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창에 상태창이 떴다!

72화: 새로운 황제의 취임식
월요일 오전 9시 정각, 서울 여의도 전경련 회관 3층 컨퍼런스 그랜드볼룸.
수백 개의 카메라 플래시가 터지는 가운데 장내에 웅성거림이 가득했다. 정율코퍼레이션의 신임 최대 주주로 등극한 안티그라비티 파트너스의 한도윤 의장이 직접 주재하는 특별 주주총회 및 기자 간담회가 열리는 현장이었다.
단상 뒤에 설치된 초대형 백드롭 화면에는 붉은색의 낡은 정율그룹 로고 대신, 기하학적이고 세련된 은빛 '안티그라비티(Antigravity)' 로고가 선명하게 새겨져 있었다.
"정율코퍼레이션 임시 주주총회 안건 심의 결과를 공표하겠습니다."
의장을 맡은 서은우 변호사가 마이크를 잡고 엄숙하게 낭독했다.
"제1호 의안, 등기이사 조창식 해임의 건은 찬성 48.5%로 가결되었습니다. 제2호 의안, 사명 변경 및 정관 일부 개정의 건 역시 가결되었습니다. 이에 따라 본 회사는 이 시간부로 '안티그라비티 홀딩스(Antigravity Holdings)'로 사명을 변경하며, 이사회 의결에 따라 한도윤 의장님이 등기이사 및 이사회 의장으로 전격 취임하셨음을 선포합니다!"
와아아아-! 하는 함성과 함께 수많은 기자들이 노트북 자판을 바쁘게 두드리기 시작했다.
도윤은 자리에서 일어나 단상 중앙의 마이크 앞으로 천천히 걸어 나갔다. 단정한 블랙 더블 슈트 차림에 흐트러짐 없는 머리 모양을 한 청년 황제. 그의 묵직한 존재감에 장내는 찬물을 끼얹은 듯 조용해졌다.
"안녕하십니까. 안티그라비티 홀딩스의 신임 의장 한도윤입니다."
도윤의 목소리가 스피커를 타고 넓은 홀 안을 묵직하게 울렸다.
"동시에 오늘부로 안티그라비티 파트너스는 그룹의 투자 집행 법인으로 남고, 안티그라비티 홀딩스가 지주사 역할을 맡습니다. 법무와 국제 협정은 서은우 부회장이 총괄하고, 기술 자회사 편입과 시장 전략은 정채원 대표가 책임집니다. 앞으로 외부 공시와 언론 발표에서도 이 체계를 기준으로 움직이겠습니다."
"오늘부로 정율코퍼레이션의 시대는 가고 안티그라비티 홀딩스의 시대가 시작되었습니다. 기존 정율의 낡고 사양화된 도소매 유통업과 대규모 적자만 내던 해외 자원 개발 사업은 이 시간부로 전면 매각 및 청산 절차를 밟을 것입니다. 대신, 안티그라비티 홀딩스는 대한민국 최고의 미래 첨단 기술 및 에너지를 지배하는 기술 지주회사로 대개편됩니다."
도윤이 리모컨을 누르자 백드롭 화면에 거대한 금융 및 기술 생태계 지도가 펼쳐졌다.
"우리는 안티그라비티 홀딩스의 직속 자회사로 차세대 전고체 배터리 원천 특허를 가진 '영테크(지분 25%)', 미국 실리콘밸리 최고 핵심 AI 코어 기술을 가진 '노바 AI(지분 35%)', 그리고 자율주행 모빌리티 및 특수 로보틱스 하드웨어 강자인 '에이펙스 다이내믹스(지분 40%)'를 전격 편입합니다. 영테크의 심장, 노바 AI의 뇌, 그리고 에이펙스 다이내믹스의 뼈대를 융합하여 인류가 이제껏 보지 못한 차세대 모빌리티 제국을 완성할 것입니다."
도윤의 막힘없고 당당한 프레젠테이션에 기자들은 물론, 총회에 참석한 소액주주와 대형 연기금의 실무진까지 숨을 들이켰다.
단순히 지분 장사를 하는 펀드 매니저인 줄 알았던 한도윤이, 전 세계 제조업의 미래인 AI 자율주행과 차세대 배터리를 엮어 거대한 산업 생태계를 직접 쥐고 흔들겠다는 대야망을 드러냈기 때문이다.
이 기자회견은 실시간으로 경제 방송을 타고 타전되었고, 시장은 열광했다.
거래 정지 위기에 몰렸던 안티그라비티 홀딩스의 주가는 하한가 늪에서 벗어나 개장 즉시 상한가(+30.00%)로 치솟았다. 화요일과 수요일까지 무려 3거래일 연속 상한가 랠리를 기록하며 주당 12,000원이던 주가는 단숨에 26,000원을 돌파했다.
사라질 뻔했던 시가총액은 1조 2,000억 원 수준으로 회복되었고, 지분 가치가 폭등함에 따라 도윤의 순자산 역시 폭발적으로 늘어났다.
같은 시각, 서울 서초동 태성타워 40층 사장실.
