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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창에 상태창이 떴다!59화

주식창에 상태창이 떴다!

주식창에 상태창이 떴다!

59화: 덫을 밟은 하이에나

월요일 오전 9시 30분.
대한민국 최대 포털 사이트의 뉴스 탭과 실시간 증권 뉴스 창에 동시에 자극적인 빨간색 '속보' 타이틀이 노출되었다.

― [단독] 셀트온텍 치매 치료 신약 '알츠-제로', 임상 3상 데이터 조작 및 뇌출혈 부작용 은폐 의혹 제기
― 식품의약품안전처, 셀트온텍 임상 3상 데이터 긴급 감사 및 실사 검토 착수 발표
― 여의도 큰손들, 셀트온텍 주식 긴급 매도 러시…… 신뢰도 붕괴 위기

이 기사가 노출되는 순간, 셀트온텍의 호가창은 그야말로 피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신약 성공에 영혼을 걸고 버티던 개미 투자자들은 '부작용'과 '데이터 조작'이라는 단어에 패닉을 일으키며 시장가 매수 버튼 대신 매도 버튼을 난사했다.

[셀트온텍 현재가: 148,000원 -> 125,000원 (-15.5%)]
[셀트온텍 현재가: 110,000원 -> 95,000원 (-36.0% 수직 폭락)]

주가는 미끄럼틀을 타듯 지하 깊숙한 곳을 향해 수직 낙하했다.


같은 시각, 여의도에 위치한 유니언 파트너스 본사 트레이딩 룸.
박정훈 대표는 다리를 꼬고 가죽 의자에 기대어 모니터를 보며 호탕하게 웃고 있었다. 옆에 서 있는 블랙톤 글로벌의 아시아 대표 데이비드 리 역시 샴페인 잔을 들고 미소 지었다.
"하하하! 박 대표, 아주 작품이 훌륭하게 만들어졌군. 개미 놈들이 공포에 질려 물량을 알아서 쏟아내고 있어. 지금 대주주 반대매매 선인 80,000원 선까지 주가를 더 밀어붙입시다."
"예, 데이비드 대표님. 노무라 창구랑 신한 창구로 준비해 둔 350만 주 공매도 매도 폭탄 발사합니다! 오늘 숨통을 완전히 끊어놓죠!"

박정훈 대표의 명령과 함께, 그들이 빌려둔 350만 주에 달하는 어마어마한 공매도 물량이 시장에 투하되었다. 주당 90,000원 선에서 주가를 완전히 하한가로 메쳐버리려는 무자비한 융단폭격이었다.
주당 90,000원에 걸린 매수 주문들이 그들의 공매도 칼날에 속속 체결되어 나가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들이 미처 눈치채지 못한 사실이 있었다.
그들의 350만 주 매도 폭탄이 떨어지고 있는 주당 85,000원 구간 아래에, 그 어떠한 매도 물량도 가볍게 삼켜버리는 블랙홀 같은 거대한 매수 벽이 조용히 깔려 있었다는 사실을.


같은 시각, 강남 안티그라비티 타워 45층 펜트하우스 트레이딩 데스크.
정채원 분석팀장은 헤드셋을 쓴 채 미친 듯이 전산을 조작하며 도윤에게 보고했다.
"의장님! 유니언 파트너스와 블랙스톤의 공매도 물량 350만 주가 아래로 쏟아지기 시작했습니다! 매도 주문이 폭주하고 있습니다!"
도윤은 커피를 한 모금 들이켠 뒤, 가볍게 손가락을 튕겼다.
"좋습니다. 우리가 준비한 5,000억 원의 인수 자금 가동하세요. 매수 단가 85,000원 이하로 들어오는 모든 매도 호가를 한 주도 남김없이 싹 쓸어 담습니다. 던지는 족족 고마운 마음으로 받아먹으세요."

딸깍, 딸깍!
안티그라비티의 전용 초고속 트레이딩 서버가 가동되며, 시장에 투하된 350만 주짜리 거대 매도 폭탄을 물밑에서 통째로 소화하기 시작했다.

