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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사는 주식은 무조건 오른다10화

내가 사는 주식은 무조건 오른다

내가 사는 주식은 무조건 오른다

10화: 미래 투자의 틀

"네. 제가 작성했습니다."

강진호는 수화기를 쥔 손에 힘을 주지 않았다.

손에 힘이 들어가면 목소리가 바뀐다. 목소리가 바뀌면 상대는 이유를 찾는다. 전략기획실 사람들은 숫자를 보기 전에 흔들리는 사람부터 본다.

수화기 너머의 남자가 물었다.

"금갑건설 단기운영자금 표하고 금갑유통 매출채권 표를 같은 양식으로 맞췄던데, 두 자료를 같이 검토한 이유가 있습니까?"

사무실 안의 키보드 소리가 낮아졌다.

박태성은 자기 자리에서 고개만 돌리고 있었다. 김미나는 화면을 보는 척했지만 손가락이 멈춰 있었다.

강진호는 모니터 오른쪽 아래에 떠 있는 메일 알림을 보았다.

서유리.

금갑건설 유동성 점검 초안

밖에서는 이름이 생기고 있었다.

안에서는 그의 이름이 불리고 있었다.

"박태성 대리님 지시로 날짜, 요청 부서, 회람 여부를 대조했습니다."

"왜 대조했습니까?"

"자료 수령 경위 확인용입니다."

"자료 내용은 어디까지 봤습니까?"

"원자료 수령 시간, 담당자, 요청 부서, 회람 여부입니다. 판단 내용은 작성하지 않았습니다."

짧은 침묵이 왔다.

강진호는 그 침묵을 채우지 않았다.

신입은 침묵을 두려워한다. 그래서 불필요한 말을 덧붙인다. 강진호는 신입을 연기해야 했지만, 멍청한 신입까지 연기할 필요는 없었다.

"전무실 메모도 봤습니까?"

이승준.

그 이름이 목 뒤를 스치고 지나갔다.

강진호는 대답을 늦추지 않았다.

"회람 메모가 첨부된 것은 확인했습니다."

"내용은요?"

"정식 회람 전 자료라 참고만 하라는 취지로 이해했습니다."

"누가 그렇게 말했습니까?"

"자금팀 담당자가 회람 전이라고 안내했고, 박태성 대리님께 보고했습니다."

박태성의 눈썹이 아주 조금 움직였다.

자기 이름이 나왔기 때문이다.

강진호는 그 반응까지 봤다.

위험은 나눠야 한다. 혼자 떠안으면 의심이 되고, 지시선 안에 묶으면 절차가 된다.

"앞으로 전략기획실에서 확인할 내용이 있으면 누구에게 전달하면 됩니까?"

"박태성 대리님께 먼저 보고하라고 지시받았습니다."

남자는 한 번 숨을 들이마셨다.

"알겠습니다. 통화 내용도 보고하십시오."

"네."

전화가 끊겼다.

강진호는 수화기를 내려놓기 전에 통화 시간을 적었다.

발신 부서.

질문.

답변.

감정은 쓰지 않았다.

박태성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방금 뭐라고 했어?"

"전략기획실에서 표 작성 여부와 검토 범위를 확인했습니다."

"너는?"

"대리님 지시로 자료 수령 경위만 대조했고, 판단은 쓰지 않았다고 답했습니다."

박태성은 화를 낼지 말지 잠깐 골랐다.

강진호는 그가 결국 화를 내지 않을 것을 알았다.

자기 지시가 방패가 되었다는 사실은 불쾌하다. 하지만 그 지시가 통했다는 사실은 만족스럽다.

"통화 메모 올려."

"네."

"그리고 앞으로 그쪽 전화는 바로 나한테 넘겨."

"알겠습니다."

박태성은 더 말하지 않았다.

강진호는 다시 자리에 앉았다.

메일 알림은 아직 사라지지 않았다.

그는 메일을 열지 않고 통화 메모부터 작성했다.

전략기획실.

자료 조회자 확인.

검토 범위 확인.

향후 연락 창구 확인.

네 줄이면 충분했다.

조직 안에서 긴 문장은 자백처럼 보인다.


점심이 가까워졌을 때, 강진호는 서유리의 메일을 열었다.

본문은 짧았다.

공개 자료만 기준으로 정리했습니다. 단정 표현은 빼고, 점검 표현으로 낮췄습니다. 내부 자료와 연결하지 마십시오.

