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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창에 상태창이 떴다!43화

주식창에 상태창이 떴다!

주식창에 상태창이 떴다!

43화: 다음 사냥감

"다나카 대표님, 약속하신 5,000억 원의 우회 자금은 금요일 전까지 확실하게 홍콩 창구로 입금되는 게 맞겠지요?"
[하하, 한 상무님. 걱정하지 마십시오. 오리가미 캐피탈은 약속을 반드시 지킵니다. 이번 주 금요일, 한주쇼핑의 3,000억 원 규모 회사채 만기 연장 건만 부결되어 디폴트(채무불이행)가 선언되면, 장남 한동훈 사장은 배임 혐의로 즉각 해임될 것입니다. 그 즉시 임시 주주총회를 열어 상무님이 대표이사로 취임하시면 됩니다.]
"감사합니다. 약속대로 경영권을 잡는 즉시 한주테크가 보유한 차세대 반도체 하이브리드 본딩 특허 기술 독점 라이선스를 오리가미 측에 헐값으로 양도하겠습니다. 껍데기뿐인 지주사만 제게 남겨주시면 됩니다."
[좋은 거래입니다. 서로 윈-윈(Win-Win)하는 길이지요.]

도윤은 의장실 책상에 턱을 괸 채, 새로 얻은 '대기업 회장실 비밀 직통 통화망 도청 권한'이 복원해 낸 통화 녹취본을 흥미진진하게 감청하고 있었다.
통화의 주인공은 대한민국 재계 서열 10위권에 빛나는 거대 대기업 '한주그룹(Hanjoo Group)'의 창업주 한태수 회장의 차남, 한성훈 상무였다. 그리고 그의 통화 상대는 일본계 악명 높은 헤지펀드이자 기술 약탈 펀드로 악명 높은 '오리가미 캐피탈(Origami Capital)'의 한국 총괄 대표 다나카 켄지였다.

도윤은 실소를 지으며 혀를 끌끌 찼다.
"지 형을 끌어내리고 그룹 회장이 되겠다고, 나라의 핵심 반도체 원천 기술을 통째로 일본 헤지펀드에 갖다 바치겠다? 이거 매국노가 따로 없구먼."

그때, 도윤의 시야 한가운데에 경고음과 함께 거대한 황금색 퀘스트 창이 솟아올랐다.

[퀘스트: 한주그룹 구원 및 국가 핵심 기술 유출 저지]
[난이도: S+]
[퀘스트 내용: 일본계 약탈 펀드 '오리가미 캐피탈'과 결탁한 차남 한성훈의 한주그룹 경영권 강탈 음모를 차단하고, 이번 주 금요일 부도 위기에 처한 한주쇼핑을 구원하십시오.]
[성공 보상: 경험치 4,000 exp, 한주그룹 핵심 계열사 지분 15% 및 경영 참여권, 대한민국 애국 투자자 칭호 획득]
[실패 페널티: 차세대 반도체 특허 기술의 해외 유출로 인한 국가 기술 경쟁력 후퇴, 안티그라비티의 공조 혐의 오해로 인한 자산 동결 조치]

"난이도 S+에 애국 투자자 칭호라. 점점 스케일이 커지는군."
도윤은 픽 웃으며 자리에 일어났다.
자본에는 국경이 없다지만, 최소한의 상도의와 국익마저 짓밟으며 사리사욕을 채우는 꼴은 눈 뜨고 봐줄 수가 없었다. 게다가 한주테크의 반도체 본딩 기술은 대한민국 반도체 산업의 미래가 걸린 극비 특허였다. 이걸 헐값에 일본에 넘기게 둘 수는 없었다.

도윤은 즉시 서은우 변호사와 정채원 분석팀장을 불렀다.
"의장님, 부르셨습니까?"
"한주쇼핑 회사채 만기 건에 대해 브리핑해 주시죠."
도윤의 지시에 정채원 팀장이 즉시 태블릿 화면을 띄워 브리핑을 시작했다.
"최근 한주그룹의 유통 핵심 계열사인 '한주쇼핑'이 심각한 유동성 위기에 몰려 있습니다. 이번 주 금요일 오후 3시에 만기가 도래하는 회사채 규모만 무려 3,000억 원입니다. 원래는 주채권은행들과 만기 연장을 무난하게 합의할 예정이었으나, 며칠 전부터 알 수 없는 일본계 자금 세력들이 채권을 집중 매입하여 만기 연장 반대 의사를 표명하고 있습니다. 만약 금요일 오후 3시까지 만기 연장이 불발되고 3,000억 원을 상환하지 못하면, 한주쇼핑은 최종 부도 처리되어 법정관리에 들어가게 됩니다."
"그 일본계 자금 세력이 바로 오리가미 캐피탈이군요."
서은우 변호사가 심각한 표정으로 덧붙였다.
"그렇습니다. 장남 한동훈 사장이 백방으로 뛰며 국내 금융권에서 3,000억 원의 긴급 대출을 타진하고 있지만, 한주그룹 내부 차남 세력들이 이사회를 장악해 지급 보증 승인을 고의로 보류시키고 있습니다. 이대로 가면 금요일 오후 3시에 부도가 확정되고, 한동훈 사장은 경영 실패 책임을 지고 완전히 퇴출당할 겁니다."

