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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창에 상태창이 떴다!20화

주식창에 상태창이 떴다!

주식창에 상태창이 떴다!

20화: 주인이 바뀐 증권사

금요일 오전 9시 30분.
여의도 가온증권 본사는 전날 저녁 안티그라비티 파트너스로부터 300억 원의 수표가 적시에 예치된 덕분에 영업정지 처분 유예 공시를 내며 안도의 한숨을 돌리고 있었다.
임직원들은 “휴, 살았다.”라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하지만 그 평화는 단 30분도 가지 못했다.

오전 10시 정각.
가온증권 로비로 감청색 점퍼를 입은 사내들이 떼를 지어 들이닥쳤다. 그들의 등 뒤에는 황금색 글씨로 선명하게 적혀 있었다.

[금융감독원 자본시장 특별사법경찰]

“금융감독원 특사경입니다. 이학수 회장 및 임원진의 50억 배임 및 횡령 혐의에 대해 서울남부지검의 압수수색 영장을 집행하겠습니다. 자금팀과 회장실 PC 전원을 차단하십시오!”

수사관들의 포효와 함께 가온증권 본사 빌딩은 순식간에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회장실에서 비서와 함께 은밀하게 축배를 들려던 이학수 회장은 영장을 들이미는 특사경 수사관들의 손에 의해 현장에서 미란다 원칙을 고지받으며 수갑이 채워졌다.

“이, 이게 무슨 소리요! 난 모르는 일이야! 김 비서, 당장 법무팀 불러!”
이 회장이 고래고래 소리를 질렀으나 차가운 쇠고랑의 촉감은 냉혹했다.


같은 시각, 서초동 안티그라비티 파트너스 사무실.
회의실에서 커피를 마시며 속보 뉴스를 지켜보던 서은우 변호사는 들고 있던 머그잔을 떨어뜨릴 뻔했다.

― 속보: 금융감독원 특사경, 가온증권 전격 압수수색…… 이학수 회장 횡령 혐의 긴급 체포

서은우는 귀신을 본 듯한 눈빛으로 옆자리의 도윤을 쳐다보았다.
“대, 대표님! 진짜 금감원 특사경이 압수수색을 진행하고 이 회장이 체포되었습니다! 어떻게 이걸 어제 미리 알고 계셨던 겁니까?!”
도윤은 찻잔을 내려놓으며 여유롭게 일어섰다.
“말했잖습니까, 서 변호사님. 불꽃놀이가 터질 거라고. 이제 우리가 움직일 차례입니다. 주주 명부 폐쇄하고 대주주 명의 개서 청구 서류 들고 가온증권 본사로 갑시다.”

“예?! 명의 개서요? 상환 기한은 3개월 남았는데요?”
서은우가 어리둥절해 묻자, 도윤은 테이블 위의 계약서를 톡톡 두드렸다.
“어제 맺은 계약서 제3조 4항 기억 안 나십니까? ‘경영진의 형사 처벌 및 배임 횡령 적발 시 즉시 귀속’. 이 회장은 체포되었고, 배임 혐의는 금감원이 공식 확인했습니다. 계약서 조항에 의거하여 이 회장의 경영권 지분 22%는 이 시간부로 안티그라비티의 소유입니다.”

서은우의 뇌리에 벼락이 치는 듯했다.
도윤은 어제 계약을 맺는 순간, 이미 오늘 일어날 파멸을 완벽하게 설계해 두고 덫을 놓았던 것이다.


오후 2시, 여의도 가온증권 본사 18층 긴급 임시 이사회.
이학수 회장의 긴급 체포로 주가는 1,500원에서 900원선까지 하락하며 거래 정지 위기에 처했고, 이사진들은 패닉 상태에 빠져 웅성거리고 있었다.

“이제 어떡합니까? 대주주가 구속되었으니 영업정지가 다시 실행될 텐데……”
“독자 생존은 불가능합니다. 파산 신청이라도……”

그때, 이사회 회의실의 두꺼운 참나무 문이 거칠게 열리며 도윤과 서은우 변호사가 걸어 들어왔다.
“누구십니까? 지금 관계자 외 출입 금지입니다!”
대표이사 사장이 불쾌한 표정으로 윽박질렀다.
도윤은 말없이 대표이사 앞 테이블에 파란색 인감이 찍힌 계약서 사본과 금융감독원에 정식 접수된 주주 명부 변경 신청서를 툭 던졌다.

“오늘부로 가온증권의 지분 22%를 보유한 최대 주주이자 실질적 오너, 안티그라비티 파트너스의 한도윤 대표입니다. 인사들 나누시죠.”

이사진들은 경악하며 서류를 돌려보았다.
이학수 회장이 자금을 조달하려다 역으로 뼈째로 먹혀버렸다는 사실을 깨닫자, 회의실 안은 차가운 냉기가 감돌았다.
일개 새파란 청년이 여의도의 오랜 역사인 가온증권을 단 300억에 집어삼킨 것이었다.

“한 대표님…… 그렇다 하더라도 지금 이 회장의 배임 50억 때문에 회사 이미지와 자산 가치가 개판이 되었습니다. 영업정지를 막아도 주주들의 신뢰를 잃으면 끝입니다.”
재무 담당 이사가 절망적인 어조로 말했다.
도윤은 이사진들을 쭉 둘러보며 나직하고 단호한 어조로 지시했다.

“이학수 회장이 횡령한 50억 원은 우리가 어제 인수한 전환사채(CB) 300억 원에서 즉각 보존 처리하여 회계상 결손을 메우겠습니다. 그리고 이 시간부로 이학수 회장 일가의 경영진 보직을 전원 박탈합니다. 다음 주 월요일 임시 주주총회를 소집하여 이사진을 저희 안티그라비티 측 인물로 전원 재구성하겠습니다.”

도윤의 막힘없는 카리스마와 명쾌한 해결책에 이사진들은 압도당해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도윤은 마지막 쐐기를 박았다.

“그리고 현재 장부에 '회수 불능'으로 분류된 영종도 복합 리조트 대출 채권 800억 원 건, 다음 주 금요일까지 회수 준비 단계로 전환하십시오.”
“예? 그 쓰레기 채권을 왜……”
대표이사가 묻자, 도윤은 묘한 미소를 지었다.
“제가 회수하라고 하면 하는 겁니다. 일주일 뒤면 왜 그래야 했는지 뼈저리게 알게 되실 겁니다.”

회의실을 나오는 도윤의 시야에 찬란한 골드 스크린이 폭발했다.

[가온증권 지분 인수 퀘스트 성공!]
[경험치 800 exp를 획득했습니다!]
[레벨이 상승합니다! Lv. 10 → Lv. 11]
[보상: 가온증권의 전체 조직도 및 숨겨진 비자금 기밀 데이터베이스 해킹 권한 획득]

도윤은 여의도 증권사 빌딩의 넓은 창문을 바라보며 주먹을 쥐었다.
단돈 300억 원의 레버리지로 시가총액 1,200억 원대의 종합 증권사를 손에 넣은 개미 투자자 한도윤.
일주일 뒤 영종도 채권 800억이 100% 회수되고 라스베이거스 샌즈 그룹의 호재가 공개되는 순간, 가온증권은 시가총액 4,000억 원 이상의 초우량 금융사로 재탄생하게 될 터였다.

그때가 되면 안티그라비티의 자산 가치는 순식간에 수백억 원으로 퀀텀 점프하게 된다.
여의도의 왕좌를 향한 도윤의 거침없는 진격이 이제 본격적인 궤도에 올라서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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