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창에 상태창이 떴다!

17화: 쇼트 스퀴즈의 축제
금요일 장 마감 시각인 오후 3시 30분.
대성메디컬은 상한가 가격인 8,255원에 굳건하게 자물쇠를 채웠다.
상한가 매수 대기 물량만 무려 950만 주. 장 마감 직전까지 단 한 주도 거래가 풀리지 않은 완벽한 봉쇄였다.
주말 내내 전 세계 의학 및 경제 신문은 대한민국 바이오 벤처 대성메디컬의 기적으로 도배되었다.
― K-바이오의 위대한 도약! 대성메디컬, 췌장암 신약 2조 1천억 규모 화이자 기술 수출
― 뉴욕 헤지펀드들의 몰락, 조작 리포트 배포 혐의로 미 SEC 수사 착수 가능성
주말 사이 블랙스톤 글로벌 뉴욕 본사는 말 그대로 지진이 일어난 분위기였다.
조작된 악재 찌라시를 뿌려 공매도를 쳐둔 포지션이 2조 원짜리 기술 이전이라는 팩트에 가로막혀 파산 직전의 몰골이 되었기 때문이다.
뉴욕 본사는 제임스 강에게 불호령을 내렸다.
― James! 월요일 장이 열리는 즉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말고 공매도 360만 주 전부 쇼트 커버링(주식을 사서 갚음) 해라! 손실액이 얼마가 되든 당장 지분을 사서 갚지 않으면, 넌 즉시 해고는 물론이고 펀드 배임 혐의로 감옥에 갈 줄 알아!
제임스 강은 주말 내내 머리를 쥐어뜯으며 눈물을 흘렸다.
월요일 장이 열리면 점상한가로 직행할 텐데, 팔려는 사람이 아무도 없는 상황에서 360만 주를 어떻게 사서 갚으란 말인가.
그 시각, 도윤은 서초동 꼬마 빌딩 최상층에서 상태창이 가리키는 정확한 엑시트 타이밍을 설계하고 있었다.
[쇼트 스퀴즈 극대화 시나리오 분석]
[1. 블랙스톤 글로벌은 파산을 피하기 위해 월요일부터 수요일 사이에 360만 주의 숏 포지션을 시장가 매수 주문으로 강제 청산해야 함.
2. 월요일과 화요일은 상한가 매수 잔량이 너무 두터워 거래가 거의 체결되지 않는 '점상한가' 릴레이가 펼쳐질 것임.
3. 수요일 오전 9시 20분에서 30분 사이, 주가가 20,000원에 근접하는 순간 제임스 강이 뉴욕 본사의 마진콜(추가 담보 요구) 압박에 못 이겨 약 150억 원 규모의 대량 시장가 매수 주문을 일시에 쏟아부을 예정임.
4. 이때가 주가의 단기 최고점입니다. 이 최고점의 숏 커버링 물량에 당신의 455,000주를 전량 지정 매도하여 넘겨주십시오.]
“수요일 오전 9시 20분…… 주당 20,000원 근처라.”
도윤의 눈동자가 깊게 가라앉았다.
그가 7,310원에 매집한 455,000주였다.
만약 주당 20,000원 부근에서 전량 처분한다면, 그 차익은 상상을 초월하는 수준이었다.
월요일 아침.
대성메디컬은 시초가부터 점상한가로 직행했다.
[월요일 종가: 10,730원 (+30.0% 점상한가)]
화요일 역시 거래량은 5만 주도 터지지 않은 채, 시작하자마자 상한가로 날아갔다.
[화요일 종가: 13,940원 (+29.9% 점상한가)]
도윤의 계좌는 그야말로 광란의 숫자를 토해냈다.
화면 우측 하단의 평가 수익 창에는 단 이틀 만에 플러스 30억 원이 넘는 수익금이 찍혀 번쩍였다.
주식 시장에서 외인 세력의 멱살을 잡고 흔드는 기분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로 짜릿했다.
그리고 결전의 수요일 오전 9시.
