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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창에 상태창이 떴다!57화

주식창에 상태창이 떴다!

주식창에 상태창이 떴다!

57화: 거대한 둥지

인천공항을 통해 한국으로 입국한 한도윤의 위상은 이전과 완전히 달라져 있었다.
미국 연준의 빅컷을 한 걸음 앞서 예측해 나스닥에서 3,600억 원의 이득을 취하고, 중동의 오펙 플러스와 월가 에너지 카르텔이 설계한 글로벌 유가 조작 사기극을 폭로해 WTI 원유 선물로 단 30분 만에 6,200억 원의 순수익을 올린 괴물.
이제 그의 통장과 안티그라비티 계좌에 든 현금성 자산만 해도 무려 2조 1,000억 원을 훌쩍 넘어가고 있었다.

어지간한 중견 재벌 그룹 전체의 현금 유동성을 가볍게 초월하는, 그야말로 움직이는 대기업 그 자체였다.
"이제 서초동 빌딩 3층짜리 전세 사무실은 우리 덩치에 너무 작군."
도윤은 서초동 안티그라비티 사무실 가죽 소파에 앉아 서은우 변호사가 올린 부동산 보고서를 훑어보았다.
안티그라비티 파트너스, 안티그라비티 그랜드 자산운용, 가온증권, 노바 테크놀로지 지분과 한주그룹 공동 경영 의장 지위까지 갖춘 지금, 이 모든 금융 계열사들과 인력들을 한데 모을 거대한 '금융 제국의 본진(Headquarters)'이 필요했다.

바로 그 순간, 도윤의 시야에 유쾌한 알림음과 함께 퀘스트 창이 떠올랐다.

[퀘스트: 금융 황제의 본진 구축]
[난이도: A]
[퀘스트 상황: 강남 테헤란로의 핵심 초고층 랜드마크인 '센트럴 스퀘어 타워'가 급매물로 출현. 소유주인 한성그룹이 건설 계열사의 부도 위기를 막기 위해 감정가 8,000억 원의 빌딩을 긴급 처분하려 함. 싱가포르계 부동산 거대 펀드 '리버사이드 캐피탈'이 한성그룹의 유동성 약점을 잡아 5,800억 원 헐값 인수를 제안해 둔 상태.]
[추천 행동: 대기업 감청 및 정보망 스킬을 활용하여 한성그룹 부회장과 리버사이드 간의 협상 동향을 파악하고, 주말 전 6,100억 원 캐시 일시불(All-Cash) 카드를 제시하여 센트럴 스퀘어 타워를 전격 인수하십시오. 안티그라비티의 전용 금융 타워로 개조하여 지배력을 선포하십시오.]
[성공 보상: 경험치 2,000 exp, 강남 테헤란로 랜드마크 빌딩 최종 소유권 확보, 임대 및 관리 수익 연 350억 원 확보, 안티그라비티 전사 임직원 충성도 극대화(S급 인재 유입 유도 확률 폭등)]
[실패 페널티: 해외 펀드의 랜드마크 선점으로 금융 허브 구축 지연, 본사 이전 비용 추가 지출]

"강남 테헤란로 한복판에 있는 랜드마크 타워라. 마침 집 지으려던 찰나에 딱 좋은 매물이 나왔네."
도윤은 피식 웃으며 서은우 변호사를 바라보았다.
"서 변호사님. 한성그룹 한성태 부회장님 비서실로 즉시 연락해서 오늘 점심 성북동 한정식집으로 약속 잡으세요. 리버사이드 캐피탈 놈들이 5,800억 원 부르고 간 지 딱 두 시간 지났으니, 지금 한 부회장은 피가 마르고 있을 겁니다."
서은우 변호사가 놀란 눈으로 지도를 보았다.
"테헤란로 센트럴 스퀘어 타워라면 지하 7층, 지상 45층 규모의 초거대 빌딩입니다. 리버사이드가 5,800억을 제시했다면 상당히 후려친 금액인데, 한 부회장이 도장을 찍기 직전입니까?"
"어쩔 수 없이 찍으려고 하겠지. 한성건설 만기 어음 4,000억이 이번 주 금요일에 돌아오니까. 하지만 우리가 6,100억 원을 '현금 일시불'로 쏴주겠다고 하면 사정이 달라집니다. 부동산 에스크로 계좌에 바로 꽂아줄 테니까요."
서은우 변호사의 얼굴에 감탄이 서렸다.
"6,100억 원 전액 현금 일시불이라니…… 대한민국 상업용 빌딩 거래 역사상 가장 화끈하고 신속한 대금 납입 조건이 될 것입니다."


