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귀한 백수의 게이트 노다지 독점: 귀찮은 칭호들

83화: 귀찮은 칭호들
탁.
태현은 황금빛 SSS급 헌터 뱃지를 송우진의 코앞으로 밀어놓았다.
"전부 사양하겠습니다. 협회장님."
"뭐, 사양한다고?! 이건 전 세계의 헌터들이 평생 목숨을 바쳐도 얻지 못할 최고 영예의 신분일세! 국가 수호자 칭호가 있으면 자네의 말 한마디에 청와대도 움직일 수 있어!"
송우진은 태현의 예상 밖 거절에 말문이 막힌 듯 소리를 높였다.
"말 한마디에 청와대가 움직인다는 건, 제가 청와대 사람들을 만나 정치를 하고 국정에 신경을 써야 한다는 뜻이죠. 다시 말해, '일'을 해야 한다는 소리 아닙니까."
태현은 질색한다는 표정으로 어깨를 으쓱였다.
"저는 일을 하기 위해 회귀한 게 아닙니다. 평생 일하지 않고 사치스럽게 뒹굴거리기 위해 이 개고생을 하며 노다지를 선점한 겁니다. 귀찮은 국가 영웅 칭호나 SSS급 뱃지 따위는 제 평화로운 백수 라이프에 전혀 도움 안 되는 장식품에 불과해요."
태현은 단호했다.
"대외적으로 강남 대붕괴는 협회 직속 정예 헌터들과 미라클 길드, 그리고 노다지 길드의 '서유진' 헌터가 연합하여 저지한 것으로 포장해 발표하십시오. 저는 그냥 구석에서 차나 끓이던 보급용 F급 스태프로 기재해 두시면 됩니다."
"하, 하지만 자네가 노다지 길드의 설립자이자 대표이지 않은가?"
태현은 옆에 서 있던 유진의 어깨를 툭 쳤다.
"오늘부로 노다지 길드의 공식 대표이자 길드장(Guild Master) 자리는 서유진 헌터가 전임합니다. 길드 지분 행정과 대외 언론 인터뷰, 국회 청문회 대리 출석 등 모든 대외 업무는 대표인 서유진 양이 전적으로 전담하여 처리할 예정입니다. 저는 그냥 지분 배당이나 타 먹는 F급 은둔형 스태프로 남겠습니다."
"예?! 제, 제가 대표라고요?!"
유진은 경악하여 태현을 쳐다보았지만, 태현의 장난기 어린 눈빛은 이미 그녀에게 모든 복잡한 사슬을 다 넘겼음을 말해주고 있었다.
유진은 이내 헛웃음을 터뜨리며 고개를 끄덕였다. 남들이 보면 길드장을 뺏긴 불합리한 상황이었으나, 유진은 태현의 궁극적인 소망이 '세상에서 가장 안전하고 돈 많은 백수'가 되는 것임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알겠습니다, 대표님……. 아니, 강태현 고문님. 남은 귀찮은 서류 작업과 청문회 출석은 제가 책임지고 소화할게요."
유진의 양보에 태현은 만족스럽게 씩 웃었다.
역사상 가장 막강한 지분과 파괴력을 지닌 SSS급 마법 영웅이, F급 백수 고문님의 완벽한 행정 비서이자 대리인이 되는 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