첨부 파일 제목은 조심스러웠다.

금갑건설 유동성 점검 초안

그는 문서를 열었다.

첫 문장은 금갑건설을 공격하지 않았다.

최근 건설업종 주가 반등에도 불구하고 일부 업체의 현금흐름과 단기차입 만기 구조는 추가 점검이 필요하다.

그 아래에 비교표가 있었다.

금갑건설.

태운건설.

서린산업.

영업활동현금흐름.

단기차입금 증가율.

매출채권 회전일수.

계열사 거래 주석.

한 줄도 과장되지 않았다.

그래서 더 쓸 수 있었다.

강진호는 휴대전화를 들고 비상계단으로 나갔다.

서유리는 두 번 울리고 받았다.

"읽었습니까?"

"읽었습니다."

"부족하죠."

"조심스럽습니다."

"같은 말입니다."

강진호는 계단 난간을 보았다.

"바로 쓰기에는 약합니다."

"바로 쓰라고 만든 게 아닙니다."

"그럼 용도는요?"

"기록입니다. 나중에 누가 처음부터 의심했느냐를 묻기 전에, 공개 자료로 의심할 수 있었다는 흔적이요."

강진호는 잠깐 눈을 감았다.

미래 기억은 흔적이 없다.

그에게 있는 것은 결론뿐이다. 하지만 시장은 결론을 믿지 않는다. 과정, 표, 날짜, 누군가가 남긴 문장이 있어야 움직인다.

"문구를 더 세게 바꿀 수 있습니까?"

"그럼 제 이름은 못 씁니다."

"이름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약하게 쓴 겁니다. 오래 남으려면 살아 있어야 하니까요."

강진호는 대답하지 않았다.

서유리는 금갑 내부 자료를 모른다.

그래도 선을 알고 있었다.

"강진호 씨."

"네."

"이걸로 바로 금갑건설을 때리겠다는 생각이면 하지 마세요."

"아직 아닙니다."

"아직이라는 말도 위험합니다."

"확인할 게 많습니다."

"대주 물량, 담보, 회수 위험, 옵션 계좌. 그리고 거래 기록도요."

강진호의 손끝이 차가워졌다.

"거래 기록이요?"

"갑자기 큰 하락 포지션을 잡으면 방향보다 먼저 기록을 묻는 사람이 생깁니다. 왜 그 시점에, 왜 그 회사였는지 설명할 수 있어야 해요."

알고 있었다.

알고 있었는데, 누군가의 입으로 듣자 숫자가 현실이 되었다.

"기록도 설계해야 합니다."

"네."

"내부 정보 냄새가 나면 저는 빠집니다."

"그렇게 하십시오."

"그렇게 할 겁니다."

전화가 끊겼다.

강진호는 비상계단 벽에 기대지 않았다.

기대면 잠깐 편해진다.

편해지면 급해진다.

그는 다시 사무실로 돌아갔다.

김미나가 그의 책상 위를 보았다.

"점심 안 먹어요?"

"나갔다 오겠습니다."

"또요?"

박태성의 시선이 따라왔다.

강진호는 가방을 들지 않았다. 종이도 들지 않았다.

"은행 업무입니다."

"은행을 자주 가네요."

김미나의 말이었다.

걱정과 의심 사이의 목소리.

"정리할 게 있어서요."

"그 정리가 사람 얼굴을 그렇게 만드나 봐요."

강진호는 웃지 않았다.

"금방 다녀오겠습니다."


증권사 지점은 점심시간이라 사람이 많았다.

강진호는 번호표를 뽑고 기다렸다.

모니터에는 건설주 몇 개가 빨간색으로 떠 있었다.

아직 시장은 웃고 있었다.

금갑건설도 마찬가지였다. 거래량은 많지 않았지만 가격은 단단했다. 사람들은 호황이라는 말을 좋아한다. 호황이라는 말은 늦게까지 남는다. 망설이는 사람에게도 매수할 이유를 준다.

창구 직원이 그를 불렀다.

"지난번 대주거래 문의하셨죠?"

"네. 금갑건설 가능 물량 다시 확인하고 싶습니다."

직원은 종목코드를 입력했다.

"지금도 물량이 많지는 않습니다. 일부 가능하긴 한데, 수량이 작고 회수될 수 있습니다."