퍼버벙! 퍼버벙!
주가가 85,000원 밑으로 깨지는 순간, 보이지 않는 거대한 콘크리트 바닥이라도 쳐진 듯 주가는 85,000원 선에서 미동도 하지 않았다. 오히려 쏟아지는 매도 주문이 들어오는 족족 전량 실시간 체결되어 사라져 버렸다.

"뭐, 뭐야?!"
유니언 파트너스의 트레이더가 비명을 지르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대, 대표님! 이상합니다! 350만 주 공매도를 시장가로 밀어 넣었는데, 주가가 85,000원 선 밑으로 단 10원도 내려가지 않습니다! 누군가 밑에서 350만 주의 물량을 흔적도 없이 전부 삼켜버렸습니다!"
"뭐라고?! 350만 주면 금액으로만 3,000억 원인데, 그걸 밑에서 다 받아먹었다고? 어떤 미친 연기금이 이 타이밍에 바이오 주식을 3,000억 원어치나 사들인단 말이야?!"
박정훈 대표가 스프링처럼 튀어 올라 모니터를 움켜잡았다.
트레이더는 하얗게 질린 얼굴로 창구를 확인한 뒤 기겁하며 외쳤다.
"창구는 가온증권입니다! 매수 주체 법인은…… 사모펀드 안티그라비티 파트너스입니다!"

"안티그라비티?! 테헤란로 안티그라비티 타워의 한도윤이 왜 여기서 나와?!"
박정훈의 등줄기를 타고 식은땀이 비 오듯 흘러내렸다. 그랜드 자산운용을 10원에 인수하고, 태성그룹과 월가 숏 펀드까지 작살내 버린 그 공포의 이름이 자신들의 사냥터에 들어온 것이다.

"안 돼…… 안 돼! 저놈들이 왜 이 망해가는 바이오 주식을 사들이는 거지? 임상 조작 찌라시는 완벽하게 유포됐는데!"
데이비드 리 대표 역시 손에 들려 있던 샴페인 잔을 떨어뜨렸다.
"박 대표…… 이거 느낌이 안 좋소. 안티그라비티가 그냥 물량을 받아먹을 리가 없소. 우리가 던진 350만 주가 저들의 손아귀로 싹 다 기어 들어간 거요!"

오후 3시 30분, 장 마감 종소리가 울렸다.
셀트온텍의 종가는 안티그라비티의 무자비한 매수세에 힘입어 폭락세를 멈추고 92,000원 선에 안착했다.
그랜드 자산운용의 트레이딩 데스크 너머 도윤의 망막에는, 포식자들의 목줄에 단두대의 칼날이 안전하게 고정되었음을 선포하는 퀘스트 진행률 알림이 떴다.

[띵동! '바이오 대장주 사수 및 숏 스퀴즈' 퀘스트 진행률 50% 돌파!]

도윤은 의자 등받이에 몸을 눕히며 여유롭게 서은우 변호사를 바라보았다.
"서 변호사님. 오늘 저녁 6시에 셀트온텍 임상 3상 공식 성공 보고서 원본이랑, 박정훈과 데이비드 리의 중국 기술 유출 이면 계약서 녹취록 사법 기관에 접수하세요. 내일 아침 공시 창에는 식약처 공식 승인 문건이 올라오게 세팅해 두시고요."
"예, 의장님. 즉시 집행하겠습니다."

도윤은 입꼬리를 한껏 올렸다.
"박정훈 대표님, 데이비드 대표님. 내일 아침 점상한가의 단두대 위에서 350만 주를 피눈물 흘리며 사서 갚으셔야 할 텐데, 벌써부터 눈물 흘릴 준비 해두십시오."

글로벌 벌처 카르텔의 목을 베어낼 한도윤의 찬란하고 잔혹한 숏 스퀴즈 역습이, 화요일 아침의 태양을 향해 차갑게 벼려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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