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귀한 백수의 게이트 노다지 독점: 가난한 여대생

7화: 가난한 여대생
양천구 신월동의 한적한 주택가 골목길.
붉은색 에어 팝업 간판이 홀로 빛나고 있는 은혜편의점 안으로 들어선 강태현은 계산대를 지키고 있는 여대생을 힐끗 쳐다보았다.
창백한 안색에 짙게 내려앉은 다크서클. 푸른색 편의점 조끼가 헐렁하게 느껴질 정도로 깡마른 몸매의 그녀가 바로 미래에 대지를 얼려버리던 최강의 마법사, '빙제' 서유진이었다.
현재 스무 살의 서유진은 생존을 위한 투쟁 중이었다.
화학공학과에 입학하자마자 남동생이 원인 불명의 희귀 심장병 판정을 받았고, 치료비와 입원비를 대기 위해 휴학을 결정하고 편의점 야간 알바, 식당 서빙 등 하루 3개의 파트타임 일을 소화하고 있었다.
태현은 캔커피 두 개를 들고 계산대로 향했다.
바코드 리더기를 찍는 서유진의 손끝이 피로로 가늘게 떨리고 있었다.
"2,400원입니다."
잠긴 목소리였다. 태현은 체크카드를 내미는 대신, 카운터 너머로 따뜻한 캔커피 하나를 밀어놓았다.
"드세요. 야근하느라 힘드실 텐데."
유진은 경계 섞인 눈빛으로 태현을 바라보았다. 낯선 남자의 갑작스러운 호의는 요즘 같은 세상에 의심부터 사기 십상이었다.
"죄송하지만 사양하겠습니다."
"서민우 씨 치료비 때문에 밤잠 설치며 일하시는 걸로 아는데, 커피 한 캔 정도는 사양이 아니라 필수일 것 같아서요."
유진의 손이 허공에 우뚝 멈췄다.
그녀의 눈동자가 흔들렸다. 남동생인 민우의 이름은 동네 사람들도 잘 모르는 기밀에 가까운 아픔이었다. 편의점 손님으로 처음 본 외지 청년의 입에서 그 이름이 나오자, 유진은 숨을 가쁘게 쉬며 뒤로 물러섰다.
"당신…… 누구예요? 어떻게 민우를 알죠? 병원에서 보낸 사람인가요?"
태현은 차분하게 고개를 저었다.
"아뇨. 저는 그냥 미래를 조금 일찍 걷는 사람입니다. 민우 군의 심장병, 대격변 이후 새로 생성된 변이 에테르성 질환입니다. 현대 의학으로는 100년을 치료해도 고칠 수 없어요."
"그게 무슨……."
"하지만 게이트 안에서 나오는 약초라면 단 사흘 만에 세포를 완벽히 재생시키고 치료할 수 있죠."
유진의 숨소리가 거칠어졌다. 최근 뉴스에서 몬스터와 초자연적인 던전이 나타났다는 소식을 들었기에 터무니없는 사기극으로 치부하기에는 태현의 눈빛이 너무나 진중했다.
"민우를 살리고 싶다면 제 제안을 들으세요."
태현은 주머니에서 명함 대신 메모지 한 장을 꺼내 놓았다.
"내일 오전 10시, 충무로역 4번 출구 앞 커피숍으로 나오세요. 동생을 살릴 정화초와 물약을 내 손으로 직접 쥐어드리겠습니다. 대신, 앞으로 서유진 씨의 잠재 재능은 온전히 제 소유가 되는 겁니다."
유진은 테이블 위에 놓인 메모지를 멍하니 내려다보았다.
태현은 미련 없이 편의점 문을 열고 밖으로 나섰다. 등 뒤로 울리는 딸랑이는 종소리가 새로운 역사의 개막을 알리는 신호음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