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창에 상태창이 떴다!

22화: 영종도의 황금 알
목요일 오전 9시 15분, 한성건설 본사 사장실.
가온증권 송태진 영업본부장으로부터 도윤이 건넨 도박 차용증과 횡령 우회 펀드 구조도를 건네받은 최한성 사장은 노발대발하여 비서실을 찢을 듯 소리를 질렀다.
“박만수 상무 당장 이 방으로 대동해! 그리고 경찰에 횡령 혐의로 즉시 고발 조치해!”
이사회가 열리기도 전, 박만수 상무는 도망칠 틈도 없이 회사 로비에서 경찰에 체포되어 수갑이 채워졌다.
최 사장은 가슴을 쓸어내렸다. 만약 가온증권의 정보망이 없었더라면, 한성건설의 피 같은 예탁금 400억 원은 위장 펀드로 들어가 그대로 증발해 버렸을 터였다.
그 결과, 목요일 오후 가온증권에는 기적이 일어났다.
한성건설은 400억 원의 예탁금 인출 통보를 즉각 취소했음은 물론, 고마움의 표시로 한성건설의 여유 자금 500억 원을 가온증권의 장기 우량 국공채 펀드에 추가로 신규 예치했다.
“송 본부장, 가온증권 한도윤 의장의 그 무시무시한 정보력에 감탄했네. 앞으로 우리 한성건설의 주거래 금융사는 가온증권이 될 걸세.”
가온증권은 뱅크런 위기를 넘긴 수준이 아니라, 도리어 900억 원에 달하는 거대한 법인 예수금을 확보하게 되며 유동성 리스크를 완벽하게 지워버렸다.
송태진 본부장은 의장실로 복귀해 도윤의 책상 앞에 서서 경외감이 가득 찬 어조로 보고했다.
“의장님, 한성건설 건 깔끔하게 해결되었습니다. 추가로 500억 예치까지 완료했습니다. 정말…… 감탄했습니다.”
도윤은 덤덤하게 차를 홀짝이며 고개를 끄덕였다.
“고생하셨습니다, 송 본부장님. 내일 아침이 되면 왜 한성건설이 우리에게 돈을 맡긴 것이 인생 최고의 선택이었는지 전 국민이 알게 될 겁니다.”
그리고 대망의 금요일 오전 9시 정각.
땡! 소리와 함께 주식 시장이 개장함과 동시에, 전 세계 금융 통신사와 국내 모든 뉴스 포털에 일제히 헤드라인 붉은색 속보가 쏟아져 나오기 시작했다.
[속보: 세계 최대 카지노·리조트 그룹 ‘라스베이거스 샌즈’, 인천 영종도 대형 복합 리조트 사업권 1조 2천억에 최종 인수 발표!]
[단독: 가온증권이 보유한 영종도 리조트 대출 채권 800억 원, 샌즈 그룹으로부터 이자 및 연체료 포함 전액 즉시 현금 상환 완료!]
그 순간, 여의도 증권가는 그야말로 엄청난 대지진이 터진 듯한 충격에 휩싸였다.
가온증권이 보유한 영종도 채권 800억 원은 이미 시행사 부도로 인해 장부상 ‘회수 불능 쓰레기 채권’으로 분류되어 100% 대손충당금이 쌓여 있는 상태였다.
쉽게 말해 장부상 자산 가치가 0원이었던 쓰레기가, 하루아침에 800억 원이라는 순수 백퍼센트 현금 캐시로 환원되어 가온증권의 통장에 꽂힌 것이다.
재무제표상 대규모 특별이익 발생으로 인한 당기순이익 폭증.
부도 위기의 가온증권이 하루아침에 현금이 넘쳐나는 초우량 증권사로 돌변한 것이다.
호가창은 개장하자마자 거래가 정지되는 VI 발동 이후, 곧바로 상한가로 직행해 차트에 거대한 장대 양봉을 그렸다.
[가온증권 현재가: 1,170원 (+30.0% 상한가)]
상한가 잔량에 걸린 사자 주문만 무려 1,500만 주.
주식을 사고 싶어도 파는 사람이 아무도 없어 살 수 없는 완벽한 잠금 상태였다.
의장실 가죽 의자에 앉아 이 화려한 붉은 물결을 바라보던 도윤의 눈앞에 찬란한 황금빛 상태창이 번쩍였다.
[메인 퀘스트: ‘가온증권을 집어삼켜라’ 대성공!]
[경험치 800 exp를 획득하여 레벨이 크게 상승합니다! Lv. 11 → Lv. 13]
- 도윤의 보유 지분: 35% (약 4,200만 주)
- 평균 단가: 950원
- 현재 지분 가치: 491억 4,000만 원 (평가 손익 +92억 원)
- 기존 현금 및 법인 자산 합산 총자산 평가액: 680억 원 돌파!
[보상 지급 완료: 금융 라이선스 완벽 통제 및 여의도 핵심 내부 정보 추적 기능 상향]
[시스템 메시지: 축하합니다. 당신은 이제 여의도 제도권 금융의 대형 플랫폼(증권사)을 손에 넣었습니다. 이제 당신은 단순한 개인 투자자가 아니라, 여의도 금융 질서를 재편할 수 있는 ‘지배자’의 반열에 올랐습니다.]
도윤은 짜릿한 승리감에 취해 길게 호흡을 내쉬었다.
순수 자산 평가액 680억 원.
그리고 대한민국 증권 라이선스를 가진 어엿한 증권사의 진짜 오너.
이제 안티그라비티 파트너스는 단순한 사모펀드가 아니라, 자신들만의 증권 창구와 트레이딩 데스크를 가진 여의도의 신흥 맹수로 거듭난 것이다.
그때, 의장실 책상 위의 내선 전화가 급박하게 울렸다.
도윤이 수화기를 들자 비서의 떨리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 의장님! 1층 로비 안내 데스크에서 연락이 왔습니다. 골드파트너스의 최 실장이라는 분이 의장님을 뵙고 싶다고 직접 찾아와 대기 중이라고 합니다. 예약을 하지 않으셨는데, 어떻게 처리할까요?
도윤의 입가에 묘하고도 차가운 미소가 걸렸다.
최 실장.
과거 신도정밀과 한길정밀에서 자신에게 연이어 뒤통수를 맞고 자금을 털렸던 그 작전 설계자 최 실장이, 이제는 증권사 의장이 된 자신을 찾아와 아래 로비에서 얌전히 면담을 구걸하고 있는 것이다.
“비서실장. 최 실장 올라오라고 하세요. 손님 대접 좀 해 드려야지.”
도윤은 수화기를 내려놓으며 찻잔을 들었다.
늑대의 소굴에 제 발로 찾아온 여우를 어떻게 구워삶을지, 사냥꾼 한도윤의 즐거운 고민이 시작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