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귀한 백수의 게이트 노다지 독점: 먼저 들어갑니다

24화: 먼저 들어갑니다
파지직! 콰르릉!
게이트를 넘어서자, 귓가를 찢는 듯한 불길한 시공간 마찰음과 함께 붉은색 번개가 허공을 수놓고 있었다.
지반은 사정없이 흔들렸고, 동굴 내부 벽면은 반쯤은 평범한 회색 암석이었으나 나머지 반은 핏빛으로 붉게 물든 이상한 결정체들로 뒤덮여 있었다. 일반적인 F급 게이트에서는 볼 수 없는 차원 대변동의 현장이었다.
"게이트가 실시간으로 성장하고 있군요. 마력 압박이 가평 던전과는 차원이 다릅니다."
유진이 서리 반지를 낀 손을 꽉 쥐며 긴장감을 드러냈다. 사방에서 뿜어 나오는 에테르의 농도가 점차 짙어지며 가슴을 압박해 왔다.
"겁먹을 것 없습니다. 게이트의 외벽은 아직 F급으로 묶여 있으니, 내부의 마수들도 완전한 S급 성체를 이루지 못했으니까요. 지금이 가장 약할 때입니다."
크어어어! 구오오!
동굴 깊은 곳에서 거대한 붉은색 늑대들이 무리를 지어 나타났다. 뼈가 돌출되고 눈이 붉게 타오르는 마수들, D급 변종 마수 '에볼루션 울프' 군단이었다.
약 스무 마리에 달하는 거대한 숫자가 그들을 포위하며 침을 흘렸다.
"서유진 씨. 서리 반지의 공명 효과를 활용해 지면에 광역 '서리 폭발(Frost Nova)'을 전개하세요. 그들의 기동성만 묶어두면 나머지는 제가 정리합니다."
"네!"
유진이 반지를 낀 왼손을 허공에 휘저으며 숨겨진 마력을 촉발시켰다. 반지 끝에서 터져 나온 극저온의 냉기 파동이 파도처럼 지면을 휩쓸고 나갔다.
쩌저적! 콰아악!
달려들던 변종 늑대들의 발목이 순식간에 두꺼운 빙벽에 갇혀 고정되었다.
태현은 신형 카본 단검 두 자루를 교차해 잡고 그림자 속으로 몸을 던졌다. 은빛 실선 마나 통로가 퍼렇게 달아오르며 궤적을 그렸다.
스각! 퍽! 콰직!
동결된 마수들의 심장 핵이 순식간에 박살이 나며 비명이 동굴을 메웠다. 태현의 풋워크는 한 치의 오차도 없었고, 단 5분 만에 스무 마리의 변종 늑대 무리가 얼음 조각이 되어 바닥을 뒹굴었다.
태현은 핏방울을 털어내며 정면의 거대한 석조 문 앞으로 걸어갔다.
문 위에는 이계의 언어로 '잿빛 왕의 옥좌'라는 붉은 글씨가 새겨져 있었다.
"이 문은 게이트가 완전히 S급으로 진화해야만 열리는 최종 보스 방의 문입니다. 하지만 지금 F급 상태인 우리에게도 문을 열 방법이 존재하지요."
태현은 허리춤에 차고 있던 아공간 주머니에서 강남역에서 획득한 '슬라임 산성 코어'와 가평에서 모아둔 '그림자 늑대의 흑색 코어'를 각각 하나씩 꺼냈다.
두 코어의 극단적인 성질(부식과 어둠)을 융합시켜 문의 문양 홈에 밀어 넣자, 마치 화학 반응을 일으키듯 문양 전체가 부글부글 끓어오르며 마력 고정 쐐기가 풀려나갔다.
드드드드득-!
거대한 석조 문이 서서히 뒤로 넘어가며, 핏빛 안개가 자욱하게 서린 심연의 비밀 통로를 열어 보였다.
"먼저 들어갑니다, 제우스 놈들."
태현의 나직한 조소가 동굴 속에 메아리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