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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창에 상태창이 떴다!49화

주식창에 상태창이 떴다!

주식창에 상태창이 떴다!

49화: 신들의 전쟁

수요일 오전 9시 정각.
땡! 하는 벨 소리와 함께 대한민국 역사상 가장 거대한 금융 전쟁의 서막이 올랐다.
개장과 동시에 대성전산의 호가창은 어제 유포된 '국책 사업 수주 완료 임박' 찌라시와 대성그룹 계열사들의 2,000억 원대 매수 폭탄이 맞물려 미친 듯이 솟구쳐 올랐다.

[대성전산 시초가: 58,000원 (+11.5%)]
[대성전산 현재가: 62,000원 (+19.2%)]
[대성전산 현재가: 65,000원 (+25.0% 폭등)]

개장 단 15분 만에 주가는 65,000원 선을 돌파하며 폭발했다.
그리고 그 시각, 대성전산의 주가가 65,000원 고지를 밟는 그 찰나의 순간, 안티그라비티 그랜드 자산운용의 트레이딩 데스크에서는 청아한 체결 경보음이 폭풍처럼 쏟아져 내렸다.

띠리링! 띠리링! 띠리링!
"의장님! 대성전산 주식 500만 주, 상한가 직전인 주당 65,000원에 공매도 체결 완료되었습니다! 총 매도 금액 3,250억 원입니다!"
"개별주식 선물 매도 5,000계약도 65,000원 동기화 단가로 전량 매도 서명 체결되었습니다!"
정채원 분석팀장의 떨리는 목소리가 의장실에 울려 퍼졌다. 3,000억 원이 넘는 매도 계약이 단 몇 분 만에 대성그룹이 깔아둔 2,000억 원의 매수 지지벽을 집어삼키며 체결된 것이다.

동시에, 도윤은 다른 모니터를 가볍게 두드렸다.
"한주테크 매집 현황은요?"
"주당 평균 14,200원에 총 450만 주 매집 완료했습니다. 지분율 15.0% 확보로, 대주주 가문 우호 지분 포함 최종 의결권 지분율 50.2% 돌파했습니다! 경영권 방어벽 완벽히 구축되었습니다!"
"좋습니다. 모든 말판의 배치가 끝났군요."
도윤은 커피 잔을 내려놓으며 잔잔한 미소를 지었다.


오전 9시 25분, 대성그룹 서초 사옥 42층 부회장실.
이재현 부회장은 비서실장이 실시간으로 보고하는 대성전산의 호가 상황을 보며 만족스러운 웃음을 지었다.
"하하하! 결국 65,000원에 공매도를 다 쳤단 말이지? 역시 애송이라 간이 부었어. 비서실장, 이제 5분 뒤면 국책 사업 선정 위원회의 공식 기자회견이 시작되겠군?"
"예, 부회장님. 임만수 위원장이 산업통상자원부 기자실 단상에 올라 대성전산을 최종 국책 사업자로 낭독할 예정입니다. 그 순간 주가는 상한가로 잠길 것이며, 안티그라비티의 3,200억 숏 포지션은 즉시 반대매매 선에 걸려 청산되기 시작할 겁니다."
"완벽해. 수고했어. 이제 대성그룹의 힘이 주식 시장에서 어떻게 지배력을 행사하는지 뼈저리게 느끼게 해줬군."

이재현 부회장은 승리를 확신하고 비서실장이 따라주는 위스키 잔을 들었다.
하지만 그들은 꿈에도 생각지 못했다. 그들이 승리의 건배를 나누려던 바로 그 순간, 전 세계 인터넷 전산망을 통해 도윤이 장전해 둔 1조 원짜리 단두대의 칼날이 발사되었다는 사실을.


오전 9시 30분 정각.
세종시 산업통상자원부 제1기자실.
임만수 국책사업 심사위원장이 엄숙한 표정으로 단상 위에 서서 연설문을 펼쳤다. 전국의 모든 경제 방송과 유튜브 라이브 카메라가 그의 입술을 비추고 있었다.
"음음, 대한민국 반도체 산업의 미래를 짊어질 'K-반도체 벨트 허브 국책 사업'의 최종 패키징 분야 사업자 선정 심사 결과를 발표하겠습니다. 심사위원단의 공정하고 엄격한 기술 및 경영 평가 결과, 최종 낙점된 기업은……."

임 위원장이 '대성전산'이라는 네 글자를 낭독하려던 바로 그 찰나.
기자실 뒤편에 모여 노트북을 두드리던 기자들의 화면이 일제히 파란색 속보 경보로 뒤덮였다. 실시간 뉴스 속보 알림음이 기자실 전체에 요란하게 울리기 시작했다.
"어, 어?! 이게 뭐야?!"
"대형 특보 떴다! 대성그룹 이재현 부회장 긴급 영장 발부?!"
"국책사업 위원장 임만수 뇌물 100억 수수 현장 증거 폭로?!"

속보 뉴스의 헤드라인은 그야말로 메가톤급 원자폭탄이었다.

― [속보] 대성전자 부회장 이재현, 임만수 국책위원장에게 싱가포르 무기명 채권 100억 뇌물 수수 동영상 및 비밀 금고 계약서 유출!
― [단독] 임만수 위원장의 청탁 조작 녹취록 공개, "한주테크 기술 평가 점수 고의 감점 지시" 증거 확보
― 대검찰청 특별수사본부, 서울지방국세청 합동 압수수색조 세종시 발표장 긴급 투입!

단상 위에서 발표를 하려던 임만수 위원장의 얼굴이 순간 흙빛으로 변했다. 그의 손에 들린 발표문이 바르르 떨렸다.
"이, 이게 무슨……."
그 순간, 기자실 문이 거칠게 열리며 파란색 압수수색 서류 상자를 든 검찰 특별수사관 10여 명이 단상으로 돌진했다.
"임만수 씨!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수수 및 업무방해 혐의로 긴급 체포합니다! 변호인을 선임할 권리가 있으며……."
"이, 이거 놓으시오! 난 정부 임명 위원장이오! 대성그룹에서 나를…… 읍!"
전국으로 생중계되던 카메라 화면 속에서 국책 위원장이 수갑이 채여 끌려 나가는 초유의 생방송 방송 사고가 터졌다.

같은 시각, 대성그룹 부회장실.
이재현 부회장의 손에 들려 있던 위스키 잔이 대리석 바닥에 떨어져 깨졌다. 화면 가득 쏟아지는 자신의 비자금 전달 블랙박스 영상과 싱가포르 비밀 금고 인증서 사본을 바라보는 그의 눈동자가 찢어질 듯 커졌다.
"이…… 이럴 수가. 싱가포르 골드만삭스 비밀 금고 계약서가 어떻게 풀린 거야? 저 블랙박스 음성은 대체 누가 도청한 거지?!"
비서실장이 하얗게 질려 소리쳤다.
"부, 부회장님! 대성전산 주가가…… 무너지고 있습니다!"

대한민국 주식 시장의 절대 강자 대성그룹의 심장부를 관통하는 처참한 폭락의 서막이, 세종시 발표장의 난장판 속에서 요란하게 시작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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