 2,000억 원을 지금 즉시 장내 매수 계좌로 이체하세요. 놈들이 공포에 질려 던져주는 그 저렴하고 소중한 주식들을, 우리가 바닥에서 전량 쓸어 담아 우리 지분율을 30% 이상으로 확대하겠습니다."

도윤의 목소리에는 일말의 흔들림도 없었다.

남들이 공포에 질려 피눈물을 흘리며 도망칠 때, 금융 황제 한도윤은 최고점에서 판 주식을 바닥에서 다시 쓸어 담으며 태성그룹이 파놓은 함정을 자신의 가장 거대한 사냥터로 탈바꿈시키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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