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귀한 백수의 게이트 노다지 독점: 노다지 클랜

16화: 노다지 클랜
며칠 뒤, 박진철은 밤새 제련한 첫 번째 맞춤 장비를 테이블 위에 내려놓았다.
"먼저 강 대표를 위한 단검이오."
길이 30cm 남짓한 칠흑의 탄소 강판 칼날. 그 칼날의 중앙 배수로를 따라 엘븐 실버가 마치 살아 있는 신경망처럼 얇고 정교하게 상감되어 있었다.
[B급 무구: 실버라인 카본 대거 (쌍)]
- 마력 전도율: 95%
- 특수 효과: 마나 주입 시 예리도 2배 상승, 신체 가속 효과 부여.
"그리고 서유진 양을 위한 링이오."
순백의 엘븐 실버를 동그랗게 꼬아 만든 심플한 서리 반지였다.
[B급 무구: 프로스트 윈드 링]
- 빙결 계열 마법 시전 시간 30% 단축, 마력 소모량 20% 감소.
태현과 유진은 진철의 역작들을 장착했다. 단검을 쥐자 심장의 코어 마력이 칼날 끝까지 저항 없이 미끄러지듯 연결되는 짜릿한 일체감이 전해졌다. 유진 역시 반지를 끼자 주변에 잔잔하게 흩날리던 냉기의 입자들이 단번에 통제하에 들어오는 것을 느꼈다.
"자, 이제 실전입니다. 첫 정식 사냥터로 가죠."
태현이 타겟으로 삼은 곳은 경기도 가평의 깊은 산속에 스폰된 D급 게이트 '그림자 늑대의 숲'이었다.
대격변 초기의 D급 게이트는 초보 헌터 파티들에게는 저승사자와 같은 곳이었다. 그림자 속을 은밀하게 이동하는 마수들의 기동성 때문에, 많은 헌터들이 방어선을 치다 몰살당한 전적이 있는 악명 높은 난이도였다.
게이트 입구에는 장비를 갖춘 몇몇 길드 소속의 신참 헌터들이 진입을 망설이며 웅성거리고 있었다.
"D급 몬스터들이 사방에서 습격한다는데, 탱커 한 명 더 모집해야 하는 거 아냐?"
태현과 유진은 그들의 시선을 무시한 채 묵묵히 차원 장벽으로 걸어가 몸을 던졌다.
스스스극.
안으로 들어서자, 태양빛이 차단된 기괴하고 어두운 숲의 광경이 눈앞에 펼쳐졌다. 나무 밑둥마다 짙은 그림자가 깔려 있었고, 그 속에서 붉은 안광을 번뜩이는 짐승들이 소리도 없이 기어 나왔다.
크르르릉…….
[D급 마수 '새도우 울프' 세 마리가 그림자 은신을 해제하고 덮쳐옵니다.]
"유진 씨, 3시 방향 덤불 속. 지면 동결."
태현의 지시에 유진이 오른손을 가볍게 내밀었다. 프로스트 윈드 링이 은은한 서리 광채를 뿜어냈다.
파아앗!
유진의 손끝에서 뿜어 나온 냉기 기류가 그림자 더미를 덮치자, 그 속에서 습격을 준비하던 늑대 두 마리가 울부짖을 새도 없이 발바닥부터 단단한 얼음판에 박혀 버렸다.
"9시는 내가 맡지."
스으윽!
태현은 신체 가속 마나를 주입해 바람처럼 전진했다. 그림자 속에서 덮쳐오는 늑대의 턱밑을 유유히 미끄러져 피한 뒤, 은빛 선이 새겨진 단검으로 녀석의 목덜미 심부를 정확하게 그어 올렸다.
사각!
단검의 은빛 라인이 푸른색 마나로 번쩍이며 두꺼운 마수의 가죽과 뼈를 버터처럼 부드럽게 잘라냈다. 비명조체 지르지 못하고 새도우 울프의 심장 핵이 쪼개져 나갔다.
"완벽한 연계군."
태현은 단검의 핏방울을 털어내며 숲속 깊은 곳을 노려보았다. 두 사람의 발걸음 뒤로 차가운 서리 길과 은빛 칼날의 궤적이 짙게 새겨져 가고 있었다.