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그널 오버 타임 (Signal Over Time)

18화: 남겨진 열쇠
선우는 현관문 밖에서 들려오는 김진욱의 거친 숨소리에 온몸의 근육을 긴장시켰다. 2026년의 김진욱은 2년 전 호텔에서 입은 전기 충격의 흉터를 훈장처럼 달고 선우를 압박해오고 있었다.
[ 선우 씨! 김진욱이 도망친 고시원 방에서 형사님들이 이상한 물건을 하나 발견했대요. ]
하은의 다급한 메시지가 도착했다.
[ 짐을 급하게 챙기느라 떨어뜨린 것 같은데, 아주 낡은 황동색 열쇠래요. 어디에 쓰는 건지 몰라서 일단 감식반으로 넘긴다는데…… 선우 씨, 혹시 뭐 아는 거 없어요? ]
선우는 2026년의 뉴스 아카이브를 미친 듯이 뒤지기 시작했다. 2024년 당시 미제로 남았던 사건들이 훗날 어떻게 해결되었는지, 혹은 어떤 단서가 뒤늦게 발견되었는지를 찾아야 했다.
"찾았다……."
선우의 눈동자가 한 줄의 기사에서 멈췄다. '2025년 철거된 성문 인쇄소 지하에서 연쇄 살인마의 비밀 금고 발견'.
[ 하은 씨, 형사님께 당장 말씀드리세요! 그 열쇠는 한국대 정문 앞에 있는 '성문 인쇄소' 지하 배전반 옆, 청소 도구함 열쇠입니다! 놈이 아직 잡히지 않았다면 거기가 놈의 은신처일 가능성이 높아요! ]
선우는 2026년의 김진욱이 들으라는 듯 문을 향해 소리쳤다.
"김진욱! 네가 2년 동안 숨겨왔던 그 추악한 금고 위치, 이제 경찰이 알게 됐다! 넌 이제 끝이야!"
문밖에서 들리던 도어락 조작 소리가 멈췄다. 김진욱의 당혹감이 문 너머로 전해졌다. 과거가 바뀌려 하자, 2026년 김진욱의 머릿속에도 '비밀 기지가 들통났다'는 새로운 기억이 주입되기 시작한 것이다.
[ 하은 씨, 지금 당장 형사님들과 인쇄소로 가세요! 거기 도구함 뒤쪽 가짜 벽을 허물면 놈의 범행 일지와 사진들이 들어있는 금고가 있을 겁니다! ]
하은은 형사들을 이끌고 인쇄소로 향했다. 선우는 2026년의 방 안에서 칼을 든 괴물과, 2024년의 진실 사이에서 외로운 사투를 이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