"회수 통보가 오면요?"

"상환하셔야 합니다. 시장에서 사서 갚아야 하니까 주가가 오른 상태면 손실이 커질 수 있습니다."

"담보율은요?"

"기본 담보율 밑으로 떨어지면 추가 담보 요구가 들어갑니다. 개인 대주는 오래 버티기 어렵습니다."

강진호는 고개를 끄덕였다.

오래 버티기 어렵다.

그 말이 핵심이었다.

금갑건설은 내일 무너지지 않는다.

2008년의 균열은 이미 생겼지만, 2006년의 가격은 아직 자신만만하다. 대주거래만으로 버티면 방향이 맞아도 시간에 잡아먹힌다.

"선물옵션 계좌는 개설 가능합니까?"

"가능합니다. 다만 기본 예탁금이 필요하고, 위험고지 확인, 교육 이수 절차가 있습니다. 처음이면 바로 큰 거래는 어렵습니다."

"지수 풋옵션을 보려면요?"

"계좌 열고, 예탁금 넣고, 상품 설명 들으셔야 합니다. 만기와 행사가를 잘못 고르면 방향을 맞혀도 손실 납니다."

직원은 안내문을 건넸다.

"솔직히 말씀드리면, 요즘 건설주를 아래로 보시는 분은 많지 않습니다."

"그래서 확인합니다."

"반대로 보면 수수료보다 담보가 먼저 문제 됩니다."

"주문은 넣지 않겠습니다."

직원이 그를 한 번 더 보았다.

"그럼 서류만 드릴게요."

강진호는 서류를 받았다.

대주거래 설명서.

선물옵션 계좌 개설 조건.

위험고지 확인서.

종이는 얇았다.

하지만 그 위에 적힌 제약은 두꺼웠다.

그는 지점을 나오며 휴대전화를 열었다.

서유리의 초안.

전략기획실 통화 메모.

대주거래 안내문.

각각 다른 방향의 기록이었다.

하나는 밖에서 만든 의심.

하나는 안에서 남은 감시.

하나는 자신이 실제로 움직일 수 있는 제도.

셋을 섞으면 죽는다.

셋을 따로 세우면 길이 된다.


사무실로 돌아오자 박태성은 기다렸다는 듯 말했다.

"강진호 씨, 표 올렸어?"

"통화 메모와 함께 올렸습니다."

"전략기획실에 보낼 건 내가 볼 테니까, 네가 직접 회신하지 마."

"알겠습니다."

"그리고 오늘부터 금갑건설이랑 금갑유통 자료는 파일명까지 적어. 누가 언제 달라고 했는지, 어떤 경로로 왔는지."

"네."

박태성은 만족스럽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는 강진호를 통제하고 있다고 믿고 있었다.

강진호는 그 믿음을 깨지 않을 생각이었다.

통제받는 신입은 의심받아도 혼자 움직인 사람보다 덜 위험하다. 박태성의 이름은 울타리였다. 울타리 안에 있으면 움직임은 좁아지지만, 이빨은 밖에서 잘 보이지 않는다.

"진호 씨."

김미나가 낮게 불렀다.

"네."

"진짜 괜찮아요?"

"괜찮습니다."

"그 말 너무 자주 해요."

강진호는 대답하지 못했다.

김미나는 책상 아래에서 작은 우유 하나를 꺼내 밀었다.

"밥 안 먹었죠."

"먹었습니다."

"거짓말도 성의 있게 해요."

강진호는 우유를 보았다.

이 사람은 아직 아무것도 모른다.

그가 무엇을 사고, 무엇을 팔고, 누구를 무너뜨리려 하는지 모른다.

그래서 더 멀리 둬야 한다.

하지만 완전히 밀어내면 더 가까이 보려 할 것이다.

"고맙습니다."

"고맙다는 말 말고 마셔요."

강진호는 빨대를 꽂았다.

단맛이 목으로 내려갔다.

김미나는 다시 모니터를 보았지만, 시선은 아직 남아 있었다.

그 시선을 끊어 내는 것도 일의 일부가 되었다.

복수는 혼자 하는 것이 좋다.

하지만 혼자 있는 사람은 더 잘 보인다.

강진호는 그 사실을 늦게 배웠다.

이번에는 늦지 않을 것이다.


그날 밤, 자취방 책상 위에는 세 묶음의 종이가 놓였다.