점심 12시 30분, 성북동의 고급 한정식 VIP 룸.
한성그룹의 한성태 부회장은 숟가락을 들 힘조차 없는지 얼굴이 누렇게 떠 있었다. 리버사이드 캐피탈의 싱가포르 대표가 자금을 질질 끌며 "5,800억 원이 아니면 딜을 취소하겠다"고 으름장을 놓고 간 탓에 위궤양이 터질 지경이었다.
바로 그때, 도윤과 서은우 변호사가 안으로 들어와 자리에 앉았다.
"한 부회장님, 안티그라비티 의장 한도윤입니다. 안색이 많이 안 좋으시군요."
한 부회장은 억지로 미소를 지어 보였다.
"아, 한 의장님. 뉴욕에서의 대승리 소식은 잘 들었습니다. 그런데 저희 센트럴 스퀘어 타워 매각 건으로 급히 연락을 주셨더군요. 리버사이드 측과 이미 가계약 성사 단계입니다만……."
"그 싱가포르 놈들, 한성건설 부도 시한이 금요일인 걸 빤히 알고 5,800억 원 아래로 더 깎으려고 꼼수 쓰고 있죠?"
도윤이 단도직입적으로 찌르자 한 부회장의 숟가락이 뎅그랑 떨어졌다.
"그, 그걸 어떻게……."
"싱가포르 놈들하고 거래해 봤자 금요일 오전까지 잔금 절대 안 들어옵니다. 한성건설은 부도 처리될 거고, 빌딩은 빌딩대로 경매 시장으로 넘어가 쓰레기 단가로 공중분해되겠죠."
도윤은 품에서 굵은 골드 만년필을 꺼내 서명 대기 양식의 계약서를 밀어 넣었다.
"리버사이드 딜 취소하시고, 오늘 저랑 6,100억 원에 계약서 쓰시죠. 오늘 오후 2시 정각에 에스크로 법인 계좌로 잔금 6,100억 원 전액 일시불 송금 처리 완료해 드리겠습니다. 금요일 어음 결제 전혀 걱정하실 필요 없게 말이죠."

"현, 현금 일시불로 6,100억 원을 오늘 바로 쏜단 말입니까?!"
한성태 부회장은 숨이 턱 막히는 표정으로 도윤을 바라보았다. 6,100억 원이라는 천문학적인 인수 잔금을 당일 즉시 송금해 줄 수 있는 자본가는 대한민국 전체를 통틀어도 한도윤 말고는 없었다.
그는 손을 바들바들 떨며 겉옷 주머니에서 한성그룹의 법인 인감을 꺼내 들었다.
"계약하겠습니다! 오늘 즉시 등기 이전 절차 밟도록 법무팀 지시하겠습니다!"

쾅, 쾅, 쾅!
법인 인감도장이 계약서 위에 낙인찍히며, 강남 테헤란로 최고 중심가에 위치한 45층짜리 초고층 랜드마크 타워의 오너십이 정식으로 안티그라비티 파트너스로 이전 완료되었다.


일주일 뒤, 강남 테헤란로의 중심.
기존 '센트럴 스퀘어 타워'라는 낡은 간판이 철거되고, 건물 최상단 전면에 거대하고 모던한 황금빛 메탈 현판이 장착되었다.

[ANTIGRAVITY TOWER (안티그라비티 타워)]

지하 7층부터 지상 45층까지, 안티그라비티 금융 그룹의 계열사 직원 수백 명이 웅장한 로비로 첫 출근을 개시하며 사내 망은 축제 분위기로 터져 나갔다.
"우리가 강남 테헤란로 랜드마크 빌딩주라니! 전세 빌딩 3층 쓰던 회사 맞냐?!"
"인센티브도 업계 최곤데 복지랑 본사 사옥 간지까지 여의도 다 압살한다!"
직원들의 충성도 수치가 지하 암반수에서 대기권 밖으로 폭발 상승하는 모습이 도윤의 망막 위 상태창에 실시간 수치로 반영되었다.

도윤은 안티그라비티 타워 45층의 펜트하우스 의장실 창가에 섰다. 강남 일대와 테헤란로가 발밑으로 장난감처럼 내려다보였다.
그의 머릿속에서 화려하고 경쾌한 레벨업 이펙트가 기분 좋게 울렸다.

[띵동! '금융 황제의 본진 구축' 퀘스트 최종 대성공!]

"레벨 43에 자산 2.2조 원."
도윤은 펜트하우스 의장실 책상 위에 놓인 HTS를 켰다.
강남 테헤란로 한복판에 굳건한 금융 성벽을 쌓아 올린 안티그라비티. 이제 이곳은 전 세계 자본을 빨아들이고, 대한민국을 넘어 지구 반대편의 거대 자본들까지 사냥할 진짜 포식자의 요새가 되어 찬란하게 우뚝 서 있었다.

금융 황제 한도윤의 거대한 제국은, 이제 테헤란로 안티그라비티 타워 위에서 전 세계를 향해 그 서늘한 이빨을 드러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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