대한민국 부동의 1위 재벌인 '태성그룹'의 후계자이자 태성전자 사장인 이진우는 모니터 화면 속 한도윤의 기자회견 영상을 무표정하게 응시하고 있었다. 그의 곁에는 태성그룹 비서실장과 대형 로펌의 특허 전담 변호사들이 굳은 표정으로 대기하고 있었다.
이진우 사장은 비서실장에게 차갑게 물었다.
"안티그라비티가 확보한 영테크의 전고체 배터리 특허와 노바 AI의 자율주행 LLM 원천 기술…… 우리가 개발하고 있는 차세대 배터리 및 자율주행 칩 기술과 비교했을 때 어느 정도 격차가 나지?"
변호사가 조심스럽게 한 걸음 나아섰다.
"사장님, 실무 분석 결과 영테크가 보유한 전고체 전해질 합성 특허는 태성SDI가 5년째 매달려온 기술보다 안정성이 3배 높고 단가는 반값에 불과합니다. 특히 노바 AI의 신경망 제어 특허는 자율주행 4단계에서 필수적인 원천 특허라, 이 기술을 우회하지 않고서는 우리가 추진하는 자율주행 자동차 상용화 자체가 법적으로 불가능합니다."
이진우의 눈매가 가늘어졌다.
"그렇다면 우리가 저 기술을 사오거나 안티그라비티의 숨통을 끊어야겠군. 그냥 두면 태성그룹의 주력 산업인 반도체와 배터리 시장의 주도권을 통째로 빼앗기게 될 거다."
이진우 사장은 비서실장에게 펜을 돌리며 명령했다.
"미국의 대형 특허 괴물인 '페가수스 IP(Pegasus IP)'를 움직여라. 그들이 보유한 낡은 자율주행 통신 특허를 무기로 삼아, 노바 AI와 에이펙스 다이내믹스를 상대로 미국 텍사스 동부지방법원에 20억 달러(한화 약 2조 6,000억 원) 규모의 특허 침해 소송을 즉각 제기하게 해. 소송 비용과 로비 자금은 태성 해외 법인을 통해 우회적으로 전액 지원한다."
"미국 법원을 통해 기술 수출 및 사용 금지 가처분 신청을 동시에 걸면, 한도윤이 아무리 현금이 많아도 법적 소송에 손발이 꽁꽁 묶이게 될 겁니다. 주가도 단숨에 폭락하겠지요."
"그래, 대기업의 소송전이 어떤 건지 그 철부지 투자자 녀석에게 똑똑히 보여줘라."
이진우의 입가에 잔인한 미소가 서렸다.
다시 안티그라비티 의장실.
도윤은 창밖의 서울 시내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바로 그 순간, 그의 시야 전체를 피처럼 붉은색 시스템 경고 창이 덮쳤다.
[경고! 대한민국 최고 거인 '태성그룹'의 적대적 소송 공작 개시!]
- 공격 주체: 태성그룹 이진우 사장 및 미국 특허 괴물 '페가수스 IP' 연합.
- 소송 내용: 미국 텍사스 동부지법에 노바 AI 및 에이펙스 다이내믹스 대상 20억 달러 특허 침해 소송 및 자회사 기술 수출 금지 가처분 신청 접수.
[메인 퀘스트: 거인 태성그룹과의 기술 패권 전쟁]
[난이도: S+]
[설명: 태성그룹이 안티그라비티의 모빌리티 제국을 파괴하기 위해 거대 자본과 법률 로비를 동원해 전면적인 소송전을 걸어왔습니다. 미국의 특허 괴물 페가수스 IP의 부당한 소송을 무력화하고, 태성그룹의 숨겨진 음모를 밝혀내어 기술 독립을 완성하십시오.]
[추천 행동 지침]
- 신화급 권능 '금융 황제의 절대 권력'을 가동하여 페가수스 IP의 실소유주와 태성그룹 간의 불법 우회 자금 거래 내역(비자금)을 추적하십시오.
- 미국 현지 최고 법무법인을 선임하여 특허 유효성 증빙 및 태성을 상대로 한 역소송(Counter-suit)을 제기하십시오.
[성공 보상: 태성SDI의 핵심 거래선 탈취 및 독점 배터리 공급권 확보, 특허 괴물 페가수스 IP의 역인수 권한 획득, 경험치 5,000 exp.]
[실패 페널티: 미국 법원의 안티그라비티 자회사 자산 동결 및 모빌리티 컨소시엄 붕괴.]
[플레이어 한도윤 개인 순자산 평가액: 4조 8,920억 원]
도윤은 붉게 깜빡이는 상태창의 경고를 보며 턱을 쓰다듬었다.
"20억 달러짜리 소송이라…… 결국 대한민국 최강이라는 태성그룹이 내 밥그릇을 보고 침을 흘리기 시작했군."
그의 눈빛이 그 어느 때보다 날카롭고 호승심으로 불타오르기 시작했다.
"이진우 사장님. 대기업의 거대한 소송 폭탄이 나에게 통할 거라 생각했다면 큰 오산입니다. 이번 기회에 태성그룹의 뼈대까지 전부 수확해 드리죠."
태성그룹이라는 거대한 골리앗을 향해, 사냥꾼 한도윤이 마침내 더 거대한 금융의 활시위를 당기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