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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귀한 백수의 게이트 노다지 독점99화

회귀한 백수의 게이트 노다지 독점: 찬란한 게으름

회귀한 백수의 게이트 노다지 독점

99화: 찬란한 게으름

오전 11시 40분.

대부분의 직장인이 점심시간을 기다리며 시계를 힐끗거리고, 수많은 헌터들이 어두컴컴한 던전 속에서 몬스터들과 목숨을 건 사투를 벌이고 있을 시간.

양평 대저택의 2층 침실에서는 묵직한 암막 커튼 틈새로 비집고 들어온 얇은 햇살 한 줄기가 침대 위를 비추고 있었다.

스스스…….

태현은 베개에 얼굴을 묻은 채 천천히 눈을 떴다. 머리맡의 스마트폰은 알람 소리 한 번 울리지 않은 채 고요했다. 깨워야 할 상사도, 출근해야 할 직장도 없으니 알람 따위는 설정해 둘 필요조차 없었다.

그를 잠에서 깨운 것은 오직 창밖 정원에서 들려오는 기분 좋은 새소리와 피부에 닿는 따스한 온기뿐이었다.

"으차……."

태현은 크게 기지개를 켜며 침대에서 일어났다. 부스스한 머리를 대충 쓸어넘기며 아래층으로 내려간 그는 냉장고에서 시원한 우유를 꺼내 마셨다. 차가운 액체가 목구멍을 타고 넘어가자 비로소 머리가 맑아졌다.

간단하게 토스트를 굽고 향긋한 커피를 내린 태현은 박진철이 선물해 준 테라스의 에테르 흔들의자로 향했다.

의자에 깊숙이 앉아 다리를 쭉 뻗자, 흔들의자가 태현의 체중을 흡수하며 기분 좋게 삐걱거렸다. 은은하게 흘러나오는 온기가 그의 온몸을 감싸 안았다.

태현은 따뜻한 커피 잔을 손에 쥔 채, 멍하니 저 멀리 펼쳐진 남한강의 푸른 물결을 바라보았다.

"진짜 좋네."

그의 입에서 절로 나직한 감탄사가 흘러나왔다.

회귀하기 전 10년 동안, 태현에게 아침이란 항상 고통과 불안의 시작이었다. 게이트 붕괴 경보에 놀라 깨어 생필품을 챙겨 도망치던 날들, 밀린 월세를 걱정하며 인력사무소로 향하던 무거운 발걸음. 남들이 앞으로 나아갈 때 혼자 제자리에 멈춰 서서 도태되어 간다는 좌절감은 그의 영혼을 갉아먹었었다.

하지만 지금은 달랐다.

그는 세상 그 누구보다 앞서 나갔고, 세상 그 누구도 넘볼 수 없는 꼭대기에 올라선 뒤, 스스로 내려와 멈춰 서기를 선택했다.

태현은 커피를 한 모금 들이켜며 스마트폰으로 포털 사이트 뉴스를 훑어보았다.

[대한민국 헌터계의 새로운 맹주, 백건우 길드장 중심의 개편 속도!]
[한유진 헌터, 신규 S급 게이트 공략 성공…… 세계적인 주목!]
[송우진 협회장, 헌터 권익 보호를 위한 법 개정안 발표.]

동료들의 활약상이 헤드라인을 장식하고 있었다. 그들은 태현이 열어젖힌 새로운 시대 위에서 바쁘게 질주하며 저마다의 영웅담을 써 내려가고 있었다.

만약 태현이 원했다면, 그들의 위에 군림하며 세계를 지배하는 절대자가 될 수도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태현은 그런 피곤한 삶 대신 양평의 한적한 구석에 처박혀 늦잠을 자는 삶을 골랐다.

바쁘게 돌아가는 세상의 톱니바퀴 속에서, 오직 강태현만이 그 흐름에서 완벽하게 이탈해 있었다.

아무 일도 하지 않을 자유.
그 어떤 의무나 책임도 지지 않을 권리.
치열하게 경쟁하는 세상 속에서 혼자 마음껏 게으를 수 있는 특권.

태현에게 이것은 우연히 얻은 요행이 아니었다. 10년의 비참함을 견뎌내고, 3개월 동안 목숨을 걸고 게이트의 노다지들을 독점하며 쟁취해 낸 '궁극의 전리품'이었다.

매달 통장에 꽂히는 수백억 원의 불로소득과, 정부마저 감시를 철회한 완벽한 사생활 보장. 그리고 자신을 지켜줄 든든한 동료들과 압도적인 무력.

성벽은 완벽했고, 그 안의 백수는 지극히 평화로웠다.

태현은 스마트폰을 끄고 주머니에 넣었다. 더 이상 바깥세상의 시끄러운 소식은 그에게 중요하지 않았다.

그는 흔들의자에 몸을 맡긴 채 눈을 감았다. 따뜻한 햇살이 얼굴을 간지럽히고, 강바람이 뺨을 스쳐 지나갔다.

시간이 마치 멈춘 것처럼 천천히 흘렀다. 그 누구의 눈치도 보지 않고 온전하게 즐기는 찬란한 게으름. 태현은 지금 이 순간이 세상 그 어떤 보물보다 달콤하다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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