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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귀한 백수의 게이트 노다지 독점97화

회귀한 백수의 게이트 노다지 독점: 마지막 감시

회귀한 백수의 게이트 노다지 독점

97화: 마지막 감시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정부 종합 청사 지하의 극비 회의실.

무겁고 차가운 공기가 감도는 방 안에는 대한민국 국가안전보장회의(NSC)의 핵심 관료들과 군 장성들, 그리고 헌터 협회장 송우진이 마주 앉아 있었다. 테이블 중앙의 대형 스크린에는 양평의 한적한 산자락에 위치한 저택의 위성 사진과 함께 '강태현'이라는 세 글자가 붉은색 글씨로 선명하게 표시되어 있었다.

"송 협회장, 이게 말이 된다고 생각합니까?"

국가안보실장이 스크린을 가리키며 목소리를 높였다. 그의 얼굴에는 감출 수 없는 초조함과 두려움이 섞여 있었다.

"강태현 헌터의 무력은 이미 개인이 보유할 수 있는 한계를 넘어섰습니다. 전 세계의 S급 게이트들을 혼자서 붕괴시키고, 미국의 국가 방위군에 필적하는 전력을 단신으로 압도할 수 있는 존재입니다. 그런 존재를 아무런 통제 장치도, 심지어 기초적인 감시조차 없이 방치하겠다는 겁니까?"

"안보실장님의 말씀이 맞습니다."

국방부 장관 역시 거들었다.

"최소한 그가 무엇을 하고 있는지, 누구와 접촉하는지는 파악하고 있어야 합니다. 현재 저택 주변에 배치된 협회와 군의 감시팀, 그리고 고고도 정찰 위성의 실시간 관측망마저 철수하겠다는 것은 국가 안보를 포기하겠다는 선언이나 다름없습니다."

관료들의 집중 포화 속에서도 송우진은 미동조차 하지 않았다. 그의 깊은 눈동자에는 흔들림 없는 확신이 깃들어 있었다. 송우진은 천천히 안경을 고쳐 쓰며 차분한 어조로 입을 열었다.

"여러분은 아직도 강태현이라는 인물을 전혀 이해하지 못하고 있군요."

"이해라니요? 우리는 국가의 안전을 책임지는 사람입니다!"

"그렇기에 더욱 감시를 철수해야 한다는 겁니다."

송우진의 단호한 목소리가 회의실을 울렸다.

"강태현 헌터가 지금까지 보인 행보를 보십시오. 그는 전 세계를 뒤흔들 수 있는 막강한 힘과 천문학적인 부를 손에 쥐었음에도 불구하고, 단 한 번도 권력을 탐하거나 세력을 구축하려 하지 않았습니다. 그가 바라는 것은 단 하나, 그 누구에게도 간섭받지 않고 조용히 백수로서 지내는 평화로운 일상뿐입니다."

송우진은 테이블 위의 서류들을 가볍게 톡톡 두드렸다.

"하지만 만약 우리가 그를 '위험 요인'으로 규정하고 계속해서 감시망을 들이댄다면 어떻게 될 것 같습니까? 그의 초감각은 우주 위성의 시선마저 감지합니다. 우리의 얄팍한 감시 기척을 모를 리가 없단 말입니다. 만약 그가 우리의 행동을 '신뢰의 파기' 혹은 '위협'으로 받아들이는 순간, 그 조용하던 백수는 인류 역사상 가장 끔찍한 파괴자로 돌변할 겁니다."

"그, 그건 지나친 비약이오!"

안보실장이 당황하며 반박하려 했으나, 송우진은 말을 멈추지 않았다.

"비약이 아닙니다. 저는 그가 게이트 내부에서 보여준 상식 밖의 힘을 직접 목격한 사람입니다. 강태현 헌터에게는 국가라는 시스템도, 군대의 화력도 아무런 의미가 없습니다. 그를 통제하려 드는 순간이 바로 대한민국이 파멸하는 날이 될 것입니다. 그가 바라는 대로 완벽한 자유를 주는 것만이 이 나라를 지키는 유일한 길입니다."

회의실에 무거운 침묵이 내려앉았다. 관료들은 송우진의 마력 어린 눈빛과 단호한 기세에 눌려 선뜻 반박하지 못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감시를 유지해야겠다면."

송우진은 품 안에서 한 장의 서류를 꺼내 테이블 위에 올려놓았다.

"헌터협회장 사직서입니다. 또한, 이후 발생하는 모든 책임은 저를 기소하고 국가안전보장회의에서 전적으로 책임지겠다는 각서에 서명해 주십시오. 그렇게 하신다면 저도 더는 말리지 않겠습니다."

협회장의 사직과 책임 전가라는 초강수에 관료들의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 강태현이라는 시한폭탄의 안전핀을 뽑아버린 뒤 그 책임을 감당할 배짱이 있는 자는 이 방에 단 한 명도 없었다.

결국 안보실장은 깊은 한숨을 내쉬며 고개를 숙였다.

"……알겠소. 송 협회장의 뜻대로 진행합시다. 다만, 만에 하나라도 무슨 일이 생긴다면……."

"그럴 일은 없을 겁니다. 그가 평화를 누리는 한, 이 나라는 안전할 테니까요."

회의가 끝난 직후, 송우진은 곧바로 저택 주변의 모든 감시 요원들에게 철수 명령을 내렸다. 상공을 비행하던 군 정찰 위성의 궤도 역시 양평 하늘을 피해 가도록 수정되었다.


같은 시각, 양평 저택의 넓은 테라스.

따뜻한 햇살 아래 흔들 의자에 누워 까무러치듯 달콤한 낮잠을 즐기던 태현이 슬며시 한쪽 눈을 떴다.

보이지 않는 세계의 실타래를 읽는 그의 초감각 영역에 기분 좋은 변화가 감지되었다. 저택 외곽 산자락에 은밀하게 숨어 있던 미세한 마력 반응들과 카메라 렌즈의 빛 반사 기척들이 썰물처럼 깨끗하게 사라지고 있었다. 상공 수만 킬로미터 너머에서 자신을 조준하던 인공위성의 찝찝한 시선마저 완전히 거두어졌다.

태현은 피식 웃음을 터뜨렸다.

"눈치가 빠르네, 송 협회장."

누군가 자신을 끊임없이 지켜보고 있다는 느낌은 백수로서의 완벽한 휴식에 아주 미세한 흠집을 내고 있었다. 굳이 힘을 써서 그들을 쫓아내기 귀찮아 내버려 두고 있었는데, 송우진이 알아서 그 마지막 흠집마저 깨끗하게 닦아내 준 것이다.

이제 태현을 얽매는 끈은 세상에 단 하나도 남아 있지 않았다.

완벽한 어둠 속에서 홀로 빛나는 보석처럼, 그는 세상의 눈을 피해 가장 깊고 평화로운 은둔의 영역으로 들어섰다.

태현은 기지개를 켜며 다시 의자에 깊숙이 몸을 묻었다. 사르르 불어오는 바람이 그의 머리칼을 부드럽게 스쳤다. 아무런 감시도, 걱정도 없는 온전한 자신만의 시간.

태현은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으며 다시 깊은 단잠 속으로 빠져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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