첫 번째는 공개 자료였다.

서유리의 금갑건설 유동성 점검 초안.

기사 스크랩.

감사보고서 주석.

두 번째는 회사 안에서 적은 절차 메모였다.

자료 수령 시간.

담당자.

요청 부서.

회람 여부.

박태성 지시.

세 번째는 증권사 서류였다.

대주 가능 물량.

담보율.

회수 위험.

선물옵션 계좌.

예탁금.

위험고지.

강진호는 새 노트를 펼쳤다.

첫 장에 제목을 썼다.

미래 투자 틀

그 아래에 선을 그었다.

1. 공개 자료로 말할 수 있는 의심

2. 내부 자료로만 아는 날짜

3. 실제 거래가 가능한 수단

4. 거래 기록을 설명할 수 있는 순서

5. 감시선 대응

그는 한 줄씩 채웠다.

공개 자료 쪽에는 서유리의 문장을 그대로 두지 않았다.

유동성 점검.

단기차입 만기 집중.

현금흐름 괴리.

계열사 거래 주석 확대.

내부 자료 쪽에는 날짜만 적었다.

6월 말 회수 예정.

7월 초 지급 조정.

전략기획실 요청.

전무실 검토.

이승준.

그 이름을 쓰는 순간 펜촉이 종이에 깊게 박혔다.

강진호는 손을 떼고 숨을 골랐다.

분노는 증거가 아니다.

증거처럼 쓰면 약점이 된다.

그는 이승준 이름 위에 선을 긋지 않았다.

대신 옆에 작게 적었다.

아직 사용 금지

세 번째 칸에는 숫자가 들어갔다.

금갑건설 대주 물량 부족.

담보 여력 확보 필요.

지수 풋옵션 계좌 준비.

계좌 개설 후 바로 큰 주문 금지.

거래 기록 설명 가능성 확보.

강진호는 마지막 줄에서 멈췄다.

설명 가능성.

미래에는 설명이 필요 없었다. 그는 시키는 일을 했고, 더러운 돈이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는지 알았다. 대신 그 지식 때문에 죽었다.

이번에는 자기 돈도, 자기 판단도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수익도 알리바이가 필요하다.

손실도 순서가 필요하다.

그는 마지막 항목을 적었다.

먼저 흔들 것은 주가가 아니라 기록이다.

전화가 울렸다.

강진호는 몸을 굳혔다.

회사 번호는 아니었다.

서유리였다.

"늦은 시간에 죄송합니다."

"괜찮습니다."

"초안 문장을 두 사람에게만 확인해 보겠습니다. 이름은 빼고요."

"누구입니까?"

"건설 쪽을 오래 본 기자 하나, 채권 쪽을 보는 선배 하나요. 둘 다 공개 자료 아니면 안 움직입니다."

강진호는 노트의 첫 번째 칸을 보았다.

공개 자료로 말할 수 있는 의심.

"좋습니다."

"좋다는 말 쉽게 하지 마세요. 이건 공개가 아닙니다. 반응을 보는 겁니다."

"반응도 기록입니다."

서유리가 잠깐 말이 없었다.

"강진호 씨는 가끔 너무 빨리 결론에 가요."

"그래서 느리게 움직이려고 합니다."

"믿어 보죠."

전화가 끊겼다.

강진호는 휴대전화를 내려놓았다.

노트 위에는 아직 마르지 않은 글자가 있었다.

미래 투자 틀.

미래는 기억 속에 있다.

하지만 투자는 현재의 제도 안에서만 움직인다.

강진호는 그제야 알았다.

이번 생에서 필요한 것은 미래를 맞히는 능력이 아니었다.

미래가 오기 전에, 현재가 스스로 그 미래를 말하게 만드는 틀이었다.

그가 펜을 내려놓는 순간 메일 알림이 떴다.

박태성.

제목은 짧았다.

내일 오전 전략기획실 동행

본문은 더 짧았다.

9시. 회의실 B. 내가 같이 들어간다. 네가 쓴 표 설명만 해.

강진호는 화면을 오래 보았다.

밖에서는 금갑건설의 이름이 조용히 돌기 시작했다.

안에서는 강진호의 이름이 회의실로 들어가고 있었다.

그는 노트를 덮었다.

아직 주문은 넣지 않았다.

하지만 판은 이미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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