땡! 소리와 함께 대성메디컬의 거래가 개시되었다.
그동안 쌓여 있던 대기 매수 물량이 일부 소화되며, 주가는 갭상승한 18,100원에 문을 열었다.
오전 9시 15분.
주가는 폭발적인 거래량을 터뜨리며 19,000원 선을 돌파했다.
주식 토론방은 말 그대로 광기의 도가니였다.
“2만 원 뚫는다! 미쳤다 대성메디컬!”
“이게 바로 K-바이오의 자존심이다! 10만 원 가자!”
하지만 도윤은 냉정하게 상태창의 해킹 화면을 주시했다.
블랙스톤 글로벌의 주문 서버가 마침내 한계에 도달해 울며 겨자 먹기로 시장가 100만 주 매수 버튼을 누르려 준비하고 있었다.
[블랙스톤 글로벌의 강제 숏 커버링 매수 주문 발동 감지!]
[예상 체결 가격대: 19,800원~19,900원]
[지금 당장 455,000주를 19,850원에 지정가 매도 등록하십시오!]
“받아 가라, 제임스 강.”
도윤은 주저 없이 455,000주 전량을 19,850원에 매도 주문으로 올렸다.
그리고 10초 뒤.
오전 9시 23분.
호가창에 블랙스톤 글로벌의 눈물겨운 100만 주짜리 시장가 매수 폭탄이 유입되었다.
파도처럼 밀려오는 그들의 숏 커버링 매수 주문에 도윤이 19,850원에 세워둔 455,000주 매도 벽이 순식간에 녹아내리듯 체결되었다.
[체결 알림: 대성메디컬 455,000주 19,850원에 전량 매도 완료.]
[정산 금액: 9,031,750,000원]
- 원금 대비 순수익: +5,705,700,000원 (수익률 +171.5%)
- 기존 자금 포함 총 보유 현금: 11,951,500,000원 (119억 원)
도윤의 계좌에 최종적으로 ‘11,951,500,000원’이라는 11자리의 숫자가 선명하게 찍혔다.
100억 원 돌파.
평범한 직장인이었던 한도윤이 단 3주일 만에 119억 원의 현금을 보유한 대한민국 최상위권 자산가의 반열에 올라선 역사적인 순간이었다.
그가 매도를 완료한 오전 9시 30분 직후, 대성메디컬은 블랙스톤의 숏 커버링이 대충 마무리되자 차익 실현 물량이 쏟아지며 주가가 17,000원선으로 밀려 내려가기 시작했다.
가장 꼭대기 정상에서 완벽하게 탈출한 셈이었다.
도윤의 머릿속에서 화려한 축포 소리와 함께 황금빛 홀로그램이 눈부시게 펼쳐졌다.
[메인 퀘스트: ‘공매도 세력을 단죄하라’ 대성공!]
[경험치 600 exp를 획득하여 레벨이 크게 상승합니다! Lv. 8 → Lv. 10]
[칭호 획득: ‘외인 사냥꾼’ (외국계 자본 매매 패턴 100% 추적 스캔 해제)]
[다음 메인 퀘스트 오픈: 여의도의 지배자]
[퀘스트 내용:
진정한 여의도의 거물로 성장하기 위해, 당신만의 사모펀드(PEF) 및 적대적 M&A 전문 투자회사 ‘안티그라비티 파트너스’를 설립하십시오.
법인을 설립하고 여의도의 상징적인 중견 증권사를 인수하기 위한 판을 짜십시오.]
도윤은 창문 너머 여의도 IFC 빌딩과 전경련 회관의 거대한 빌딩 숲을 내려다보았다.
눈물로 얼룩진 제임스 강과 블랙스톤 글로벌의 파산을 뒤로한 채, 119억 원의 실탄을 쥔 사냥꾼 한도윤은 새로운 전장으로 나아갈 준비를 마쳤다.
“내 투자회사라…… 슬슬 회사 간판부터 달아볼까?”
도윤의 뜨거운 야망이 여의도 금융가의 심장부를 조준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