도윤은 호가창의 한주쇼핑 주가를 보았다.

[종목명: 한주쇼핑 (004820)]
[현재가: 11,200원 (-8.4% 부도설 고조)]

부도설 찌라시가 돌면서 주가는 연일 곤두박질치고 있었고, 신용 평가 등급은 투기 등급 직전까지 추락해 있었다. 시장의 공포는 최고조에 달했다.
"재밌는 판이 짜였네요. 일본 놈들이 한국 대기업을 날로 먹으려고 채권을 사들여 목을 조르고 있다니."
도윤은 손가락으로 책상을 톡톡 쳤다.
"서 변호사님, 우리 안티그라비티 파트너스와 안티그라비티 그랜드 자산운용의 가용 현금이 지금 총 얼마나 됩니까?"
"태성홀딩스 숏 스퀴즈와 한강바이오텍 작전 청산 이익금, 그리고 그랜드 자산운용의 예치금을 모두 합쳐 즉시 동원할 수 있는 현금 실탄은 약 6,500억 원입니다."
"충분하네요."
도윤이 미소 지었다.
"금요일 오후 3시 만기인 회사채 3,000억 원, 우리가 전액 인수해서 상환 처리해 줍니다."
"예?! 3,000억 원을 우리가 대신 갚아준다고요?"
정채원 팀장의 입이 떡 벌어졌다.
"의장님, 아무리 한주쇼핑이 우량 유통망을 가졌다고 해도, 부도 직전의 투기 등급 회사채에 3,000억 원을 태우는 건 리스크가 너무 큽니다. 만약 경영권 분쟁에서 차남이 이겨 기술이 유출되고 나면 한주쇼핑은 껍데기만 남게 됩니다."
"그 경영권 분쟁에서 장남 한동훈 사장이 이기게 만들면 되죠. 그리고 3,000억 원을 그냥 빌려주는 게 아닙니다."
도윤의 눈빛이 예리하게 빛났다.
"한동훈 사장에게 은밀하게 제안하세요. 안티그라비티가 3,000억 원의 긴급 유동성을 공급하는 조건으로, 한주쇼핑이 발행하는 3,000억 원 규모의 사모 영구 전환사채(CB)를 발행하라고 말입니다. 전환 단가는 현재 폭락한 주가 기준인 주당 10,000원으로 설정하고요."
서은우 변호사의 안경 너머 눈빛이 번뜩였다.
"주당 10,000원에 3,000억 CB라면…… 주식으로 전환 시 무려 3,000만 주에 달합니다. 한주쇼핑의 총 발행 주식 수의 25%가 넘는 규모로, 단숨에 최대 주주와 대등한 의결권을 쥐게 되는군요."
"그렇죠. 부도가 나면 10원짜리 휴지가 되겠지만, 부도를 막아내고 차남과 일본 오리가미 펀드를 박살 낸다면 주가는 제자리를 찾아 2만 원, 3만 원으로 폭등할 겁니다. 3,000억 투자가 단숨에 6,000억, 9,000억 원의 가치로 불어나는 마법을 보게 될 겁니다."

도윤은 자리에서 일어나 창밖을 보았다.
여의도의 마천루 너머 멀리 마포대교 건너편에 위치한 한주그룹 본사 빌딩이 보였다.
"차남 한성훈 상무와 다나카 대표는 지금쯤 승리를 확신하고 축배를 준비하고 있겠지요. 금요일 오후 2시 59분까지 철저하게 입을 다물고 지켜보세요. 그들이 가장 방심한 그 순간에, 3,000억짜리 수표를 던져 뺨을 갈겨줄 테니까."

자국의 핵심 산업 기술을 팔아넘기려던 매국적 도련님과 약탈적 해외 자본의 머리 위로, 금융 군주 한도윤의 거대한 정의구현 설계가 다시 한번 가동을 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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