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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창에 상태창이 떴다!21화

주식창에 상태창이 떴다!

주식창에 상태창이 떴다!

21화: 개미 군단의 첫 출정

가온증권의 주인이 안티그라비티 파트너스로 바뀐 지 사흘째 되던 월요일 오전.
가온증권 임시 주주총회와 이사회는 폭풍처럼 빠르게 진행되었다.
이학수 회장 일가의 보직은 전원 해임되었고, 도윤은 가온증권의 등기이사 겸 이사회 의장 자리에 정식으로 취임했다.

하지만 회사 밖의 여론은 여전히 차가웠다.
전임 회장의 배임 구속 소식에 주가는 결국 900원선까지 흘러내리며 코스닥 시장의 처참한 ‘동전주’ 신세가 되었다.
여의도 찌라시들은 “안티그라비티라는 신생 듣보잡 PEF가 부도 직전의 가온증권을 샀다가 동반 자폭하게 생겼다.”라며 조롱하기 바빴다.

하지만 도윤은 그 조롱마저 환영했다.
주가가 900원대 바닥을 기어 다니는 덕분에, 도윤은 대동개발 계약 잔금과 개인 자금을 추가로 밀어 넣어 장내에서 가온증권의 주식을 조용히 더 긁어모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 결과 도윤은 가온증권의 지분을 기존 22%에서 35%까지 늘리며 지배력을 더욱 확고히 다졌다. 평단가는 950원대였다.


수요일 오후 5시.
여의도 본사 의장실.
도윤이 가죽 의자에 깊숙이 기댄 채 서류를 보고 있을 때, 노크 소리와 함께 문이 거칠게 열렸다.
들어선 인물은 가온증권 리테일 영업본부장 송태진(50세)이었다.
여의도에서만 25년을 구른 베테랑 영업맨이자, 가온증권의 리테일 자금 흐름을 쥐고 흔드는 핵심 고참이었다.

“한도윤 대표님, 아니 의장님. 귀찮게 해드려 죄송하지만 급한 건이 있어서 직접 왔습니다.”
송 본부장의 목소리에는 뼈가 들어 있었다.
그는 대기업 사원 출신의 풋내기 개미 투자자가 낙하산으로 이사회 의장 자리에 앉았다는 것에 강한 불만을 품고 있는 터였다.

“말씀하십시오, 송 본부장님.”
도윤이 덤덤하게 대답했다.
“내일 오전 9시 30분, 저희 가온증권의 최대 법인 고객 중 하나인 ‘한성건설’에서 예탁금 400억 원을 전액 인출하겠다고 통보해 왔습니다. 이 회장 구속 여파로 신뢰도가 떨어졌다는 핑계입니다. 내일 아침 400억이 한꺼번에 빠져나가면 금융당국의 유동성 비율 기준에 미달해 다시 영업정지 위기가 올 수도 있습니다. 풋내기…… 아니, 의장님께서는 이 상황을 어떻게 해결하실 계획입니까?”
송 본부장은 도윤의 반응을 시험하듯 도발적인 질문을 던졌다.

도윤은 조용히 눈을 감고, 상태창의 기밀 인물 스캔을 실행했다.

[타깃 정보 스캔: 송태진 (가온증권 영업본부장, 50세)]
[현재 상태: 한성건설의 예탁금 인출 건으로 극심한 불면증에 시달리고 있음. 회사의 침몰을 막기 위해 필사적으로 발버둥 치는 중.]

[한성건설 예탁금 인출 건의 숨겨진 음모 해킹 완료]

[퀘스트 발생: 뱅크런의 위기를 기회로 바꿔라]
[퀘스트 내용:
송태진 본부장에게 박만수 상무의 마카오 도박 빚 송금 영수증 및 횡령 우회 펀드 계약서 초안 자료를 넘겨주십시오.
이를 내일 아침 한성건설 최한성 사장에게 직통으로 제보하여 박 상무를 현장에서 파면시키게 만드십시오.
성공 시 400억의 유출을 막는 것을 넘어, 최 사장의 신뢰를 얻어 한성건설의 신규 예탁금 500억 원을 추가로 유치하게 됩니다.]
[성공 보상:

  1. 송태진 영업본부장의 절대적인 충성 획득 (송태진 본부장의 리테일 조직 완벽 장악)
  2. 경험치 300 exp]

도윤은 피식 웃으며 서랍을 열었다.
그리고 그 안에서 상태창의 복사 기능을 통해 실물로 프린트한 문서 한 장을 꺼내 송 본부장의 앞에 내밀었다.

“이게 뭡니까?”
송 본부장이 미간을 찌푸리며 서류를 낚아챘다.
서류의 첫 장을 넘긴 그의 눈동자가 커졌다. 그것은 한성건설 박만수 상무가 마카오 정킷방에서 서명한 사채 차용증과 횡령용 위장 펀드의 내부 구조도였다.

“한성건설 박 상무가 왜 400억을 급하게 인출하려고 하는지 그 전말입니다. 회사가 불안해서가 아니라, 본인의 도박 빚을 갚기 위해 회사 돈을 빼돌리려는 사기극이죠.”
도윤의 차분한 목소리에 송 본부장은 온몸에 소름이 쫙 돋았다.

“이, 이걸 의장님이 어떻게……”
“내일 아침 8시 30분, 한성건설 최한성 사장의 휴대전화로 직접 연결해 이 자료를 보여주십시오. 횡령을 막아준 대가로 400억 인출은 취소하고, 오히려 그 자금을 가온증권의 우량 운용 자산으로 장기 유치해 달라고 하십시오. 최 사장 성격상 고마워서라도 거절하지 못할 겁니다.”

송 본부장은 서류를 쥔 채 도윤을 멍하니 바라보았다.
여의도 법조계와 정계의 모든 정보망을 다 동원해도 알아내기 힘든 기업 재무 임원의 해외 도박 및 횡령 기밀을, 이 20대 청년은 방 안에 앉아서 완벽하게 손에 쥐고 있었다.

그는 도윤이 대기업 사원 출신의 풋내기가 아니라, 보이지 않는 거대한 국가 정보망을 뒤흔드는 배후의 지배자일지도 모른다는 극도의 경외감을 느끼기 시작했다.

“……의장님. 바로 조치하겠습니다. 내일 아침 한성건설 최 사장을 직접 만나 담판을 짓겠습니다.”
송 본부장의 말투에서 비아냥거리던 태도가 싹 사라지고 극도의 깍듯함이 채워졌다.

도윤은 만족스럽게 고개를 끄덕였다.
“부탁드립니다, 송 본부장님. 그리고 금요일 오전 9시 정각에는 HTS 화면을 잘 지켜보십시오. 우리 가온증권이 왜 황금 알을 낳는 거위인지 직접 확인하게 되실 겁니다.”

송 본부장은 의장실을 나가며 허리를 90도로 꺾어 인사했다.
가온증권 내부의 최고 에이스 영업맨을 완전히 자신의 충복으로 만든 순간이었다.
그리고 영종도 복합 리조트의 거대한 샌즈 그룹 호재 발표까지 남은 시간은 단 36시간.
여의도의 모든 큰손들이 동전주 가온증권을 비웃고 있을 때, 거대한 폭발의 도화선은 이미 타들어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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