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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그널 오버 타임22화

시그널 오버 타임 (Signal Over Time)

시그널 오버 타임

22화: 빗속의 흔적

김진욱은 방화 시도가 무산되자 어둠 속으로 몸을 날렸다. 경찰들이 골목을 샅샅이 뒤졌지만, 보안 요원 시절 익혀둔 사각지대를 활용해 놈은 유령처럼 사라졌다.

"이 형사님! 여기 김진욱이 떨어뜨린 게 있어요!"

하은이 가리킨 곳에는 놈이 도망치며 오토바이에서 떨어뜨린 것으로 보이는 낡은 지갑이 놓여 있었다.

[ 선우 씨! 김진욱의 지갑을 찾았어요! 안에 현금이랑…… '은하 고시원'이라고 적힌 명함이 들어있어요. ]

2026년의 선우는 즉시 해당 고시원을 검색했다. 하지만 이미 2025년에 철거되어 주차장이 된 곳이었다.

[ 하은 씨, 그 고시원은 위장용일 겁니다. 놈은 절대 자기 명의로 된 곳에 머물지 않아요. 지갑 안에 혹시 '마일리지 카드'나 영수증 같은 거 없습니까? ]

하은이 지갑 안쪽 주머니를 뒤졌다.

[ 편의점 영수증이 하나 있어요. '한국대 병원점'이라고 적혀 있네요. 날짜는 어제고요. ]

선우의 눈이 날카롭게 빛났다.

"병원? 김진욱처럼 건강한 놈이 왜 병원에 간 거지?"

선우는 2026년의 병원 기록 데이터베이스(당시 공공 데이터로 전환된 기록)를 해킹했다. 김진욱의 이름은 없었지만, 놈이 사용했던 가짜 신분증인 '이진욱'으로 등록된 처방 기록을 찾아냈다.

[ 하은 씨, 형사님께 말씀드리세요! 김진욱은 지금 인슐린 주사가 필요한 상태입니다. 놈은 중증 당뇨 환자예요. 놈이 숨어있다면 반드시 근처에 냉장 보관이 가능한 약국이나 병원이 있어야 합니다! ]

[ 당뇨요? 그러고 보니 예전에 선우 씨가 말했던 그 무설탕 사탕 껍질들…… 김진욱의 주변에서도 본 적이 있어요. 놈은 늘 입안이 마른다며 물을 달고 살았는데, 그게 다 증상이었군요! ]

하은의 말에 선우는 확신을 가졌다. 2026년의 지도를 펴고, 2024년 당시 '한국대 병원' 근처에서 냉장 시설이 있고 인적이 드문 장소들을 겹쳐보았다.

마침내 단 한 곳이 후보지로 떠올랐다.

[ 하은 씨, 병원 뒤편에 있는 '폐쇄된 장례식장 지하 보관소'입니다. 거긴 관리를 위해 24시간 전기가 공급되고 냉장 시설도 남아 있어요! ]

선우의 예언은 다시 한번 정곡을 찔렀다. 하은과 이 형사는 지원팀을 요청하며 병원 폐건물로 향했다. 빗줄기가 굵어지는 가운데, 살인마의 숨소리가 들리는 듯한 긴장감이 감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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