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품으로
주식창에 상태창이 떴다!71화

주식창에 상태창이 떴다!

주식창에 상태창이 떴다!

71화: 지배권의 이동

조태성 부사장이 자본시장법 위반 및 업무상 배임 혐의로 검찰 수사관들에게 연행된 월요일 오전. 정율그룹의 몰락은 시장의 예측보다 훨씬 빠르고 잔인하게 진행되었다.

정율코퍼레이션의 주가는 월요일 첫 하한가를 시작으로 화요일과 수요일까지 3거래일 연속 하한가(▼30.00%)를 기록하며 수직으로 추락했다. 35,000원을 호가하던 주가는 순식간에 12,005원까지 밀려나며 시가총액은 1조 5,000억 원에서 5,000억 원 미만으로 주저앉았다.

시장에는 정율코퍼레이션이 상장 폐지될지도 모른다는 공포가 팽배했고, 채권 시장은 정율그룹 계열사들의 회사채 거래를 전면 중단했다.

하지만 진짜 폭탄은 수요일 장 마감 직후에 터졌다.


수요일 오후 4시, 강남 안티그라비티 타워 의장실.

"의장님, 예상대로 금융기관들의 담보 처분 통지서가 발송되었습니다."

서은우 변호사가 미소를 지으며 지분 양도 서류 뭉치를 내밀었다.

"조창식 회장과 조태성 부사장이 정율코퍼레이션 주식 18%(약 540만 주)를 담보로 국내 증권사 세 곳에서 대출받았던 1,200억 원의 담보 비율이 주가 3연속 하한가로 인해 80% 미만으로 무너졌습니다. 증권사들은 어제부로 추가 담보(마진콜)를 요구했으나, 정율그룹은 현재 가용할 수 있는 현금이 바닥난 상태입니다. 결국 오늘 밤을 기한으로 담보 주식 전량이 반대매매로 시장에 쏟아져 나오게 되었습니다."

도윤은 의자 등받이에 편안하게 기대며 차가운 눈빛으로 서류를 훑었다.

"반대매매 예정 단가는 얼마입니까?"

"내일 아침 장 시작 전, 시간외 대량매매(블록딜) 형식으로 하한가 대비 20% 추가 할인된 주당 9,600원에 매물이 나올 예정입니다. 총 매각 대금은 약 520억 원 선입니다."

도윤은 실소를 터뜨렸다. 한때 2,000억 원에 육박하던 대주주 일가의 지분이 주가 하락과 할인율 적용으로 단돈 520억 원짜리 매물로 쪼그라든 것이다.

"대주주 일가가 평생을 바쳐 쌓아 올린 지배 구조의 핵심 지분이 단돈 500억 원에 경매 매물로 나온 꼴이군요. 서 변호사님, 담보권을 쥐고 있는 가온증권과 한아증권 매매 데스크에 즉시 연락해서 안티그라비티 파트너스 명의로 블록딜 지분 18% 전량을 전액 달러 현금으로 즉시 양수하겠다고 통보하세요."

"알겠습니다, 의장님. 즉시 계약 체결 진행하겠습니다!"

수요일 밤 11시.

아무도 모르는 사이에 안티그라비티의 달러 에스크로 계좌에서 520억 원에 상당하는 달러 현금이 증권사들의 회수 계좌로 즉각 이체되었고, 정율코퍼레이션 주식 540만 주는 안티그라비티의 특별 전용 계좌로 정식 이전 완료되었다.

이로써 안티그라비티는 기존에 장내에서 야금야금 매집해 두었던 5%의 지분에 이번 18%를 더해 총 23%의 지분율을 확보하며, 정율코퍼레이션의 단독 최대 주주이자 실질적인 지배자로 전격 등극했다.

반면 조창식 회장의 남은 지분은 은행에 담보로 잡히지 않았던 12%에 불과했다. 정율그룹의 70년 지배권이 단 사흘 만에 한도윤이라는 개인 플레이어의 손으로 완전히 넘어간 순간이었다.


목요일 오전 10시, 서울 혜화동 서울대학교병원 12층 VIP 특실.

심근경색으로 쓰러져 산소호흡기를 낀 채 누워 있던 조창식 회장은 창백한 얼굴로 눈을 떴다. 그의 곁에는 정율그룹 비서실장과 핵심 이사진이 초상집 같은 분위기 속에서 고개를 숙이고 서 있었다.

"어…… 어떻게…… 되었느냐……."

조창식 회장의 갈라진 목소리가 마스크 너머로 흘러나왔다.

비서실장은 마른침을 삼키며 감히 눈을 마주치지 못하고 보고서를 올렸다.

"회, 회장님…… 어젯밤 가온증권과 한아증권이 보유하고 있던 회장님과 부사장님의 담보 주식 18%가 전부 반대매매로 처분되었습니다. 인수자는…… 안티그라비티 파트너스입니다."

"뭣이……?!"

조창식 회장의 심박수 모니터가 미친 듯이 삐- 삐- 소리를 내며 경보음을 울렸다.

"안티그라비티가…… 그 지분을 다 먹었다고?! 그럼…… 내 지분은 어떻게 되는 거냐?!"

"현재 회장님의 지분은 12%로 떨어져 2대 주주로 내려앉으셨습니다. 안티그라비티는 23%의 지분으로 최대 주주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오늘 아침 안티그라비티 한도윤 의장 명의로 다음 주 월요일 오전 9시에 정율코퍼레이션 임시 이사회 소집 통지서가 발송되었습니다."

비서실장의 목소리가 덜덜 떨렸다.

"안건은…… 조창식 회장님의 대표이사 및 등기이사 해임의 건, 그리고 안티그라비티 측 인사들의 신임 대표이사 및 사내이사 선임의 건입니다. 이미 사외이사 진과 소액주주 연합이 안티그라비티 측에 위임장을 제출하여, 가결이 확실시되는 상황입니다."

"쿨럭! 쿨럭! 커헉……!"

조창식 회장은 가슴을 쥐어뜯으며 붉은 피가 섞인 기침을 토해냈다.

70년 동안 대한민국 재계를 호령하던 정율그룹이, 자신의 아들이 건드린 단 한 명의 청년 투자자에 의해 뿌리째 뽑혀 나가 공중분해 되기 직전이었다.


[띵동! 메인 퀘스트 '정율그룹의 심장부를 도려내라' 최종 대성공!]

[플레이어 한도윤 개인 순자산 평가액: 4조 5,820억 원]

강남 안티그라비티 타워 옥상 루프탑.

도윤은 강바람을 맞으며 푸르게 빛나는 상태창의 웅장한 신화급 권능 이펙트를 가만히 내려다보았다.

"조창식 회장님. 대기업의 시대는 끝났습니다. 이제 대한민국 금융과 미래 산업은 내가 이끄는 안티그라비티의 지배 아래 놓이게 될 겁니다."

그의 발아래 펼쳐진 서울 도심의 빌딩 숲은, 이제 완전히 주인이 바뀐 금융 제국의 광활한 영토가 되어 찬란하게 빛을 발하고 있었다.

YOU MAY ALSO LIKE

이런 작품은 어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