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창에 상태창이 떴다!

50화: 조 단위의 제국
수요일 오전 11시.
세종시 정부청사에서 전격적인 긴급 브리핑이 열렸다. 임만수 전 위원장의 체포 소식이 전해진 지 단 1시간 30분 만에, 정부는 임시 위원단을 긴급 구성하여 국책 사업 재평가 결과를 발표했다.
"대성전산과 임만수 전 위원장 간의 부정 뇌물 청탁 정황이 확인됨에 따라, 이전 심사 결과를 전면 무효화합니다. 재심사 결과, 세계 최고의 하이브리드 본딩 특허 기술력을 보유하고 어떠한 부정 청탁도 개입되지 않은 '한주테크'를 10조 원 규모 K-반도체 벨트 허브 국책 사업의 최종 단독 사업자로 정식 선정합니다!"
이 뉴스가 송출되는 순간, 주식 시장의 차트는 말 그대로 천국과 지옥의 갈림길을 보여주었다.
부도설과 탈락 찌라시 탓에 주당 13,800원까지 처참하게 내팽개쳐졌던 한주테크의 주가는 뉴스 송출과 동시에 단 5초 만에 상한가로 직행해 차트 벽을 뚫어버렸다.
[한주테크 현재가: 17,940원 (+30.0% 상한가 잠금)]
상한가 매수 잔량만 무려 1,500만 주가 쌓이며 살 수조차 없는 황금 주식이 된 것이다.
반면, 대주주 가문의 불법 비자금 조성 목적으로 뇌물 로비까지 감행했던 대성전산의 운명은 참혹했다. 뇌물 공여 및 부정 거래 혐의로 즉각 정규 거래가 정지되었고, 오전 11시 30분 거래가 재개되자마자 하한가로 추락해 수직 하강을 시작했다.
[대성전산 현재가: 45,500원 (-30.0% 하한가 수직 낙하)]
상한가 65,000원에 안티그라비티의 공매도 포탄을 온몸으로 받아줬던 대성그룹의 2,000억 원대 매수 자금은 최고점 꼭대기에 꽁꽁 묶인 채 고스란히 휴지조각이 되어 녹아내려 갔다. 이후 대성전산은 연속 4일 하한가를 기록하며 주당 15,000원 선까지 추락해 거래소 상장폐지 심사대 위에 올랐다.
대성그룹의 부동의 권력자 이재현 부회장은 대검찰청 특별수사본부의 포토라인에 서며 수갑을 차야 했다. 대한민국 역사상 대기업 부회장이 주가조작 현행범 증거가 낱낱이 폭로되어 긴급 체포된 사례는 전무후무했다. 대성그룹의 견고한 성벽은 한도윤이라는 청년이 발사한 단 한 발의 정보 폭탄에 허무하게 붕괴해 내렸다.
일주일 뒤, 서초동 안티그라비티 파트너스 의장실.
도윤은 통유리창 너머 강남대로의 전경을 내려다보며 커피를 가볍게 머금었다. 그의 눈앞에는 역사상 그 어느 때보다 휘황찬란한 황금빛 오케스트라 사운드와 함께 SSS급 퀘스트 완료 창이 폭죽처럼 번쩍이며 솟구쳤다.
[띵동! SSS급 메인 퀘스트 '조 단위의 금융 제국' 최종 대성공!]
- 대성그룹 이재현 부회장 및 국책 위원장 뇌물 카르텔 완파!
- 한주테크 10조 원 규모 국책 사업 단독 수주 성공!
- 대성전산 최고점(65,000원) 숏 포지션 500만 주 청산 완료 (평균 커버링 단가 15,000원)
- 최종 누적 정산 차익: +3,980억 원 확보 완료!
- 보상: 경험치 6,000 exp를 획득하여 레벨이 폭발합니다! (Lv. 32 → Lv. 35)
- 특별 권한: '대한민국 금융 주권자' 칭호 획득 완료!
- 효과: 대한민국 내 모든 금융 기관 및 대기업 지분 소유 지배 한도 무제한 해제. 국세청 세무조사 및 법적 소송 권한 영구 무력화.
- 플레이어 한도윤 최종 개인 자산 평가액: 1조 1,832억 원 돌파!
- 신규 기능 활성: 글로벌 주식 시장 연동 및 '신의 눈(글로벌 거시 경제 예측 엔진)' 사용 권한 오픈!
"1조 1,800억 원…… 드디어 1조 원 돌파인가."
도윤은 가슴 깊은 곳에서 끓어오르는 전율을 느꼈다.
통장 잔고 800원, 마이너스 4,200만 원짜리 흙수저 개미 투자자에서 시작한 청년이, 이제는 1조 원의 순자산을 보유하고 국가 권력조차 함부로 건드릴 수 없는 '금융 주권자'의 반열에 올라선 것이다.
똑똑.
안방 문이 열리며 한주그룹의 신임 차기 회장 한동훈이 비서들과 함께 화려한 순금 감사패를 들고 직접 걸어 들어왔다. 그의 곁에는 안경을 고쳐 쓰며 미소 짓는 서은우 변호사가 함께 서 있었다.
"한 의장님! 정말 대단하십니다! 이번 국책 사업 수주와 지주사 지분 확보 덕분에 저희 한주그룹은 차세대 반도체 글로벌 1위 기업으로 도약할 발판을 마련했습니다. 한성훈 그 매국노 놈의 주식도 법원 경매를 통해 안티그라비티가 전량 인수하게 처리되었습니다."
한동훈 회장이 도윤의 손을 두 손으로 꽉 쥐며 머리를 숙였다.
"앞으로 한주그룹은 안티그라비티 파트너스와 영원한 혈맹(Blood Alliance)입니다. 당사의 모든 금융 계열사 자금 운용권과 자산 포트폴리오는 전적으로 안티그라비티 그랜드 자산운용에 위탁하겠습니다."
"현명한 결정을 내리셨습니다, 한 회장님."
도윤이 여유로운 미소로 악수에 응했다.
한동훈 회장 일행이 감사 인사를 마치고 떠나자, 의장실에는 다시 깊은 정적이 찾아왔다.
도윤은 책상 앞으로 걸어가 HTS 모니터를 켰다.
그의 망막 위에 둥실 떠오른 상태창은 이제 대한민국이라는 좁은 테두리를 벗어나, 미국의 뉴욕 월스트리트, 영국의 런던 금융가, 일본의 도쿄 거래소까지 연결된 거대한 글로벌 금융 지도를 선명하게 그리며 푸른빛으로 명멸하기 시작했다.
[글로벌 주식 시장 연동 완료]
[신의 눈 가동 중: 미 연방준비제도(Fed) 금리 정책 변동 및 나스닥 빅테크의 미공개 호재 정보 백업 중...]
도윤은 의자 등받이에 편안하게 누워 기지개를 켰다.
"이제 한국 물은 너무 좁군."
그의 두 눈이 나스닥 종합 차트와 뉴욕 월스트리트의 마천루를 향해 매섭게 빛났다. 방구석 개미 한도윤이 마침내 대한민국을 정복하고, 전 세계 자본이 소용돌이치는 진짜 글로벌 전쟁터를 향해 그 위대한 첫걸음을 딛기 시작했다.
금융 황제 한도윤의 거대하고도 위대한 글로벌 제국의 서막이, 서초동 의장실 위에서 찬란하게 열리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