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귀한 백수의 게이트 노다지 독점: 제우스의 기만

52화: 제우스의 기만
제우스 타워 지하 10층, 특수 방공 대피 벙커.
온몸에 화상 붕대를 칭칭 감고 휠체어에 앉은 한도윤은 피가 섞인 기침을 내뱉으며 전면 모니터 화면을 노려보았다. 모니터에는 강남 일대가 괴수 군단에 의해 짓밟히고 건물들이 파괴되는 참혹한 실시간 CCTV 화면들이 가득했다.
"길드장님, 10층부터 40층까지 마수 가고일 떼에게 차례로 브릿지가 돌파당하고 있습니다! 당장 길드 무력을 출동시켜 방어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경호팀장이 새파랗게 질린 표정으로 건의했다.
"출동……? 누가 출동하라고 했나?"
한도윤은 부러질 듯 이를 갈며 나직하게 쏘아붙였다.
"남아 있는 길드원 전원, 지하 대피 벙커에 박혀 대기해라. 단 한 명도 밖으로 나가 시민들을 구하지 마."
"예?! 하지만 밖은 아수라장입니다! 한성그룹 산하의 헌터들이 방관하고 있으면 여론이……."
"여론 따위는 상관없어! 어차피 내 해킹 로그가 다 유포된 순간, 난 이미 테러범으로 낙인찍혔다. 하지만 이 서울이 통째로 괴물들에게 먹혀 멸망하기 직전이 되면, 청와대와 협회 놈들이 나에게 전화를 걸어 사죄하고 제발 살려달라고 애걸하게 될 거다."
도윤은 살기 넘치는 붉은 눈을 부라렸다.
"합의금 1,000억 원과 나의 사법적 사면장, 그리고 대형 길드 규제법 철폐 도장이 찍힌 양도 기밀 계약서가 내 손에 쥐어질 때까지, 제우스의 검은 칼집에서 나오지 않는다. 서울의 개돼지들이 괴물들의 이빨에 씹혀 죽어가게 내버려 둬라."
그것은 파멸의 절벽 끝에서 국가 전체를 인질로 잡고 벼랑 끝 전술을 감행하는, 대기업의 가장 더럽고 기만적인 민낯이었다.
제우스의 정예 대원들이 벙커 격벽을 굳게 닫고 침묵하자, 강남의 수비선은 완전히 무주공산으로 무너져 내려 마수들의 횡포에 고스란히 노출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