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귀한 백수의 게이트 노다지 독점: 빙제의 겨울

55화: 빙제의 겨울
키에에에엑! 캬아악!
선두의 대지늑대가 튕겨 나가자, 상공을 선회하던 수백 마리의 가고일 무리와 날개 달린 마수들이 일제히 강태현과 서유진의 머리 위로 낙하하며 습격해왔다. 하늘을 까맣게 뒤덮은 날개짓 소리가 고막을 찢는 듯했다.
"유진 씨. 사거리 전체를 겨울로 만드세요. 한 마리도 살려두지 마십시오."
태현의 나직한 음성에 유진이 한 걸음 앞으로 나섰다.
그녀의 오른손에 쥐어진 '빙화의 지배자' 지팡이 끝에 박힌 '포세이돈의 눈물' 보석이, 눈이 시리도록 푸른빛을 발산하며 공명했다. S급 무구와 S급 해양 유물이 결합한 무시무시한 마력 통로를 통해, 유진의 심장에 잠들어 있던 SSS급 빙황의 마나가 제약 없이 폭발해 나왔다.
유진이 지팡이를 머리 위로 높게 치켜들었다.
"절대 영도(Absolute Zero) : 빙황의 결빙 영역(Frozen World)."
파아아아아아아앗-!
순간 유진의 발끝을 중심으로, 강남 사거리 10차선 도로 전체가 눈 깜짝할 사이에 하얀 서리판으로 변해갔다. 공기 중의 수분이 급격히 냉각되며 쏟아지는 눈보라와 함께 강남 한복판의 온도가 순식간에 영하 120도 이하로 곤두박질쳤다.
쩌저적! 쩌적! 콰아악!
달려들던 지상의 잿빛 아수라 괴수 수백 마리가 울부짖을 새도 없이 그 자리에서 하얗게 얼어붙은 얼음 석상이 되어 정지했다.
뿐만 아니었다.
하늘에서 발톱을 세우고 하강하던 수백 마리의 가고일 떼조차 날개에 한기가 닿는 순간, 날개깃이 꽁꽁 얼어붙어 굳은 채 허공에서 콘크리트 바닥으로 우수수 낙하하기 시작했다.
쾅! 콰직! 쩍!
얼어붙은 채 지면에 부딪힌 가고일들은, 유리창이 깨지듯 수백 조각의 차가운 얼음 가루가 되어 사방으로 흩어지며 소멸했다. 하늘을 날며 행패를 부리던 마수 군단이 단 한 번의 영창으로 강남 한복판에서 차가운 겨울 숲의 조각상들로 박제된 것이다.
"……이, 이게 무슨 마법이야?"
"F급 마법사라며?! 저건 협회에 등록된 S급 빙계 마법사들조차 흉내 내지 못할 신화급 광역 결빙이다!"
피난민들과 하위 헌터들은 경악을 넘어 신적인 존재를 대하듯 유진을 쳐다보았다.
하얀 눈꽃과 차가운 한기 속에서 홀로 은빛 슈트를 휘날리며 지팡이를 지탱하고 서 있는 서유진의 모습은, 흡사 이 세상을 지배하는 겨울의 여제, '빙제(氷帝)'의 현신 바로 그 자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