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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맨스는 휴재 중입니다만?44화

로맨스는 휴재 중입니다만?

로맨스는 휴재 중입니다만?

44화: 낯선 연인과의 재회

"그러니까…… 당신이 진짜로 내 소설 속에서 튀어나온 강도하 사장님이고, 우리가 이 좁은 옥탑방에서 동거를 했다고요?"

세아는 카페 테이블 맞은편에 앉은 도하를 의심 가득한 눈초리로 쳐다봤다. 도하는 이제 완벽한 수트 차림에, 창밖에는 그를 기다리는 검은색 세단까지 대기 중인 진짜 '성공한 CEO'의 모습이었다.

"믿기 힘들다는 거 압니다. 하지만 이 넥타이핀, 당신이 마감 보너스 받았을 때 나한테 선물해 준 겁니다. 뒤편에 '달콤살벌'이라고 작게 각인되어 있죠."

도하가 넥타이핀을 풀어 세아에게 건넸다. 세아는 핀을 받아 들고 돋보기라도 보듯 자세히 살폈다. 정말이었다. 조그맣게 새겨진 자신의 필명을 본 순간, 세아의 심장이 아주 짧게 덜컥거렸다.

"……이건 내가 주문 제작한 게 맞긴 한데. 그렇다고 해서 당신이 소설 주인공이라는 증거는 안 되잖아요. 내 팬이거나, 아니면……."

"내가 팬이라면, 당신이 오른쪽 세 번째 어금니에 금니가 있다는 걸 어떻게 알겠습니까? 당신이 잘 때 '마감 싫어'라고 잠꼬대하며 내 팔을 깨문다는 건요?"

세아의 얼굴이 순식간에 홍당무처럼 달아올랐다. 그건 정말 아무도 모르는 치부였다.

"아니, 그건……!"

"세아, 난 당신을 설득하러 온 게 아닙니다. 그냥 보여주고 싶었을 뿐이에요. 당신이 나를 위해 무엇을 포기했는지, 그리고 내가 당신 덕분에 이 세계에서 어떤 삶을 살고 있는지."

도하는 세아를 데리고 자신의 회사, 'K-스마트' 본사로 향했다. 그곳에는 소설 속에서 묘사했던 것보다 훨씬 더 활기차고 역동적인 현실의 에너지가 가득했다. 직원들은 백도훈 사건 이후 복구된 기록과 도하가 직접 수습한 위기 대응을 모두 목격한 사람들이었다. 그래서 그들은 도하를 데이터가 아닌 '진짜 리더'로 맞이했고, 그는 그들에게 현실의 대표로서 지시를 내리고 있었다.

세아는 그 모습을 지켜보며 기묘한 기분에 휩싸였다. 분명히 처음 보는 장면인데, 그가 결재 서류를 넘기는 각도나 커피를 마시는 습관 하나하나가 마치 어제 본 것처럼 눈에 익었다.

'기억나지 않아. 그런데…… 왜 눈물이 나려 하지?'

사무실 창가에 선 도하의 뒷모습 위로 노을이 내려앉았다. 세아는 자기도 모르게 그의 등 뒤로 다가가 손을 뻗었다.

"도하 씨."

그 이름을 부르는 순간, 세아의 머릿속에 아주 희미한 이미지 하나가 번쩍였다. 비 오는 날, 좁은 우산 속에서 어깨가 다 젖으면서도 자신을 감싸 안아주던 차가운 금속 향기가 나는 남자.

도하가 몸을 돌려 세아를 바라보았다. 그의 눈동자에는 여전히 깊은 그리움과 사랑이 담겨 있었다.

"윤 작가, 무리해서 기억해내지 않아도 됩니다. 이제부터 내가 당신의 독자가 되어줄 테니까."

"독자요?"

"당신이 쓰는 내일의 서사를, 가장 가까운 곳에서 지켜보는 첫 번째 독자. 그게 이 세계에 남겨진 내 새로운 역할입니다."

도하가 세아의 손을 잡고 가볍게 입을 맞췄다. 세아는 이번에는 손을 빼지 않았다. 기억은 없었지만, 그의 입술이 닿은 손등에서부터 온몸으로 퍼져나가는 따뜻한 진동이 그녀에게 속삭이고 있었다.

이 남자는 진짜라고. 그리고 당신은 그를 정말 많이 사랑했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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